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칼럼-불황기를 건너는 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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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칼럼-불황기를 건너는 홍보
  • 승인 2012.07.1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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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김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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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영 호
부산 공감한의원 원장
부산광역시한의사회 홍보이사
현재 한의계 뿐만 아니라 전 국가가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전통시장이나 마트는 물론이고 백화점 등도 한 달 이상 세일을 지속하고 세일 관련 문자를 엄청나게 보내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시대에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돈을 들이는 한의원 홍보 광고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 우리 한의사와 한의학의 광고에 대한 부분만 언급해보고자 한다.

많은 기업들에서도 불황이 되면 가장 먼저 마케팅 비용부터 줄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가 오히려 기회라는 의견이 더 많다. 불황기에 하는 광고는 크게 3가지의 요소를 포함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직접적이고 자세할 것!
불황기에는 감성적 여유가 별로 없는 시기다. 그래서 영화나 문화생활에 관심을 쏟을 여유가 없다. 최근 CGV나 롯데시네마에서 1+1같은 공격적 행사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때는 돈을 쓰게 되더라도 실생활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묘사해주어야 한다.
“한약은 우리 것이고 좋은 것입니다”와 같은 캠페인 광고는 전혀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 지역분회에서도 이런 광고는 최대한 지양하고, “한의원에서 감기치료가 되네?” “내 돈들이지 않고 교통사고 치료는 한의원에서 받으세요” “통증치료, 보험되는 한의원에서 아직 안 받고 있으세요?”와 같은 구체적이고 경제적인 광고가 호응도를 높일 수 있는 광고에 해당한다. 즉 현재의 상황을 잘 반영하고, 환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담아내는 것이 불황기 광고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비난하지 말 것!
불황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장사도 안 되고, 회사 상황도 좋지 않고, 여러 가지 혜택 받던 것들도 줄어드는 시기이므로 상대를 비난하는 광고를 보게 되면 비난하는 곳이나 비난 받는 곳 모두 부정적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한통속’으로 엮여서 함께 부정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또는 비난받는 영역이 마치 자신의 처지 같아서 ‘동정심’이 발현되어 더 호감을 사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만한 상황이 있을 거야. 그런데 이렇게 비난하다니! 이 사람 나쁜 사람이네’와 같은 마음이 들 수 있기 때문에 양방이 한의학을 근거 없이 비방하고 폄하하는 것은 자충수를 두는 행위일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한의계는 의료계의 동반자로서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국민들에게 호감을 사야 한다.
현재 과격한 ‘전O총’같은 단체나 의협은 의사내부의 단결과 권익에는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는 ‘잘 먹고 잘사는 것들이 더하다’라는 인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불황의 시기 감성이 메마른 시기에 ‘코믹한 비교광고’는 큰 힘을 발휘한다. 버거킹의 광고 중에 맥도날드의 마스코트인 로날드가 트렌치 코트를 걸친 채 몰래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구입하는 광고는 악의 없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소비자들은 그 의미를 충분히 받아들이므로 좋은 광고로 볼 수 있다.

셋째, 더 적극적으로 광고할 것!
불황기에는 광고 수요가 줄면서 광고의 단가가 낮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장점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미국 맥그로힐(McGraw-Hill)연구소가 1980년대부터 1985년까지 6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1981~1982년 불황기에 공격적으로 광고를 한 기업들은 광고를 하지 않은 기업보다 경기 회복 후 256%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 불황기에 우리 한의협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급속도로 풍요로워지고 안정된 삶을 살던 미국인들은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스푸트니크’라는 무인 우주선을 우주궤도에 올리자 큰 충격을 받았고, 그 충격으로 인해 나태해져 있던 미국은 1958년 무인 우주선 익스플로러를 발사하게 된다. 그 충격의 순간은 ‘스푸트니크 모멘트’라고 부르며 지금도 여러 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1999년 ‘옥토버 스카이’라는 영화에서도 이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으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2011 새해 국정연설에서 이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단어가 가장 필요한 곳은 바로 우리 한의계가 아닌가 한다.
불황의 바닥을 달리고 있는 지금 한의계는 그 어느 때보다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시점을 시작으로 미국이 우주개발에 대단한 성과를 보였듯이 우리 한의계의 신 우주선에 익스플로러(Explorer)라는 이름 대신 참실련이라는 이름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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