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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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휴고
  • 승인 2012.03.0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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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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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형의 비밀 열쇠를 여는 순간 판타지가 펼쳐진다

로봇 인형의 비밀 열쇠를 여는 순간 판타지가 펼쳐진다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아사 버터필드, 클로이 모레츠, 벤 킹슬리, 사챠 바론 코헨

만약 영화에 관련된 강의를 한 번쯤 들었던 사람들이라면 로켓이 달에 박혀져 있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세계 최초의 SF 영화인 ‘달세계 여행, 1902’로, 당시 영화들이 지금의 다큐멘터리 같이 주변 환경이나 일상생활 등을 담았던 것과 달리 허구의 이야기와 화려한 세트 촬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꿈을 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영화라고 생각했던 조르쥬 멜리에스 감독의 작품이다. 바로 ‘휴고’는 멜리에스 감독에 대한 향수를 3D로 구현시키며 다시 한 번 ‘영화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31년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 내 커다란 시계탑을 혼자 관리하며 숨어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년 휴고(아사 버터필드)는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고장 난 로봇 인형만을 갖고 있다. 휴고는 아버지의 숨겨진 메시지가 있을 거라 믿으며 망가진 로봇 인형을 고치려는 것을 포기하지 않다가 어느 날 인형 부품을 훔쳤다는 이유로 장난감 가게 주인 조르주(벤 킹슬리)에게 아버지의 수첩을 뺏기고 만다.

원작 소설인 ‘위고 카브레’를 영화화한 ‘휴고’는 한마디로 멜리에스 감독에게 헌정하는 작품이자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가 엄청난 인기를 끌며 영화를 만들다가 어느 순간 실패를 한 후 사라졌다가 몇 십 년 후에 파리 근교에서 장난감 가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는 영화 역사책 속의 내용을 보고 나서 꽤나 마음이 아팠었다. 그러나 다음 줄에 그가 다시 돈을 모아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내용을 읽었을 때는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가 왜 그토록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냐는 의문점이 생기기도 했다. 그에 대한 해답을 ‘휴고’에서 풀어주고 있다.

초기 영화 역사를 알고 있거나 영화에 대한 무한애정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휴고’는 꼭 봐야할 영화임에 틀림없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이 영화는 가족을 잃은 한 소년이 영화를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다는 ‘가족 영화’로서도 손색이 없다. 다만 전반적으로 단조로운 내용과 거창한 판타지 장면 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우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창기 영화를 만드는 제작과정과 멜리에스 감독의 이야기, 작품 등을 3D로 만날 수 있다는 흥미로움이 존재하는 ‘휴고’는 2012년 아카데미에서 촬영상, 시각효과상 등 5개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할리우드의 거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작품이기도 하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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