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기전 연구의 최신 지견과 활성화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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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기전 연구의 최신 지견과 활성화에 대한 소고
  • 연구동향팀
  • 승인 2012.08.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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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침의 기전에 대한 서양 생리학적 연구는 1952년 Travell의 근막발통점(MTrP)에 기인한 통증 연구, 1965년 Melzack & Wall의 통증의 관문 조절설 연구 등을 시작으로 1970년대 침 치료가 베타엔돌핀 등과 같은 내인성 아편계 펩타이드 분비를 촉진하여 분절외적인 진통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2000년도 이후 하버드 의대의 Napadow 등이 기능성 자기공명영상기법(fMRI) 등을 통해 침의 기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아직 침의 다양한 효과에 대한 명확한 생리학적 기전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던 중 2010년 Goldman 등이 Nature Neuroscience에 국소 침 치료가 아데노신 수용체를 매개로 진통작용을 일으킨다는 가설을 증명하였다(Nat Neurosci. 2010 Jul; 13(7)).
연구진들은 침 치료의 국소진통 기전 뿐 아니라 항암제인 데옥시콘포마이신(deoxycoformycin)을 마우스에 투여하면 일반적인 침 치료에 비해 아데노신의 조직 체류 시간이 3배 연장되며, 이로 인해 통증 완화 시간 또한 3배 증가함을 관찰하였다.
당시 해당 약물은 독성이 강하여 임상에서 쓰이기 힘들었으나, 침의 국소적 메카니즘을 밝힘과 더불어 이를 통해 침의 진통효과를 증강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점에서 침 연구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Zylka 등은 Goldman 등의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데노신 합성을 유도하는 PAP(Prostatic acid phosphatase)를 경혈에 주입하면 진통효과가 침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Mol Pain. 2012 Apr 23; 8(1)).
연구진은 선행 연구에서 PAP를 설치류의 척수에 주입하여 통증을 3일 동안 완화시킬 수 있음을 밝혔으나, 임상에서 척수 주입의 어려움이 있어 고민하던 중 아데노신이 국소 통증에 대한 침 치료의 기전을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에서 방법을 착안하여 PAP를 슬와(popliteal fossa, 위중(BL40)과 동일)에 주입하여 염증성 통증(inflamma-tory pain)과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을 모두 감소시켰다.
이들은 통증에 대한 PAP 주입법을 침술의 분자 메커니즘을 응용하여 침보다 오래 지속되는 새로운 방법으로 PAPuncture (PAP + puncture)라고 명명하였다. 또한 현재 임상시험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하여 통증관리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응용할 목적으로 생물약제학 업체인 바이오파마(Aerial BioPharma)와 라이센스를 체결하여 상품화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Nature Neuroscience에 실렸던 제대로 된 침 기전 논문 한편이 어떻게 파생 연구를 이끌어 내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양 생리학적 원리를 응용한 침 기전 연구를 해석하고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 또한 많다.
경희대학교 박히준 교수는 “PAPuncture는 약물을 경혈에 주입하여 진통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한의학의 약침과 흡사한 치료법으로, 경혈에 침 자극을 오랫동안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평가하였다.

한편 서양 생리학적 연구의 한계와 임상적인 의미를 생각할 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하였다. 즉, 아데노신을 무한정 분비하는 것이 신체에 긍정적일 수 있는 가에 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전하였다. PAP가 침에 비해 오랫동안 진통효과가 나타날지라도 이것이 마치 국소마취제나 아편을 주었을 때처럼 통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통증을 가리는 것에 불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침 치료를 하루 종일 하지 않고 적절한 간격을 두고 하는 것은 침 치료의 목적이 단순히 진통기전만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나 몸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도록 자생력을 키우는 과정 등의 다방의 치료 과정이 관여하기 때문에 무작정 침 자극으로 인해 진통효과를 강화 지속시키는 방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전침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전침 치료를 지속할 경우 내성에 의해 치료효과가 경감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하였다.
이렇듯 침술의 복합적인 기전과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임상적 고려를 통한 서양생리학적 연구의 해석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침의 기전 연구는 국외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훗날이겠지만 PAPuncture 같은 치료법이 상용화된다면 통증치료 영역에서 한의계의 위치가 위협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와 침구치료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일부 의사들이 경혈의 우수성에 큰 관심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분은 아직 서양의학에서 밝혀내지 못한 통증 치료의 주요 지점들을 이미 한의학에서는 수천 년 동안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에 매우 놀라고 있었으며, 마취통증의학과 영역에서도 그러한 부위를 많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렇듯 한국 침구학에는 국외 침 기전 연구자들이 가지지 못한 많은 아이디어와 임상적 경험의 축적되어 있다. 국내 한의계에서도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최근 연구되고 있는 프리모 연구, 플라시보침 연구, 뇌영상을 이용한 연구, 경혈 전위 연구 등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연구동향팀

※ 본 원고는 침 치료기전의 최신지견에 관해 현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에서 연수 중인 경희대 한의대 경혈학교실 박히준 교수와 연구동향팀 이승훈 연구원이 메일을 통한 의견교환을 통해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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