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30)-보험한약 임상논문을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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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30)-보험한약 임상논문을 준비하자
  • 승인 2012.03.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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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http://


일본의 임상논문 2편
첫째
는 동경대학교 의치과병원 갱년기 클리닉에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이루어진 Systematic Health and Nutrition Education Program(SHNEP)에 참가한 갱년기와 폐경기 여성 1천523명의 임상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연구이다.

이 중에서 고혈압과 전고혈압 환자이면서 교육만 받은 그룹(대조군)과 고혈압과 전고혈압 환자이면서 교육과 함께 쯔무라 계지복령환을 하루에 7.5g 처방받은 그룹(치료군)을 대상으로 하였고, 에스트로겐이나 고혈압 약 혹은 계지복령환이 아닌 한방약을 처방받은 군은 제외하였다.

평균 6개월 정도 경과 관찰을 하였는데, 계지복령환 처방군에서 수축기혈압은 148.4±2.6㎜Hg에서 134.8±2.8㎜Hg로 유의하게 떨어졌으며, 이완기혈압은 89.7±2.1㎜Hg에서 83.7±1.9㎜Hg로 유의하게 떨어졌다. 분당 맥박수는 79.5±1.7회에서 73.5±1.5회로 유의하게 떨어졌으며, 기초에너지 소비량(resting energy expenditure) 역시 1552±73㎉/day에서 1373±56㎉/day로 유의하게 떨어졌다.  

<그림 1> 치료전후의 심혈관계 지표들. *p<0.05, paired t test ***p<0.01, paired t test (대조군과 비교한 것이 아니라 전후비교이다.)
같은 기간 동안 대조군은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분당 맥박수 등은 처음에 비해 떨어졌으나 유의한 변화는 없었으며, 기초 에너지소비량은 증가하였으나 역시 유의한 변화는 없었다. (M. Terauchi et al. Effects of the Kampo medication keishibukuryogan on blood pressure in perimenopausal and postmenopausal women. Internal Journal of Gynecology and Obstetrics 2011;114:149-152.) <그림 1 참조>

둘째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병원에 방문한 19명의 기침환자에 대한 임상논문으로, 감기 후에 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은 진해거담제(맥문동탕, 베타2항진제, 항콜린제를 복용했던 환자는 제외하였다.)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이었으며 후비루, 알레르기 비염, 만성부비동염, 기관지천식, 기침이형천식, 아토피 기침, COPD, 위식도역류질환, ACE 억제제로 인한 기침 등이 의심되는 경우는 제외하였다.

모집된 27명 중 19명만이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19명 중에 11명(A군)에게는 진해거담제인 Meptin만을 투약하였고, 나머지 8명(B군)에게는 Meptin과 함께 맥문동탕을 투약하였다. Multi-center에서 시행되었으며 randomization을 통해 맥문동탕 투여군과 대조군이 나뉘었다.

그리고 cough diary라는 것을 작성하였는데, 이는 기침의 정도를 4단계로 나누고 [0:기침이 없음, 1:약한 기침, 2:심한 기침, 3:아주 심한 기침] 하루를 3가지 시간대로 나눠서 아침부터 오후(6:00~14:00), 오후부터 저녁(14:00~22:00), 그리고 취침 후(22:00~6:00)로 하여서 각 시간대별로 점수를 매긴 뒤에 모두 더하면 점수가 0~9사이가 된다.

<그림 2> 치료전후 cough scores. 치료시작 4, 5일째에 맥문동탕투여군(Group B)에서 대조군(Group A)보다 유의한 개선을 보여준다. *p<0.05
이를 치료 전날부터 14일 동안 지속적으로 작성하였다. 특히 맥문동탕 투여군에서는 맥문동탕 투여 4일째와 5일째에서 유의한 호전을 보이고 있다(p<0.05 spearman’s rank correlation coefficient).(K. Irifune et al. Antitussive effect of bakumondoto a fixed kampo medicine for treatment of post-infectious prolonged cough:Controlled clinical pilot study with 19 patients. Phytomedicine 2011;18:630-633) <그림 2 참조> 

한의원 환자 대상으로 보험한약 임상논문 써야
일본에서 나온 임상논문들은 진료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즉 진료과정에서 이루어진 데이터들이 모여서 논문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노력없이 논문을 만들 수 있으며, 그 결과들은 전국의 한방진료실에서 그대로 다시 활용될 수 있다.

첫번째 논문은 수축기혈압, 이완기혈압, 분당 맥박수 등 간단한 지표들을 이용하고 있으며, 두번째 논문은 cough diary라는 지표를 만들어서 치료효과를 평가하고 있다. 이렇게 진료가 연구로 이어지고 연구가 진료에 다시 활용되는 선순환이 반복되면서 지금의 일본 EBM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보험한약 사용은 주로 대학병원 한방과에서 이루어지는 반면, 우리나라 보험한약 사용은 대부분 동네 한의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는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보험한약 임상논문이 만들어져야 한다.

‘한의원 실정에 맞게’ 만들어진 임상논문이어야 그대로 한의원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그런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우리 한의계가 지속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우선은 보험한약을 이용한 1 case나 case series 논문들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한다.

Case series가 대조군 연구로 발전하고, 대조군 연구가 RCT로 발전해서 한의원에서 환자를 모집하고 IRB를 거치고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SCI급 논문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임상논문교육센터’를 만들어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임상논문작성법을 교육시키고 한의과대학, 개원 한의원과 연계해서 임상논문을 만들어나가면 어떨까 싶다.

* 그림들을 만들어준 자생한방병원 정동원 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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