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이웃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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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이웃사람
  • 승인 2012.08.2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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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죽은 소녀도, 살인마도, 그를 막는 사람들도 모두 이웃사람

감독 : 김휘
출연 : 김윤진, 마동석, 김새론, 김성균, 임하룡
원작이 있다는 것은 영화 흥행적인 면에서는 약간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요즘처럼 오리지널 시나리오 대신 각색 시나리오가 대다수인 국내외 영화 시장의 흐름에서는 원작이 큰 흠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릴러 장르의 영화일 경우 이미 결말이 노출되었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덜할 수 있다.

특히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 만화인 웹툰을 영화화했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미 웹툰을 보는 순간 이것은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웹툰도 있을 것인데 강풀의 ‘이웃사람’이 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202호 소녀의 죽음, 그리고 열흘 간격으로 발생하는 연쇄살인사건 범인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강산맨션의 이웃사람들은 공포에 떤다. 그러던 중 이웃사람들은 수십 만 원대의 수도세, 사건발생일마다 배달시키는 피자, 사체가 담긴 가방과 똑 같은 가방을 사 간 102호 남자(김성균)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살인마 또한 이웃사람들을 눈치 채기 시작하고, 두 번째 소녀의 죽음을 막기 위한 마지막 대결이 시작된다.

2008년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되면서 많은 독자들을 긴장하게 했던 웹툰 ‘이웃사람’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면서 또 한 번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물론 워낙 많은 사람들이 본 웹툰이기에 이야기의 진행과 범인이 누구인지 등등 영화를 보는 내내 궁금해 할 것들이 미리 공개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사람’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은 원작자인 강풀도 놀랄 정도로 만화 속 캐릭터들이 바로 튀어나온 것 같은 씽크로율 100%의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웃사람’은 주연과 조연으로 나누어지는 구조가 아닌 모든 출연진들이 주연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인해 분량이 서로 비슷함에도 월드스타 김윤진이 선뜻 출연하게 된 것도 바로 탄탄한 이야기 구성력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웃사람’은 우리 사회의 소통 부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예전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친척들보다 이웃이 더 가까운 사이라는 의미였는데 최근에는 필자처럼 한 동네에서 몇십 년을 살고 있어도 우리 이웃들이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로인해 이러한 소재의 웹툰과 영화가 나오게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추격자’처럼 처음부터 범인을 공개하면서 이 영화는 범인이 누구인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범인이 어떻게 잡혀나가는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에서의 소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물론 몇몇의 캐릭터들만이 등장하는 것 때문에 약간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좀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아저씨’에서 원빈이 그토록 구하려고 노력했던 김새론 양이 그사이 훌쩍 성장하여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고, ‘범죄와의 전쟁’에서 단발머리로 웃음을 주었던 김성균과 그에게 흠씬 얻어맞는 역을 했던 마동석이 ‘이웃사람’에서는 역전된 상황을 연출하면서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주고 있다. ‘해운대’와 ‘심야의 FM’ 등의 각본을 썼던 김휘 감독의 입봉작인 ‘이웃사람’이 원작자인 강풀의 웹툰이 그동안 영화 흥행에서는 저조했던 성적을 만회시켜주면서 늦더위를 날려줄 스릴러 영화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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