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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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 승인 2012.03.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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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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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굽잇길에서 공자를 만나다

 

저자는 인생살이에 여러 가지 필수품이 있는데 의식주가 해결되면 향기나는 삶을 가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요즘도 둘만 모이면 다투는 경우가 많은데 공자는 출신성분이 다른 3천여 명의 제자집단을 이끌면서 그들 사이를 탁월하게 조율해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그가 만들어낸 것은 의식주나 먹고사는 문제를 풀어내는 자본이 아니라 지혜이며 의미였다. 우리 인생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공자와 다를 바 없다. 마흔이라는 시간은 조언자, 리더로 서야 하는 인생의 더 큰 단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저자는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길이 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반면교사로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해서 시대를 뛰어넘는 정신적 지도자 공자에게서 해답을 찾았다.

두 가지를 주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공자의 말을 통해서 ‘나’ 자신이 품격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덕목을 알아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공자가 어떤 덕목을 어떻게 발휘했기에 주위 사람들과 목표를 함께하며 자신들의 세계를 만들어갔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논어」의 수기안인(修己安人)이라 말할 수 있다. 저자는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 삶도 이것으로 요약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논어」에서 핵심이 되는 101가지를 구분해서 주제로 엮었다. 또한 원문의 의미를 쉽게 풀이해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논어 전문을 여섯 가지 범주(매뉴얼, 리더십, 역할모델, 형상화, 덕목, 핵심가치)로 분류하고 여섯 강을 다시 세부 주제별로 분류하였다. 저자의 깊은 인생강의와 더불어 일상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1강에서는 인생에서 커다란 돌덩이와 같은 문제해결책을 31가지 구절로 풀어나간다. 
공자는 자신이 가는 길이 올바르다고 확신했지만 당시 열렬한 지지는 받지 못하고 오히려 냉담한 거절도 당했다.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담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가야할 길을 계속 간다면 어딘가에 자신을 이해해주며 함께 하는 이웃이 있기 마련이고 따듯한 말을 건네줄 사람이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고상함에서 고독을 이겨내는 힘을 찾는걸 보면 고독의 샘물을 많이 마셔본 것 같다(德不孤). 자기주도적인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배울 점을 찾는다. 모든 곳이 자신을 일깨우는 교육현장이자 자신을 가다듬는 도량이다(擇善從之).

사람이 모두 다른 만큼 생각도 그만큼 다르다. 십인십색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합심해서 함께 나아갈 수 있을까? 공자도 깊이 고민한 끝에 同과 和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자율적 인간은 조화를 꾀하지만 이익을 향해 몰려다니지 않는다. 작은 사람들은 이익을 향해 몰려다니지만 조화를 꾀하지 않는다(和而不同). 소인은 자신에 갇혀있는 사람이고 군자는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쉬지만 먹어야 한다는 사실과 쉬어야 한다는 사실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군자는 자신을 왕으로 우뚝 세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 소인은 자신을 노예로 부리는 사람이다. 해서 타인의 의지대로 살아간다.

2강에서는 단순한 지식을 전수한 것이 아니라 덕으로 사람을 이끌며 3000여 명의 학생을 인재로 키워낸 공자의 ‘감동’리더쉽을 발견하게 된다. 공자 제자들도 모두 처음에는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공자 문하에 들어섰지만 시간이 지나자 두 부류, 즉 중도이폐(中道而廢)와 욕파불능(欲罷不能)으로 나뉘었다. 안연은 학생은 선생을 따라가고자 노력해서 원래 있던 간격을 메우고자 하지만 학생이 다가가면 선생은 어느 틈에 저만치 멀리 가 있다. 이처럼 줄어들지 않는 차이를 보고서 어떤 이는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며 지쳐 주저앉게 되는 반면 어떤 이는 자신이 도달한 지평을 점검하고 다시 신발 끈을 조여매고 앞으로 나아간다(欲罷不能).
3강, 4강에서는 공자가 그려내는 인물을 통해 우리 삶을 위한 필요한 역할 모델을 제시한다. 누구에게나 군자의 측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인의 측면도 있다. 이런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인을 소인으로 지목해놓고 그 사람을 나쁜 사람의 전형인 것처럼 비난하고 공격한다면 도덕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比而不周).

5강, 6강에서는 자기주도적인 삶을 위해 갖추어야 할 18가지 덕목과 핵심가치를 제시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지식만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핵심이다. 나무에 비유하면 고갱이다. 논어의 고갱이를 꽉 잡고 언제 어디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늘 준비된 상태로 나를 가꾸어야 한다. 지금까지 걸어온 나의 인생을 반추해보고 미래의 시간을 잘 연마하는 계기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값 1만 5천원)

김진돈 / 송파구 운제당 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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