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2012 International Research Congress on Integrative Medicine and Health’를 다녀와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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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2012 International Research Congress on Integrative Medicine and Health’를 다녀와서(1)
  • 승인 2012.06.0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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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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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통합의학’

기존의 의학을 바탕으로 환자중심의학 강조한 포괄적 개념

1. 학회 참가를 준비하면서

학회 강연장에서 필자.
「보완대체의학 및 통합의학의 정의에 대한 고찰」이라는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면서 통합의학, 즉 Integrative Medicine이 실제로 어떤 양태로 연구되고 있는지 궁금했다.
미국 의학계에서 전통의학을 연구할 때 사용했던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이라는 용어는, 최근에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는 용어로 옮겨가고 있었다.
통합의학이 기존의 보완대체의학 개념과 구별되는 점으로는 환자중심의학(patient-centered medicine)을 지향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열려 있는 과학적 근거(good science that is open to new paradigms : Gaudet TW. 「Integrative Medicine : The Evolution of a New Approach to Medicine and to Medical Education」, 『Integrative Medicine』, 1998;1(2):67-73.)를 수용함을 들 수 있다.

한의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전통의학 자체의 특이성을 존중하려고 하는 통합의학 개념은 긍정적으로 생각이 되었다. 왜냐하면 국내와 같이 한의학과 양방의학이 모두 체제의학으로 위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각 의학체계의 특성을 상호간에 이해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선행된 이후에야 환자중심의학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참석했던 학회의 명칭은 ‘2012 International Research Congress on Integrative Medicine and Health’로 미국 Oregon주 Portland에서 5월 15일~18일, 총 나흘 동안 개최되었으며, The Consortium of Academic Health Centers for Integrative Medicine(CAHCIM)이 주관하였다. 또 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Complementary Medicine Research(ISCMR)의 ‘7th Congress on Complementary Medicine Research’를 겸하는 학회이기도 하였다.
CAHCIM은 통합의학을 연구하는 의과대학 간의 협의체인데, 1999년 첫 모임에는 미국 내 8개 대학만이 참여하였지만 2012년 현재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총 51개의 대학이 이 모임을 구성하고 있다.

2. 학회 첫날 (5월 15일)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날 저녁, Welcome Reception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 자리에서는 여러 연자들이 돌아가며 본 학회가 가지는 의미를 이야기했고, 젊은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였다.

학회 첫날의 New Investigators Reception 모습.
학회가 개최되었던 포틀랜드의 Marriott Hotel.

 

 

 

 

 

 

 

 

이번 학회는 2006년, 2009년에 이은 3번째 대회였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1천 명이 넘는 연구자들이 참석하였다고 하니 통합의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학회에 아시아에서는 100명 정도가 참석하였는데, 그 가운데 한국에서 45명이나 되는 인원이 참석하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Welcome Reception에 이어 New Investigators Reception이 마련되었다. 학회에 참석한 연구자 중에서도 특별히 젊은 연구자들 간에 서로를 소개하기도 하고, 학회 운영진에게도 적극적으로 궁금한 점들을 질문할 수도 있었다. 통합의학이 비교적 새롭고, 다양한 학문 간의 교류가 중요시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필자는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Breat A. Bauer(M.D.)라는 Mayo Clinic의 교수와 이야기할 기회를 가졌다. 전반적으로 이 학회, 그리고 미국에서의 통합의학 연구에 대해서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물어보았고, 현재 한국의 한의학의 상황에 대해서도 소개하였다.

그는 통합의학에 대해서 M.D.로서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즉 통합의학이라고 하더라도 기존의 의학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기존의 의학을 바탕으로 환자중심의학의 측면을 보다 강조하여, 보다 포괄적인 의학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임을 이야기하였다.

3. 학회 둘째 날 (5월 16일)

둘째 날, 본격적으로 학회가 시작되었다. 이번 학회에는 총 8개의 plenary session이 계획되어 있었다.
첫 번째로 Barbara L. Fredrickson(PhD)이 ‘How Positive Emotions Heal’이라는 제목으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발표를 하였다. 그녀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효과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설명해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eye-tracking 또는 brain imaging을 통하여 행동 양상을 측정하였다.

다음으로 Sonia Lupien(PhD)의 ‘Stress : From Neurobiology to Interventions’이란 제목의 발표를 하였다. 앞선 발표와 반대로, stress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발표였다. 그녀는 stress로 인하여 뇌 가운데 hippocampal volume이 축소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스트레스와 관련한 정신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음을 밝혔다.
두 발표 모두 감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밝히는 논문을 발표함에 있어서, 구체적인 근거를 통해 이들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려는 노력이 특징적이었다.

오후에 이루어진 세 번째 plenary session은 Irving Kirsch(PhD)의 ‘Placebo Therapy as an Ethical Alternative’라는 발표였다. 이 발표는 플라시보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다는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연자는 투여한 약물이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약물의 효과가 플라시보에 비해 크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은 플라시보 보다 클 경우에 어떤 치료방법이 더 윤리적인지 질문을 제기하였다.

즉 플라시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윤리적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그는 플라시보가 환자를 기만한다는 윤리적 지적이 있지만, 그는 본인의 연구를 근거로 환자에게 플라시보임을 밝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임상적으로 유용성을 지니고 있음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계속>


이태형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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