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연애와 결혼의 과학:지금까지 당신이 몰랐던 진짜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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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연애와 결혼의 과학:지금까지 당신이 몰랐던 진짜 얼굴」
  • 승인 2012.08.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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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mjmedi@http://


타라 파커포프 저 
홍지수 옮김
믿음사 刊

정말로 행복한 결혼생활의 비결은 있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이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된다. 최고의 답이 과학에 있다고 주장한다. 뉴욕타임스 건강, 의학분야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결혼 17년 만에 파경을 맞은 후 찾아낸 자료와 조언을 모았다. 세계 최고 권위자 10여 명과 면담하고 논문 수백 편을 숙성시켜 담았다.

요즘은 부부 관계 연구도 차원이 다르다. 대규모 커플을 장기 추적한 통계 자료를 쓰고, 피부 반응 측정, 심장 모니터, 참여 관찰, 비디오 녹화 등 객관적인 실험을 토대로 한 생물학, 심리학, 신경학자들의 선행 연구를 근거로 남녀 관계의 비밀을 밝히고 처방을 제시한다.

사랑은 수많은 변화를 동반하는 신체의 화학적 반응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최고의 파트너를 찾는 비결도 영혼의 교감이 아닌 신체적 반응에 있다고 조언한다. 여성은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상대의 주요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MHC)라 불리는 면역체계 유전자군의 차이를 냄새로 알아내고, 남성은 후각적으로 임신 적정기의 여성에게 끌리게 되어 있다. 냄새의 본능을 따라가다 보면 ‘천생연분’을 만날 수 있다 등 통계와 실례를 토대로 한 실용적인 조언을 책에 담았다.

요즘 결혼생활이 과거보다 힘들다 하는데 기대치가 높아진 결과라고 말한다. 이상적인 결혼생활의 유지관리에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럴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기대수명이나 사망 위험률, 건강, 재산증식 속도 등 대부분의 통계치는 결혼하면 좋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갈등을 넘는 요령, 다툼의 방식이다. “당신, 나랑 얘기 좀 해.” 다툼은 여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연구를 보면 80%가 그렇다. 이는 생리학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갈등이라는 감정적 부담을 감수하려는 경향이 여성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 남성의 반응은 “왜 또 그래. 내일 하면 안 돼?” 남성은 더 빨리 흥분하고 늦게 진정한다. 갈등의 조짐이 보이는 대화는 아예 본능적으로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등은 개선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첫 3분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대화의 시작은 다툼의 내용과 결말, 뒤끝까지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차이점은 첫마디가 ‘불평으로 시작 하는가’인가, 아니면 ‘비난으로 시작 하는가’ 이다.
성생활에 관한 불평과 비난의 예를 보자. 같은 내용이라도 “잠자리를 더 자주 했으면 좋겠어”(불평)가 “당신은 절대 잠자리를 같이 하고 싶은 적이 없어. 늘 피곤하다고만 하지. 도대체 왜 그래?”(비난)보다 덜 도발적이다.
불평은 구체적이고 자기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인 반면, 비난은 포괄적인 동시에 잘못을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행동이 포함된다. 이처럼 불평과 비난의 차이를 이해하면 부부싸움의 질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한 개인의 심리적 건강 상태와 동기, 행복을 이해하는데 대명사가 중요 역할을 한다. 행복한 부부의 대화 속엔 1인칭 대명사인 ‘나’와 ‘우리’가 가득한 반면, 불행한 부부는 ‘당신’이란 표현이 잦다. 그중에서도 “당신은 늘” 또는 “당신은 절대”란 표현은 피하도록 노력하자. 표정은 거짓말을 못한다고 하는데 상대가 말할 때 눈알 굴리기는 명백한 경멸의 표현이며 부부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예측해주는 지표라고 말한다.

끝으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관리와 긍정적 피드백을 해주어야 한다. 부부가 행복 유지와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일곱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1)기쁜 소식은 나누고 함께 기뻐하고 표현하라 2)결혼생활의 황금 비율을 터득하라. 한 번 실수하면 적어도 다섯 번은 배우자에게 긍정적 보상을 해 줘야 한다는 점을 새기고 실천해라. 다정한 몸짓이나 말 한마디는 부부관계를 좋게 해준다. 3)배우자에 높은 기대수준을 유지하라 4)가족과 친구에게 관심을 쏟아라. 부부관계 개선을 위해 배우자로부터 휴식이 필요하기에 가족이나 친구와의 관계, 사회적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배우자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 단지 개인으로서 삶에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원천으로 결혼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의미다. 6)따지지 말고 배우자와 그냥 사랑을 나눠라. 7)연애 감정의 불씨를 되살려라. 정기적으로 새로운 활동을 함께 시도하고 배우자와 새로운 경험을 나눠라. 오래된 관습을 버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뭔가 새롭고 색다른 일을 계획하라.

이처럼 결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얻은 교훈은 부부관계를 개선하는데 필요한 것은 획기적 변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화를 하거나 다툴 때 선택하는 단어나 표현, 서로를 칭찬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빈도, 서로에게 보이는 몸짓과 표정 등이 모두 결혼이라는 천을 엮는 날실과 씨실이다.
우리는 연애와 결혼의 과학적 연구 덕분에 사랑과 행복의 비결을 손에 쥘 수 있을까. 사소한 일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값 1만 5천 원)

김진돈
송파구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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