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한 명의 한의사가 포괄적인 ‘통증’이라는 부분을 치료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오랜 기간의 경험과 임상 사례 그리고 그에 맞는 이론적 기반을 위한 학업이 병행되어야만 만들 수 있는 작업이다.
그런 면에서 최수용 원장의 새 책 「한의사를 위한 통증 매뉴얼」은 신뢰가 가는 책이다. 최수용 원장은 현재 한의 임상계에서 유명한 임상 강사이면서, 또한 학습 중독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학업과 임상에 매진하는 한의사이기 때문이다.
현대의 서양의학 분야에서 정형, 재활, 신경의학 부분의 가장 큰 화두는 통증이다. 통증의 제어는 이 분야에서 가장 흔하면서도 가장 난해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수술적 요법보다는 물리치료와 소염진통제로 대응하게 되는데, 침과 약물을 활용할 수 있는 한의사에게도 손쉬운 영역만은 아니다.
그러나 이학적 검진과 다양한 침구, 수기요법을 응용하면, 방사선 영상진단과 소염진통제에만 의존하는 양의사들보다는 한의사가 더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다만 그 진단-치료에 있어서 너무 다양한 이론과 틀이 존재하는데, 이번 책은 그런 틀을 어느 정도 하나로 묶을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역작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시리악스나 응용근신경학 등 서양의학과 대체의학 위주의 진단-치료기법이 많이 보여져 전통한의학과 거리가 있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대부분의 진단-치료기법이 전통한의학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크게 괴리감을 느끼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한의학의 치료혈위만 나와 있고 한약치료법만 나와있는 책이 아닌 제3의학 내지는 통합의학을 지향하는 점에서 훌륭한 책이 아닐까 싶다. <7만 원>
임철홍 /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