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킹 메이커(The Ides of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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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킹 메이커(The Ides of March)
  • 승인 2012.04.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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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http://


승리를 위한 그들의 위험한 거래

 

감독 : 조지 클루니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조지 클루니,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에반 레이첼 우드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르는 선거의 해이다. 그 중 제19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최근 끝났다.

각 정당의 정책과 후보자들에 대한 광고와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이 매스컴에 연일 방송되면서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총선의 결과는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고조시키기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나타나 총선 후폭풍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하튼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 달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모아진 것이니 매일 싸우고, 편 가르기 하는 유치한 모습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멋진 국회의원이 되길 기원한다.

이처럼 각종 선거를 치르는 동안 국민들은 각 후보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면서 누구를 찍을 것인지 귀추를 주목시키는데 이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바로 후보자 뒤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각종 방법을 동원하면서 최대한 후보자가 잘 부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지만 사실 그들의 모습은 잘 부각되지 않는 편이다. 그래서 우리는 간혹 그들이 매우 민감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할 때도 있는데 바로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킹 메이커’에서 그것들을 속 시원히 보여주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는 경쟁 후보인 풀먼과 접전을 벌이던 중, 홍보관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의 과감한 전략 덕분에 높은 지지율을 얻는다. 명실공히 이번 경선의 킹메이커로 떠오른 스티븐은 같은 선거 캠프에서 일하는 매력적인 인턴 몰리(에반 레이첼 우드)의 유혹에 깊은 관계를 맺게 되고, 그날 밤 그녀에게 걸려온 모리스 주지사의 전화를 받고 혼란스러워 한다. 한편, 상대 진영의 홍보 담당관이 스티븐에게 접근해 온다.

영화의 원제인 ‘The Ides of March’는 고대 로마 달력에서 3월 15일을 가리키는 날이자, 시저가 부르투스에게 암살당한 날이며, 영화 속에서는 대권주자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오하이오주의 오픈 프라이머리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봉은 ‘킹 메이커’로 제목이 바뀌었는데 두 제목을 함께 놓고 본다면 이 영화의 줄거리가 한 눈에 들어올 것이다. 또한 영화의 원작이기도 한 연극 ‘패러것 노스 (Farragut North)’는 워싱턴 지하철 역 이름으로 주변에 로비스트 사무실이 집결해 있는 곳이자, 2004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하워드 딘의 선거 캠프에서 참모로 일했던 보우 윌리엄이 직접 쓴 작품이기 때문에 그 어떤 영화들보다 더 리얼할 수밖에 없고, 영화를 보고 난 후 밀려드는 씁쓸함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2011년 베니스 영화제 개막작이기도 한 ‘킹 메이커’는 향후 정치를 해도 좋을 것 같은 조지 클루니가 각본, 연출, 출연까지 1인 3역을 소화하며 2007년부터 준비해 온 작품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선거 뒷면의 이야기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표현하면서 관객들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특히 12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선거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과연 ‘킹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할지 궁금하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보궐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로 매 선거의 뒷모습은 그리 개운치 않은 상황이다. 제발 올 대선에서는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더러운 정치가 아닌 깨끗한 정책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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