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 정채빈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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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표준센터 정채빈 센터장
  • 승인 2012.05.2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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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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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권 진입 근거는 기초연구가 토대된 표준화에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TC249(Technical  Committee 249, 기술위원회 249) 3차 총회 일정에 맞추어 22일 한국한의학연구원 산하 한의기술표준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한의학의 표준화를 위해 한의기술표준센터의 리더로 활약하게 될 정채빈(45) 센터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한국한의학표준의 허브 역할을 하는 데 주력할 것” 이라며 한의기술표준센터의 리더로서 당찬 포부를 밝히는 정채빈 센터장.
-한의기술표준센터 개소식을 축하한다. 센터장으로서의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는?
국민들의 한의학에 대한 관심과 만족도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한방의료에 대해 건강보험제도권 안에서 최대한 합리적 비용으로 이용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7년여 간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일하다보니 국가제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근거자료가 필요하며, 그것은 결국 기초연구가 토대가 되어 마련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한 바 있다.
기초연구 가운데서도 표준이라는 것은 가장 초보적인 학문이다. 때문에 임상연구에 비해 기초학문, 그 중에서도 표준이라는 영역에 관여하는 인력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국가의 지원도 거의 없어 한의학과 관련된 표준연구 분야는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마침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한의기술표준센터를 설립했다. 한의사협회 상근이사로 있었던 7년 중 마지막 2년 간은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학회, 그리고 한국한의학연구원의 합작기관인 한국한의학표준연구원(원장 김용석)에서 사무총장 일을 병행했다. 그것을 계기로 한의학표준화에 관여하게 됐고, 한의기술표준센터장직을 제안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표준과 관련된 경험이 많이 부족하지만, 기초학문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누군가는 한의학의 표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한의학의 표준연구 영역에 뛰어들었다.
초대 센터장으로서 우선은 ‘한의학과 관련된 표준은 이곳이 유일하다’는 인지도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방의료를 이용하는 국민들, 한방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진들, 그리고 한의학 교수님들과 충분한 소통을 끌어내 아이템을 개발하고 연구해나가는 데 힘쓰겠다.

-센터의 규모 및 구성인력, 그리고 각자의 역할은?
한의기술표준센터는 표준화기획팀과 인프라운영팀으로 구성돼, 센터장을 포함해 총 9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표준화기획팀에서는 주로 표준과 관련된 수요조사를 진행한다. 수요조사는 전문가인 한의사도 포함되지만 국민들의 수요조사를 더 우선시함으로써, 한의학과 관련해 어떤 표준을 이루어줬으면 좋을지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아이템을 개발하고 기획하고 연구를 거쳐 국가표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새로운 국가표준 마련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미 국가표준이 된 사항에 대해서는 그러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적절히 보급하고 교육하는 일도 병행 할 것이다. 

특히 표준화기획팀의 리더로 일하게 된 최정희 팀장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10년여 전문위원으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표준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
인프라운영팀에서는 제품에 대한 표준 외 기술, 절차 등의 표준에 대해 연구한다. 이를테면 한의학연구원 내 한의학이나 한의기술, 의료기기 등과 관련된 표준연구를 하며, 실험실의 기구들을 공동으로 쓸 수 있는 표준을 만들기도 할 것이다.

-한의기술표준센터에서 추진하게 될 사업은?
한국한의학표준의 허브 역할을 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를테면 산업체에 잘 만들어진 표준을 제공함으로써 국가의 산업성장, 국가의 이익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의료기관에는 업그레이드된 임상 근거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표준관련연구자들에게 연구의 근거 및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국민에게 질 좋은 의료를 선사할 수 있는 봉사의 의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센터가 문을 연지 이제 막 2달여 지난 상태로 구체화된 로드맵은 앞으로 만들어갈 생각이다.

-5월 21일(월)부터 국제표준화기구(ISO) TC249 3차 총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총회가 갖는 의미는?
전통의학의 국제표준을 만드는 단체가 하는 회의로, 32개국의 회원국 중 14개국이 참여하고 전통의학 전문가가 160여 명 참석했다. 한국을 제외하고도 100명이 넘는 규모로 이전 1차와 2차 총회와 비교해 거의 2배 이상이다. 그만큼 한의학이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의학이 됐다는 것이며, 전통의학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커졌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

더불어 한국의 한의학은 제도권의학으로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이 같은 경험을 전통의학이 제도권 기준에 속해있지 않은 나라들과 나눌 수 있었던 자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적으로 앞서있는 한의학을 선보였고,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전통의학을 제도권에 진입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현재 한의계에서는 TC249명칭에 대한 논의에 민감하다. 이번에 정식 의제로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주장대로 TC249 명칭을 TEAM(Traditional East Asian Medicine)이나 TM(Traditional Medicine) 등으로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가?
이번에 의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제기만 했고, 차기 회의 때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회의를 하는 동안 참가국 전문가들에게 한국 한의학의 위상을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한국의 선진화된 한방의료 제도를 비롯해 한의학을 연구하는 기관, 한의학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단체, 한방의료기관 등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TC249 명칭을 TCM으로 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득했다. 이전에는 구두로만 이 이유를 전달했다면 이번에는 근거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전문가들에게 홍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즉, 우리나라에서의 TC249  3차회의 개최는 한의학의 위상을 알림으로써, 공식명칭을 TEAM 혹은 TM으로 해야한다고 설득·홍보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있듯이 꾸준히 설득하고 노력한다면 다음 회의 때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것이라고 본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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