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스테시스와 한의학(8)-6. 알로스테시스와 수면 ①
상태바
알로스테시스와 한의학(8)-6. 알로스테시스와 수면 ①
  • 승인 2012.05.17 11:3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연승

최연승

mjmedi@http://


<글 싣는 순서>
1. 알로스테시스란 무엇인가?
2. 스트레스 반응이 알로스테시스 과부하로
3. 알로스테시스 과부하의 4가지 시나리오

4. 알로스테시스와 자가면역질환
5. 알로스테시스와 대사증후군
6. 알로스테시스와 수면장애
7. 알로스테시스와 무월경
8. 스트레스와 병인론
9. 한방치료는 어디에 개입하는가?
10. 체질을 생각해보다
11. 감초의 재발견
12. 마무리 제언 

수면의 중요성

잠은 필수불가결한가? 우리는 잠을 자야하는 까닭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잠을 자지 않는 동물은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고, 수면의 양과 질의 부족은 보상적인 수면 리바운드를 야기하며 나아가 여러 유형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수면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Cirelli, C., & Tononi, G. (2008). Is sleep essential PLoS biology, 6(8), e216. Public Library of Science.)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모두 잠을 자고 꿈을 꾸며 때로는 사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더욱이 수면 도중에 경험하고 기상 이후 기억되는 강렬한 꿈은 비의적이며, 자기예언적인 해석을 기하급수적으로 생산하기도 한다.
잠은 오랫동안 신비의 장막에 가려져있었고, 수면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그 틀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20세기 중반에 선구적인 연구자들에 의해 수면에도 다양한 단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우리의 수면에 대한 이해는 점차 깊어지고 있다.(수면과 꿈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역사적 이해는 다음의 책을 참조하라. 꿈꾸는 뇌의 비밀, 안드레아 록, 지식의 숲 )

수면과 각성

수면과 각성의 일주기적 리듬은 뇌 수준에서 상당히 복잡한 요인들이 관여하나, 시상하부 이하의 몸적 차원에서 살피자면 HPA axis 및 코티졸 수준의 변동으로 설명될 수 있다.
“코티졸의 일주기 패턴은 시상하부의 복측에 있는 SCN에 의해 조절되는데, SCN으로부터 온 신경신호가 시상하부의 실방핵(paraventricular nucleus, PVN or PVH)으로 하여금 뇌하수체에 시간당 1회 꼴로 CRH pulse를 보내도록 하여 이 pulse에 의해 HPA axis가 활성화되고 cortisol release가 이루어진다.”(영위생리와 각성수면시스템의 비교를 통한 음양의 함의 분석, 이상만 외, 동의생리병리학회지 제19권 5호)

햇빛은 일주기 동안 동일한 패턴의 반복되는 시각 자극을 만들어내는데, 이러한 자극을 SCN이 통합하여 HPA axis를 통하여 전신기관과 세포가 환경변화에 동조하도록 반응을 유도한다. 이러한 경로를 통한 수면과 각성의 일주기적 리듬은 기본적으로 인체가 유지해야 할 음양의 톤(tone)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정상 생리에서 몸은 음-양-음-양 이라는 리듬을 만들어간다.1)

그러나 PVN은 SCN뿐만 아니라 다른 영역들로부터 시그널이 유입된다. 가장 대표적인 유입 경로는 우리가 이전에 살펴보았던 스트레스와 관련된 경로이다. 스트레스 등에 의한 과도한 PVN으로의 자극 시그널은 결과적으로 HPA axis의 Hyperactivity로 이어진다. 당연히 수면은 HPA 과항진에 의해 방해를 받는다. 여기서 일종의 악순환이 시작된다.

 

Diagrammatic representations of limbic stress-integrative pathways from the prefontal
cortex, amygdala and hippocampus
PVN과 HPA hyperactivity

PVN(paraventricular nucleus of hypothalamus, 실방핵)은 시상하부의 일부를 구성하는 nucleus로서 뇌의 다양한 영역들로부터 흥분 혹은 억제 시그널을 받는다. PVN으로 유입되는 흥분과 억제 시그널의 총합에 의해 HPA axis의 활성이 결정된다. <그림 2>와 <그림 3>은 PVN 과 관련한 각 경로(pathway)를 보여주고 있다.

내외부의 자극들은 상향성 시그널을 통해 종합되고 몸은 자율적으로 내외부의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반응시그널을 내뿜는다. 이 하향성 신호는 HPA, HPG (Hypothalamic-pituitary-gonadal), HPT(Hypothalamic-pituitary-thyroid) Axis 등 동원할 수 있는 전 체계를 움직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몸 상태로 조율하며 적합한 행동을 취할 수 있게끔 한다.

A schematic diagram to illustrate the three-stage integrator for circadian rhythms Chou, T.
C., Scammell, T. E., Gooley, J. J., Gaus, S. E., Saper, C. B., & Lu, J. (2003). Critical role of dorsomedial
hypothalamic nucleus in a wide range of behavioral circadian rhythms Journal of Neuroscience,
23(33), 10691-10702.

시상하부-뇌하수체로부터 하향성 신호는 호르몬 및 내분비계로 지칭되지만 생체를 조율하는 시그널이라는 개념에서는 내분비계와 신경계가 명확한 경계에 의해 구분되지 않는다.

한의학의 정-기-신, 신-기-정의 운동을 염두에 두고 정신-신경-면역(psycho-neuroimmulology, PNI)이 공히 한 몸 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복잡 미묘한 원운동을 떠올려보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몸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PVN을 흥분시키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편도체에 의해 촉발되는 정서적 자극이다. 공포 및 분노, 불안 등의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정서는 쉽사리 PVN을 흥분시키고 이는 HPA 과항진으로 이어진다. 내장으로부터 올라오는 감각도 PVN을 흥분시키는 주요 경로 중 하나이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모든 내외부의 자극은 모두 불면을 야기할 수 있으며 불면의 상황은 다시 stressor로 작용한다.

 

-------------------------------------------------------------------------------

<각주>

1. 이상만 등은 논문에서 이미 HPA axis의 일주기적 리듬과 관련하여 음양의 생리학적 기반을 논한 바 있다. 일독을 권한다. 필자의 견해를 덧붙이자면 한의학에서 음양의 변화 중 양적 변화는 HPA의 활성에 대응하고, 양적 과정의 극단에서 인신상화작용을 거쳐, 금화교역을 이뤄내 북방 일수로 잠장케되어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일련의 음적 과정은 HPA axis의 산물인 코티졸의 음성 피드백 과정 및 수면에 대응한다고 생각한다. 음양은 포괄적인 개념이라서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의봉일지 모른다. 그러나 음양이라는 용어를 특정 분야의 특정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려 한다면 더 이상 추상적인 언어에 그쳐서는 안된다. 구체적인 설명을 위한 용어를 동반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작업이 한의학적 사유를 더 풍요롭게 할 것이라 믿는다. 
 
최연승 / 제주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표선보건지소 공보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giant 2012-05-22 17:58:08
제 친구들에게도 꼭 보라고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재 기대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