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성공적인 모유 수유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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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성공적인 모유 수유를 위하여
  • 승인 2012.07.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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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조준영

studd@naver.com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에서는 적어도 두 돌까지는 모유를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실상 사실 두 돌까지 모유를 먹이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두 돌까지가 힘들다면 최소한 첫돌까지는 모유를 먹이도록 한다. 모유는 영양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나 오래, 그리고 많이 먹일수록 유익하기 때문이다.

모유 수유를 하기로 했다면 출산 전에 모유의 장점과 모유 수유를 제대로 하기 위한 충분한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모유 수유는 엄마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충분한 지식이 있어야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하고 모유 수유를 성공할 수 있다.

출산 후 산모와 아기가 같은 방을 쓰는 모자동실을 선택하는 것이 모유 수유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다. 엄마와 아기가 24시간 내내 한 방에 있어야 아기가 먹고 싶어 할 때 수시로 젖을 물리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모유 수유에 협조적이고 적극적인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유 수유에 성공하려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의료진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첫 아이를 만났던 순간을 돌이키며 필자의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출생일

오전 9시 38분. 11시간의 진통을 겪고 새 생명이 태어났다. 3.3kg의 건강한 여자 아기. 아빠는 탯줄을 끊고, 아이는 곧바로 엄마의 가슴으로 옮겨진다. 자연분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신생아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엄마의 유륜을 문지르며 젖을 짜보니, 초유가 조금 나온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젖을 맛보고 신생아실로 옮겨졌다.
아기가 있었던 엄마 뱃속의 양수 냄새와 엄마의 유륜에서 나는 냄새는 비슷하므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엄마 배위에 올려놓으면 아기는 엄마의 젖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찾아간다.
모유 수유는 출산 후 빨리 시작할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출생 후 30분에서 1시간 동안에는 아기의 정신이 또렷한 상태이므로 이때 젖을 물리는 것이 좋다. 이 시간이 지나면 아기는 이내 잠이 들어서 효과적으로 수유를 하지 못하게 된다.

오전 11시 40분경

아기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아기는 신생아실에서 B형 간염 접종과 목욕을 하고 왔다. 목욕을 하고 와서 인지 곤히 자고 있다. 분만실에서 병실로 이동한다. 모유수유를 위해 병실은 모자동실로 선택하였다. 아기가 잠에서 깨면 다시 젖을 물릴 것이다.
아이가 깨어났다. 모유 수유 시도를 해 보지만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아기가 젖을 잘 먹지 못하고 젖을 빨더라도 초유이기 때문에 그 양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차례 아기와 씨름을 하면서 첫째 날이 저물어 간다.

- 아기는 출생 후 24시간 동안은 신축성이 전혀 없는 작은 위를 가지고 태어난다.
- 첫 날, 신생아 위는 수유 당 평균 5∼7ml 정도 수용할 수 있다.
- 3일째, 신생아의 위는 평균 22∼27ml까지 수용할 수 있다.

둘째날

아기가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밤새 울어댄 탓에 잠을 거의 자지 못하였다. 엄마는 모유 수유가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아 낙담해 있다. 아기는 신생아실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왔는데 몸무게가 200g 감소하여 3.1kg이 되었다고 한다. 엄마는 아기가 잘 못 먹어서 아기 체중이 줄었다고 낙심해 있다. 친정 엄마와 주변 사람들은 분유를 주어 보충하라고 하지만, 엄마는 완전 모유 수유를 하고 싶어 한다.

체중은 출생 직후부터 3∼4일간은 5∼10% 정도 일시적으로 감소한다. 이 시기에는 젖을 잘 먹지 못하고 젖을 빨더라도 그 양이 적으며 수분이 소변이나 대변으로 배설되고, 또 피부나 폐에서 수분이 증발해 먹는 분량보다 소실되는 분량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생리적 체중 감소가 나타나게 된다.
그러다가 생후 7∼10일쯤 되면 출생 시의 체중을 회복한다. 만약 생후 2주가 지났는데도 태어날 때의 체중을 회복하지 못하면 먼저 소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도록 한다.

출생 후 첫 1개월은 모유 수유 성공에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신생아에게는 의학적으로 꼭 필요하지 않는 한 모유 이외의 다른 음식물은 주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생아실에서 모유 대신 분유를 먹이는 경우가 많고, 모유를 먹이더라도 양이 적다고 생각하여 분유를 같이 먹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출산하고 얼마 동안 모유가 적게 나오는 것은 정상이다. 특히 처음 며칠간 나오는 초유의 양은 하루에 수십cc에 불과한 경우도 있는데, 많은 엄마들이 모유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아기에게 분유나 설탕물을 같이 먹이기도 한다. 이렇게 일단 다른 맛을 본 아기는 잘 나오지도 않고 단맛도 덜한 모유를 잘 먹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 결국 모유 생성에 필요한 자극이 잘 되지 않아 그만큼 모유를 효과적으로 늘리기 힘들어진다.

국제모유수유전문가(IBCLC)가 병실로 방문하여, 모유 수유의 방법과 자세 등을 알려주고, 엄마와 같이 시행해 본다. 엄마는 이제 어느 정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 둘째 날도 잘 되지 않는다. 엄마와 아기는 모두 처음이기에 더욱 연습이 필요한 날이다. 그렇게 둘째 날도 아기가 잠을 잘 자지 않고 아기를 달래며 엄마는 잠이 부족하여 더 예민해 진다.

셋째날

아기가 오전에 신생아실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왔는데, 몸무게가 또 80g 감소하여 2.92kg 이 되었다고 한다. 출생 때 3.3kg이었으니 8% 이상 체중이 감소한 것이다. 엄마는 더 불안해 진다. 모유를 잘 먹지 못하는 우는 아기가 안쓰럽고, 모유를 잘 주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런 생각마저 든다.
친정 엄마는 아기 체중이 더 감소했다는 말에 분유를 주자고 한다. 남편은 아직 더 기다려보면서 모유 수유를 더 시도해보고 아기 체중을 체크하면서, 필요하면 보충 수유를 시도하자고 아내를 설득해 본다. 그렇게 모유 수유 시도는 계속되었고, 퇴원을 한 뒤 산후조리원으로 저녁에 입소하였다.

산후조리원 첫째날 저녁

다행히 모유 수유를 적극 장려하는 산후조리원으로 들어왔다. 엄마는 다시 한 번 모유 수유 방법을 같이 배워 본다. 출산한 지 3일째이라 그런지 어제보단 모유가 좀 더 잘 나온다. 모유 수유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산모의 체력과 건강이다. 산모가 모유 수유가 잘 되지 않더라도 격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설사 모유 수유가 실패하게 되더라도 산모가 죄책감을 갖거나, 이로 인해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격려해 주는 것이 좋다. <계속>

  

 

조준영
여성건강클리닉 / 한의학
 (http://blog.naver.com/stu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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