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리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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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리얼 스틸」
  • 승인 2012.05.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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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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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하기엔 너무 힘든 복싱을 로봇이 한다고?

감독 : 숀 레비
출연 : 휴 잭맨, 에반젤린 릴리, 다코타 고요

필자는 어릴 때 2000년대에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로봇들이 대신하는 세상이 올 줄 알았다. 그러나 2012년 현재, 물론 예전보다 훨씬 더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상상과는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과학이 발전된다면 SF 영화에서 나왔던 장면들이 대부분 실현될 것이라는 또 다른 희망을 갖기도 한다. 그래서 ‘리얼 스틸’처럼 인간이 하기엔 너무 힘든 복싱을 대신하는 로봇들의 모습 같은 즐거운 상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목만으로는 무슨 의미인지 쉽게 와 닿지 않지만 ‘리얼 스틸’은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 파이터들 중에서 가장 센 복싱 챔피언을 의미한다. 작년 개봉 당시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했던 ‘리얼 스틸’은 필자와 같이 평소 로봇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챙겨보지 않았던 관객들이라도 한 번 쯤은 꼭 볼만한 영화이다.
왜냐하면 2020년이라는 미래의 세계를 담고 있지만 여타의 SF 영화들과는 달리 따뜻한 감성을 느끼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챔피언 타이틀 도전에 실패한 전직 복서 출신 찰리 켄튼(휴 잭맨)은 지하의 복싱 세계를 전전하며 삼류 프로모터로 살아가고 있다. 겨우 번 돈으로 구입한 고철 덩어리를 로봇 파이터로 만들어 지하의 복싱 세계를 벗어나 재기하려는 찰리는 어느 날 존재도 모르고 지낸 아들 맥스(다코다 고요)의 소식을 접하고 임시 보호를 맡게 된다.

어쩔 수 없이 한 팀이 된 그들은 맥스가 우연히 발견한 고철 로봇 ‘아톰’을 최고의 파이터로 키워내기 위한 훈련을 시작하고, 오직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무자비한 사각의 링 위에서 ‘아톰’은 그들과 호흡을 맞추며 멋진 경기를 펼치게 된다.

‘리얼 스틸’을 보면서 영화의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할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로 로봇의 움직임을 매우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촬영 당시 로봇의 모습을 그대로 만들어서 배우들의 시선 처리를 자연스럽게 했고, 거기에 다양한 특수효과를 동원하여 로봇들끼리의 복싱 장면은 실제 사람들이 싸우는 장면처럼 매우 리얼하게 보여지면서 극적 긴장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특히 휴 잭맨과 로봇들의 복싱 장면을 위한 모션 캡처에 왕년의 복싱 스타인 슈가 레이 레너드가 참여했다고 하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영화는 이러한 특수효과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가족에 대한 감동 스토리가 덧입혀지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로 탄생하였다.

특히 처음 만나는 아버지와 아들이 보잘것없이 버려졌던 아톰이라는 로봇과 교감을 하면서 서서히 가까워지고, 자신감을 잃었던 아버지가 자신감을 갖게 되는 장면은 너무 많이 봐왔던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아들과 아톰이 경기장에 춤을 추면서 등장하는 장면은 ‘리얼 스틸’만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기계에 점차 의지하며 인간성을 잃고 있는 현재, 가족들과의 소통과 감정을 나누는 교감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영화로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에 딱 좋은 영화이다. <DVD 출시>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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