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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간의 이해(1) - 약인성 간 손상
한약 투약 전 ‘겸용약물’ ‘건기식’ 복용여부 꼭 체크해야
2012년 06월 21일 () 16:42:08 고흥 mjmedi@mjmedi.com

대사성 특이반응에 의한 경우 많아
임상에서 간질환하면 예전에는 바이러스성 간염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약인성 간 손상을 언급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동안 한약 하면 “부작용이 전혀 없이 약효가 있다”고 하는 믿음과 이와 반대로 “보약인데 간에 부담 주어서는 되나” 하는 정서가 강하게 작용한 것도 있다. 또한 예전 한의사의 진단기법이 현대화되지 못하고 四診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다 보니 보다 정확한 진단의 부재로 인하여 이러한 한약에 대한 의심이 깊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약인성 간 손상은 간 기능 검사 중 ALT, 빌리루빈이 정상치의 2배 이상이거나 AST, ALP, 총빌리루빈이 모두 정상 상한치 이상이거나 이들 중 최소 하나라도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인 경우이다.

약인성 간 손상에서 현재까지 원인 약제를 단정할 수 있는 방법은 재투여이지만 고의적 재투여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바이러스성간염(A, B, C형)이나 자가면역성간염, 알코올에 의한 간염을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약제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독성 간 손상의 전례가 없는 약물의 경우는 진단이 쉽지 않다.
그리고 약인성 간 손상은 대사성 특이반응에 의한 것이 많으므로 발생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아동에서 성인까지 비만하면서 지방간을 동반하는 경우, 특정질환 예를 들면 무좀, 고지혈증, 관절염, 근육통, 감기, 당뇨병, 갑상선질환 등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서도 특별한 증상 없이 간 기능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

한약에 의한 약인성 간 손상 발생률은 과장된 것
임상보고로 한방병원에 근골격계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에게 시행한 입원 당시 혈액검사에서 17.1%(901명 중 154명)가 무증상성 간 기능 이상자였다고 보고하였다.

한약으로 인한 약인성 간 손상은 간 손상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조사이다. 그러나 사실 대부분의 간 손상은 한약만 복용하는 경우보다는 양약, 건강기능식품, 또는 특정목적을 위하여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을 모두 동시에 복용하는 복합투여방식이 많다. 또한 한약만 사용하고 있는 사람에서 간 손상이 발생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다. 이는 한약만 투여한 경우는 한의사가 직접 간 기능 검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어야 가능한데, 현재는 이상이 생긴 경우에서만 양방의사를 통해 검사를 의뢰하여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한약만을 사용하는 경우에서 간 손상의 발생빈도를 알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현재까지 한방병원이나 양방병원에서 양약을 사용하면서 한약을 같이 복용한 경우나 한약을 복용하고 간 손상이 보고된 경우만 보고되고 있다고 할 수 있어, 실제 한약에 의한 약인성 간 손상의 발생률이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약에 의한 약인성 간 손상의 발생률을 살펴본 논문에서, 1990년에서 2008년 사이에 보고된 40편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3천232명 중 19명이 간 손상으로 나타나 한약복용 후 발생한 간 손상의 비율을 0.59%라고 보고하였다.

최근 Phytomedicine에 중풍 입원환자 892명을 대상으로 한약과 양약을 병용한 환자에서 간 손상 환자는 5명으로 0.56%라고 보고하였다. 대상 환자가 당뇨 암과 같은 전신질환자도 배제하지 않았으며, 환자의 대다수가 60세 이상의 고령이며, 간독성이 알려진 양약을 겸용한 환자에서 발생한 비율이므로 한약에 의한 약인성 간 손상은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한약은 전혀 부작용이 없다는 말은 할 수 없다. 다만 한약이 관여된 간 손상의 경우는 약물의 용량 의존적 간 손상이기 보다는 특이체질반응에서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의사의 혈청학적 검사의뢰와 결과통보 용이해져야
향후 한약의 안전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한의사의 진단에서 객관적인 지표를 통한 검증방법이 필요하고, 이를 통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국민에게서 한약의 신뢰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약은 신농본초경부터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약물, 단기간 사용해야 하는 약물로 구분하였고, 후대 본초서적에서도 경험적인 용량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한약의 독성기준은 양약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한약 투여는 경구투여이며, 중독우려약물에서 간 손상이 유발되는 것이 밝혀진 성분을 제외하고는 동물실험을 통하여 양약만큼의 독성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독성기준도 임상적인 경험적 용량과 알려진 독성성분을 이용하여 중약독성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향후 한약의 독성기준은 새롭게 정의하고 만들어야 한다.

한약은 수천 년 이상 사용되어 왔고, 역대 한의서적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나서 황달이 발생하였다는 임상보고가 없었던 것을 고려해 보면, 현재의 한약에 의한 간 손상은 겸용하고 있는 약물, 건강기능식품, 특정 식품과의 상호작용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임상적으로 여러 가지 약물, 식품, 건강기능식품, 한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는 임상적 증상에 근거한 검사 이외에 사용기간에 따라 일정한 주기적 혈청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상용처방에서도 약인성 간 손상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환자상태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며, 환자가 겸용하고 있는 양약, 건강기능식품을 항시 문진하여 진료에서 참고하여야 한다.

질병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약물이나 식품을 복용하는 환자의 안전한 투약을 위해서는 뚜렷한 임상증상이 없이 약인성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향후 한의사의 진료에서 혈청학적 검사의 의뢰와 결과통보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고흥 / 세명대 한의대 내과학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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