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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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아티스트」
  • 승인 2012.05.3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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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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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전 세계를 사로잡은 특별한 영화

 

감독 :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출연 : 장 뒤자르댕, 베레니스 베조, 존 굿맨,제임스 크롬웰
최근 같이 급변하는 시대를 살다보면 지나간 세월이 그리워질 때도 있다. 특히 3D가 대세가 되어버린 최근 영화들을 감상하다보면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예전 영화들이 생각날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작년에는 ‘써니’, 올해에는 ‘건축학개론’ 등의 복고풍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무성(無聲)이면서 흑백인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다.

1895년, 대중들에게 처음 상영되었던 영화는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2D에서 3D로 변화되면서 관객들의 호기심과 욕구를 충족해 주었다. 이런 시기에 초창기 영화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면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작년과 올해 전 세계적으로 이슈를 몰고 다녔던 ‘아티스트’를 보고 나서 결론을 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을 이어가던 할리우드 최고의 무성영화 스타 조지(장 뒤자르댕)는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졸지에 설 자리를 잃게 된다. 한편, 신인 시절 조지의 영화에 출연하며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던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는 인기스타가 된 뒤에도 조지에 대한 사랑을 남몰래 키워가게 된다.

사실 지금 영화 관객들 중에서 예전 무성영화를 접해봤던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간혹 학교 강의나 TV에서 보여주는 고전 영화 코너 등을 통해 접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무성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성영화는 지루하고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티스트’는 그러한 선입견을 깨뜨리면서 영화 감상의 또 다른 재미를 충분히 선사해 주고 있다. 우선 대사가 배우들이 연기한 후에 자막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관객 스스로 답을 내면서 보는 경우가 많고, 효과음도 관객 스스로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그 긴장감이 더 극대화 될 수 있다.

이것은 영화 후반부에서 그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얼굴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몸으로 상황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말장난만 하는 최근 배우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 여하튼 ‘아티스트’를 보고 난 결론은 결코 지루하지 않고, 여타의 영화들보다 재미있다는 것이다.

또한 영화 속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강아지 배우인 ‘어기’의 연기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뛰어나다. 그로인해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좌석을 따로 배치받기도 했으며 견공들의 아카데미 영화제인 ‘골든 칼라 어워즈’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물론 남자 주인공인 장 뒤자르댕도 2011년 칸영화제와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남우 주연상을 받았고, 작품 역시 2012년 골든 글로브와 아카데미 영화제 등을 포함한 여타의 영화제에서 작품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넘어가는 영화의 변혁기를 다룬 ‘아티스트’는 2D에서 3D로 넘어가는 또 다른 영화의 변혁기를 경험하고 있는 우리 관객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한 번쯤 꼭 봐야할 옛날 영화의 향수를 다룬 최첨단 시대의 영화이다.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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