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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미래 짊어질 젊은 연구자들⑤ - 정원모 (고려대 일반대학원 뇌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한의학 이론 연계가능성 큰 뇌공학에 심취
2012년 08월 23일 () 12:08:06 김은경 기자 carax30@mjmedi.com

한의학 이론 기반한 진단프로그램 부족
한의 변증시치 연구 개선 및 확대 필요

지난 해 한의학 어플 ‘한의틔움’을 개발해서 주목을 받았던 경희대 한의대 06학번 정원모(26) 씨는 올해 한의대를 졸업한 후, 고려대 일반대학원 뇌공학과에 입학해 자신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그는 이제 갓 한학기를 마친 상태로, 한의학도로서 뇌공학을 전공하는 것이 그에게 뜻밖의 길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제일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뇌’와 ‘정신’이었어요. 그때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사람의 뇌를 닮은 컴퓨터를 만들고 싶다는 꿈도 꾸었습니다. 그 꿈을 잊고 있었는데, 내면적으로 잠재되어 있었던지 자연스레 그쪽 분야로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학부시절에도 그는 한의학의 심신의학적인 특징에 매료되었는데, 금오 김홍경 선생의 강의를 들으면서 환자의 정신적인 부분을 통해 진단하고 치료를 선택하는 부분에 대해 가장 감명받기도 했단다. 또 본과 3, 4학년 때는 경희대 한의대 채윤병 교수가 이끈 ‘한의인지과학회’라는 소모임에 참여하며 평소의 관심주제를 구체화시켜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본과 4학년 때, ‘한의틔움’을 개발하면서 프로그래밍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채윤병 교수로부터 뇌공학 분야를 소개받은 것이 진로결정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패턴인식’과 같은 공학이론에 관심
“뇌공학은 많은 분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일 것 같은데, 뇌와 관련된 많은 분야들을 공학적인 배경, 기술을 가지고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주로 다루고 있는 연구주제는 fMRI, EEG, MEG 등의 뇌영상 장비들의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는 것부터 사람이 어떤 식으로 환경을 인식하는지를 연구하는 인지과학적 부분, 뉴런단위의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작업, 가상현실 연구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폭이 넓습니다. 다만 이런 주제들을 ‘패턴인식’이나 ‘기계학습’같은 공학적인 사고, 기술들을 적용해 연구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패턴인식’과 같은 공학적 이론과 기술들을 체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굉장히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이론, 기술들을 이용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다른 어떤 학문들 보다 한의학은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하고 다시 모델화하여 적용하는 작업’이 어울리는 학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사람의 의식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 것일까에 대해 항상 궁금했다고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인지과학분야에도 특히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공부를 시작한 지 이제 반년에 불과하므로 아직 뇌공학에 대해 많은 것을 접하고 배우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데이터 분석’같은 공학수학적 기초를 다지고 관련 프로그래밍을 익히는 것과 전극을 통해 뇌파를 얻는 EEG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 또 인지과학적인 바탕을 공부하고 실험하며 보냈습니다.”

한의학 특징 살린 진단프로그램도 개발하고파
그는 뇌공학 전공과는 별개로 훗날 한의학진단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싶은 뜻도 내비쳤다.
“사실 지금까지 전자차트 프로그램은 한의사들의 진료환경을 고려해서 개발된 것이기는 하지만, 한의학적 특성을 살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한의학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환자를 진단해서 치료에 대한 판단을 도출하는 과정인 변증시치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그 과정에는 한의학적인 특징이 굉장히 많이 반영되기 때문인데, 현재는 연구가 많이 필요하고 또 많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의학의 심신의학적인 특징이 침과 약에 담겨 있기보다는 그 진단과정 안에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령, 환자에게 신경증적인 증상이 있다면 한의학에서는 한의학적 변증을 통해서 다양한 시각으로 분류하고, 또 환자 개개인에 맞춰서 다르게 치료할 수 있는 좋은 특징들이 있는데, 그러한 한의학의 강점은 진단프로그램을 통해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진료시 한의사들의 직관적인 사고에 의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한의학이 어떤 치료학문이다라고 알리는데 힘이 드는 것도 한의학 이론에 기반한 진단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환자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또 그 정보들은 한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고민하여 진단프로그램 안에 실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한의학의 미래를 프로그래밍 하는 연구자
평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못참는 성격이라는 정 씨는 진단 프로그램의 불편함에 대해 생각하다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고픈 욕심까지 생기게 된 것이다.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고 해석해나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공학적인 이론이나 기술들이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아요. 이런 작업이 가능해지면 한의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한 치료근거를 쌓아나가는 작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 그는 학부시절부터 한의학 침연구분야와 관련된 ‘플라시보 효과’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 분야에는 이미 훌륭한 연구자분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계시는데 저도 제가 공부하고 있는 분야를 통해 이러한 분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의학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한 분야에 대해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연결시켜보면서 스스로 메워가려는 고민들을 지속적으로 해온 듯 했다.
“제가 제 성격과 관련되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청개구리 같다’, ‘은근히 쇠고집이다’와 같은 말이에요. 왠지 하려다가도 남이 시키면 하기 싫고, 다른 사람들과 같은 것을 하기 싫어하는 특성이 저를 자꾸 이상한(?) 길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웃음) 또 이러한 엉뚱한 생각이 들면 남이 뭐라고 하든 별로 개의치 않는데, 이런 성격이 제 흥미와 맞는 일을 하게 해주는 원천이 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기가 가진 생각을 실험하고, 얻어진 결론을 통해 끊임없이 생각을 이동시키며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다. 그가 앞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한의학의 미래를 어떻게 프로그래밍해 갈지 자못 기대된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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