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주장에 일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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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주장에 일리 있다
  • 승인 2003.05.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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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현안의 해결을 요구하며 한의대 학생들이 거리로 나왔다. 한의협과 국회 앞에서 현안해결을 촉구하며 집회를 가진 것이다. 학업에 전념해야 할 학생들이 학업을 박차고 나온 것은 한의사 된 입장에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한동안 잠잠하던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온 것은 한의계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는 사정을 반영한다.

한의학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요즘 위기는 과거의 누적된 문제에다 새로운 현안까지 가중돼 폭발직전의 상태에 이르고 있다. 약사의 한약조제와 관련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양의사마저 침시술에다 한약제제를 처방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중의사, 침구사, 수지요법사의 한방의료시장 진입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한의계의 요구는 법과 제도의 장벽으로 한치의 진전도 없는 상태다. 한의계의 오랜 관행조차 범법자로 몰아갈 소지마저 있다.

한의사는 옥죄어오는 내외부의 압력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쳐보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한의학의 영역은 좁아만 가고 있다. 이러다가는 한의사제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일부에서는 앉아서 고사 당하느니 의료일원화로 타개해보자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이고 보면 위기경보라도 울려야 할 듯 하다.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할 한의협은 무사안일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런 한의협에 각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했다. 산적한 현안에 가시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게 성명서의 요지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성명서에는 한의약법 제정의 토대를 만들라는 것이라든지, 서울대 내 한의대 설치, 한의약청 설립 문제 등에 한의협이 적극 나서 해결해달라는 주장이 포함돼 있다. 문제 하나하나가 한의학의 미래와 직결되지 않은 게 하나도 없다. 논리도 정확했다.

이런 중대한 문제를 누구도 아닌 한의협이 앞장서 해결해 달라고 한 것은 학생들이 여전히 한의협을 신뢰하고 있다는 표시임에 틀림없다. 학생들의 선의의 뜻을 선의로 받아들여 한의학 발전의 이정표로 삼을 필요가 여기에 있다.

집행부만 한의협은 아니다. 한의사 구성원 모두가 한의협이다. 1만여 한의사들이 선배로서 헌신할 때 한의학은 발전한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보면 선배를 따라가는 후배는 선배가 되고 한의협의 일꾼이 되어 한의학 발전의 주인이 된다. 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다시 한번 나의 주위를 돌아보자. 나는 과연 내 몫을 다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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