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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임시대의원 총회를 참관하고…
2012년 09월 06일 () 14:22:43 고현우 mjmedi@mjmedi.com

9월 2일 일요일, 평상시라면 250명의 대의원들만 북적거렸을 한의사협회에 500명에 달하는 평회원이 같이 모였다. 대부분의 한의사들은 일반적인 직장인과 달리 주6일 환자를 마주한다. 그리고 단 하루 일요일만 한의사들은 쉴 수 있다. 500명의 한의사들이 자신에게 강제된 직분이나 의무 없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휴일을 반납하고 한의사협회에 모인 것은 한의계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500명의 평회원은 왜 아침부터 한의사협회에 모이게 되었을까? 김정곤 협회장의 실책과 그것에 대한 탄핵안 때문이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는 기득권 한의사와 일선 평회원 한의사들간의 소통 부재, 그리고 그로 인한 괴리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한의계는 급속한 침체의 길을 걸어왔다. 새로 배출되는 한의사들은 마땅한 취업자리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개원을 하고 그러한 개원은 대부분 실패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 현재 신규 한의사들의 상황이다. 단순히 세대, 부의 격차로 나눌 수는 없지만 어느새 한의계 내부에서도 계급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재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비전을 보여주고 실행해야 할 한의사협회는 5,60년대 친목단체 수준의 회무와 일처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여전한 패거리 문화로 그들만의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계급이 나뉠수록 한의사협회는 더더욱 그들만의 리그로 경직되고 있으며 일선 한의사들의 목소리에는 철저하게 귀를 닫고 있다.

이번 천연물신약 문제 역시 이러한 것이 겉으로 표출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천연물신약 문제가 어떻게 되든지 관심도 없는 대의원들과 한의사협회 이사들, 어르신들만이 천연물신약 문제 해결을 맡은 한의사협회 회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스템. 정작 천연물신약 문제로 생존권이 경각에 달린 일선 한의사들은 회무에 어떠한 영향도 끼칠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이 김정곤 협회장의 탄핵 발의라는 극한에까지 이르게 한 원인인 것이다.

“내가 낸 협회비로 나를 겁박하는 용역업체 직원을 고용한 한의사협회,
그들은 끝내 평회원들과 소통하지 않았다.”

결국 김정곤 협회장과 한의사협회 임원들이 해야 할 것은 참실련을 음해하고 자신들의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것이 아니라 한 명의 평회원이라도 진심으로 설득해야 마땅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김정곤 협회장과 협회 이사들은 9월 2일 임시총회까지도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임시총회에 참관하려는 평회원들을 막아세운 건 누구였는가? 우리를 대표해야 할 대의원들의 회의를 보겠다고 찾아간 협회 회관을 막고 평회원들을 제지하고 협박한 것은 협회 직원도 아닌 건장한 체격의 용역업체 직원들이었다. ‘안내’라는 명찰을 단 그들은 내가 낸 협회비로 고용되어 내가, ‘한의사’가 ‘한의사들의 모임’을 참관하는 것을 막는데 온갖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의사협회 직원들은, 기득권 한의사들은, 김정곤 협회장은 그것을 당연시 했다.
일선 한의사들을 잠정적인 폭도, 일단 막아 세워야 할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9월 2일 임시총회에서 기득권을 가진, 한의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여전히 그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위해서 평회원들과의 소통은 쓸데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한의계를 대표하는 김정곤 협회장과 협회이사들, 시도지부장, 대의원들은 결국 회의실 문을 막아선 ‘안내’ 들의 보호 속에서 무사히 그들만의 리그를 진행했고 평회원들의 뜻을 거스르는 회의 결과를 도출한 채 만족한 모습으로 그 자리를 유유히 빠져나갔다.

두 가지 목소리가 귀 끝에 아직도 남아있다.
“평회원들이 밀고 들어올 것을 막기 위해 용역을 고용했다”는 사무총장의 목소리.
“내가 뽑은 회장인데 아무리 못해도 어떻게 탄핵을 시키겠어.”라는 한 대의원의 화장실에서의 목소리. 그들만의 리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현우 /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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