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혈에 침을 놓게 되면 통증과 관련 있는 뇌 영역 중 특정 부위에서는 당 대사를 증가시키고 또 다른 부위에서는 당 대사를 감소시키는 등의 변화를 일으켜 편두통 환자의 통증을 줄여준다는 것이 MRI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는 소식입니다.

진행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은
1. TAG(traditional acupuncture group, 전통적 침 치료군) : 外關, 陽陵泉, 風池에 자침
2. CAG(controlled acupuncture group, 대조군) : 頭維, 偏歷, 足三里에 자침
3. non-intervention group(아무처치도 하지 않은 군) 등 총 3개 그룹으로 나누어 비교를 하였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인 침 치료군에서 편두통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여주었다고 하는데 재미있는 내용은 전통적 침 치료군과 대조군 사이에서 뇌의 당 대사 반응에 차이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혈위가 대뇌의 특정 영역에서는 당대사를 활성화 시키면서 동시에 또 다른 영역에서는 당대사를 줄여주었습니다.

즉, 사용한 혈자리가 달라지면 뇌에서의 반응 역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주목할 부분입니다.
UC, Irvine 의과대학 연구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은 “서로 다른 경혈을 자극하는 것은 혈역학적 반응, fMRI 반응, 중추 신경의 전기생리학적 반응에서 서로 구분되는 반응을 일으킨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경혈조합이 달라지면 질병 특이적 신경반응을 보이는데, 심지어 동일한 신경분절에 위치한 혈자리라 하더라도 그렇다(stimulation of different sets of acupoints leads to disease-specific neuronal responses, even when acupoints are located within the same spinal segment)”라는 표현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상의 내용들은 어떤 경혈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신체에서의 반응도 경혈 특이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증명된 연구이기에 상당히 중요한 연구라 생각됩니다.

사암침법처럼 경혈조합이 정형화되어 있는 한국만의 특수 침법에 위의 연구사례를 적용하여 연구를 해 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사암침법의 혈법 간 비교 임상시험(예 : 치료군 간정격과 대조군 폐정격의 비교)이라든지, 동일 질환의 동일 변증에 의한 동일 침법을 사용할 경우에도 4개 혈위를 보사법 없이 취혈만 하는 경우, 보사법을 시행하는 경우, 보사법을 반대로 시행하는 경우의 3가지를 비교하는 임상시험(예 : 간정격의 보사법 변화에 따른 군 간 비교실험) 역시 의미있는 연구주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역량 있는 연구그룹에서 향후 이와 같은 연구도 진행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최가원
Integrated Medicine/침구의학과 전문의
 (http://lovelydocto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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