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說話와 歷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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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說話와 歷史」
  • 승인 2012.05.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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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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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의 역사적 성격을 주목한다

최래옥 外 지음, 집문당 刊
우리 역사는 신화(神話)로부터 시작한다. 옛 조선에서부터 지난 조선에 이르기까지 각 나라의 창건에는 항상 신화가 대두되고 있다. 하늘로부터 인정받은 개국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온 감이 있는데, 신화가 신의 말씀이라는 측면에서 진실성을 부여받기 때문에 인정받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기술형태는 우리나라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세계 곳곳의 나라마다의 신화는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상징적 표현이라는 입장에서, 역사적 사실과의 관계를 밝혀나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 현대 사학계의 연구추세다.

신화와 더불어 전설(傳說) 또한 같은 설화(說話)의 범주에서 새롭게 역사적 조명을 받고 있다. 그만큼 역사연구의 긴요한 사료가 된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전설이 ‘전한다(傳)’는 역사적 기능과 ‘근거가 있는 말(說)’이라는 보증이 있어서 진실성을 부여받기 때문이다.

그것은 ‘~학설’처럼 일정한 근거와 논리를 갖춘 이야기나 주장이어야 ‘설’로 인정받을 수 있듯이, 전설은 사실로 입증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가진 이야기이므로 사실상 역사 서술이나 다름없다.

전설은 그 내용을 입증하는 근거로서의 증거물들이 인물이나 유물 및 유적인 경우가 많고 때론 자연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전설은 곧 역사 이야기이며, 역사는 사건사(事件史)이자 인물사(人物史)이며 문화사(文化史)이기 때문에, 역사연구의 사료 확충과 더불어 새로운 역사학을 개척하는 동시에, 설화의 역사적 연구방법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도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의미를 담고 단군신화에서부터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설화가 등장하는 각 시대를 구분하고, 유관 연구자들이 각 시대를 각기 맡아서 연구한 실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그리하여 각 설화에서 보여주는 역사적 의미와 상징, 그리고 연사인식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말하자면 신화와 전설로 이루어진 각각의 설화를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현대적 가치를 모색하였으니, 그동안 역사적 사료로 인정받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이 재해석 되고, 역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문학적 기능까지 수용되게 되었다.

그러나, 바로 설화의 역사적 접근이라는 일방적 연구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비록 많은 사학자들이 동원되고 전체 역사시대를 아우르게 되었다는 측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웃한 학문 간의 포괄적인 교류가 충분하지 못했으므로, 역사해석의 폭넓은 조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단점이 그대로 노정되어 있다.

즉,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의 각 분야에서 함께 접근하여 하나의 설화를 재해석할 수 있어야 온전한 사료적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한의학적 접근이 부재하였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전에 필자도 한의학연구원을 통하여 구비전승(口碑傳承)되고 있는 설화들을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이들 설화에 등장하는 의학과 연관된 사료로 평가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발견됐다. 민중의 의료실천이 생생하게 자리매김 되어있는 이러한 사료들이 차제에 의사학적 평가를 거쳐 재해석되고, 의학의 역사로 새롭게 탄생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또한 연구자들도 사료의 확충과 보충이라는 측면에서 설화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한국 의학설화(醫學說話)의 시대적 고찰이 될 수 있는 전공분야를 넓혀서 분과의학사(分科醫學史)의 조속한 확립이 있기를 희망한다. (값 3만 2천 원)

金洪均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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