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9) - 일산 보원한의원 김배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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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9) - 일산 보원한의원 김배수 원장
  • 승인 2012.02.0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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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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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밥을 기반으로 한 채식, 독성물질 배출에 효과

 

호리한 체격과는 달리 식탐이 많은 편이라고 소개한 김배수 원장(38)은 과거에는 고기를 주식으로 밥을 반찬 삼아 먹을 정도로 육식을 좋아했다고 한다. 군생활도 미군부대에서 했기 때문에 젊은 시절 그에게 육식은 떼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그랬던 김 원장은 4년 전부터 육식과 유제품을 끊었다.

기자도 4년 넘게 채식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끼마다 채식을 실천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기에 그의 채식동기에 궁금증이 일었다.

“성인이 되기 전까지 병원에 한번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아주 건강했어요. 그런데 20대 후반부터 상황이 달라졌어요. 군대 제대 몇 개월 후부터 극심한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렸는데, 환절기 때는 물론이고 과로를 하거나 식생활이 불규칙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질 때면 알레르기 증상이 어김없이 나타났죠. 30대가 되면서 더 악화되었는데, 어느 날 돼지고기 수육 한 점을 먹었을 뿐인데 몇 분 후 바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겼고, 2개월간 피부과 약을 먹어도 전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 즈음에 그는 신홍일 선생으로부터 사상의학을 배우고 있었다. 한약 처방과 육식을 끊어보라는 선생의 조언을 따르자, 며칠 만에 비염 증상이 좋아지면서 피부의 두드러기도 점차 줄어들고 완전히 없어졌단다. 그 이후부터 김 원장은 육식을 점차 줄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얼마 후, 돌이 막 지난 딸아이가 갑작스런 고열과 함께 아토피로 의심되는 피부질환이 생겼다.  적당량의 육류를 기반으로 이유식을 먹이던 중이었는데, 한약처방과 함께 이유식에서 육류를 뺐다. 한약을 먹인 다음 날 아이가 짙은 쑥색의 무른 변을 엄청나게 많은 양으로 세번이나 본 후에야 열도 내리고 피부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부터 온 가족들도 육식을 최대한 멀리하게 되었단다.

“6살 된 딸은 돌 이후부터, 15개월 된 아들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어요. 성장기 아이들이라서 영양상 문제가 있지 않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해외 의학 논문과 우리나라 채식인의 경험을 살펴보니 오히려 좋은 면이 많은 것 같고, 지금까지 아이들 성장하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여요. 주변에서 애들이 순하고 차분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현미밥에 제철음식을 골고루 먹자
그의 섭생법은 현미밥에 제철에 나는 유기농 채소, 나물, 발효식품, 해조류, 과일, 해산물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아침 식사는 주로 야채 과일 현미를 갈아서 만든 스무디 한잔과 견과류로 대신하고 있는데, 몸의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채식을 하면 소화가 잘되므로 공복감이 빨리 찾아오고 웬지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드는데, 그럴 때 견과류가 공복감을 해소시켜준다고 했다. 또 식사량이 많았던 그는 육류 대신 밥을 한공기 반에서 두공기 정도로 먹는 편이라고 했는데, 현미밥을 강력 추천했다.

“요즈음 현미를 바탕으로 한 채식 식단이 점점 유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현미에는 영양소와 식이섬유가 많고, 다양한 아미노산류가 많아서 고혈압, 당뇨, 치매 등의 성인병을 예방해주고 비타민E, 토코트리에놀 같은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있어 인체를 맑게 해줍니다. 그리고 풍부한 섬유질은 장내 미생물 중 유익한 유산균의 먹이가 되고 장내 노폐물을 흡수하여 빨리 변으로 배출시켜서 장내 환경을 개선시켜줍니다. 중금속 오염의 강력한 해독작용도 있고요. 최근 연구에 의하면 소장, 대장의 유산균이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여준다는 논문도 있더군요. 실제로 여러 성인병과 알레르기 질환,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이 현미채식을 하는 경우 증상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여자 유방암 환자에게 하루 세끼 현미밥만으로도 암 호전 효과를 보였다고 해요.”

김 원장은 생활협동조합에서 파는 유기농채소를 구입해서 샐러드, 쌈 등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 먹으며, 발효식품과 해조류 식품도 골고루 먹기를 추천했다.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콩 배추 등을 발효시켜 된장 김치 등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비타민 B12가 생겨나요. 또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도 비타민 B12가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음식을 먹으면 육식을 줄임으로 인해 부족해질 수 있는 비타민 B12를 충분히 섭취할 수가 있어요. 그리고 미역은 비타민12을 비롯해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칼슘이 풍부한데, 우유보다 흡수가 잘 되는 양질의 칼슘이죠.”

외국에 비해 한국은 채식하기 좋은 환경
그는 특히 우리나라는 채식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의 채식주의자들은 먹을 수 있는 야채가 제한적이어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단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름 모를 풀뿌리조차 음식으로 만들어 먹을 정도로 채식음식문화가 상당히 발달해 있고 기본적인 식재료도 풍부하다는 것.

“인류의 역사를 보았을 때 사람이 먹는 음식의 영양소를 생각하면서 살았던 기간은 불과 몇 십년 밖에 안되요. 그 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사람들은 경험으로 몸에 좋고 나쁜 음식을 구별해서 적당히 가공하여 음식문화를 발전시켜왔어요.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의 음식문화는 현대의 과학이라는 시선으로 보았을 때도 감탄할 만한 지혜가 담겨있어요.”

한편 김 원장은 육식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사람들이 먹는 대부분의 육류는 공장식으로 만들어지잖아요. 이 과정에서 투여되는 다량의 성장호르몬, 항생제 등의 약품들 때문에 고기가 오염이 되고 있죠. 이런 화학약품들과 음식첨가물이 체내에 축적되어 면역체계를 교란시키고 중추신경계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수많은 질병들이 발생하는 겁니다.”

발아현미, 독성물질 배출에 큰 도움
최근 그의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아토피, 비염, 천식 등의 알레르기질환과 역류성식도염, 위염, 과민성 장 증후군 같은 소화기질환과 함께 성조숙증, 생리불순, 갱년기 장애 같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런 질환을 치료할 때 침과 약뿐만 아니라 현미채식위주의 음식조절을 같이 할 경우 증상의 개선효과가 더 빠른 경우를 많이 봐요. 특히 아이들의 알레르기 비염이나 성조숙증의 경우는 단지 식단에서 계란과 우유만 빼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많이 개선되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래서 김 원장은 환자들에게도 먼저 육식을 줄이고 현미위주의 채식을 권한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바로 ‘음식물의 오염’이라고 생각해요. 오염된 음식물에 의한 독성물질을 체외로 빨리 배출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현미밥입니다. 현미를 발아시켜서 먹게되면 현미자체의 뛰어난 양질의 영양소를 얻을 수 있을 뿐만아니라 장내의 노폐물과 독성물질을 배출하는데도 큰 도움을 줘요. 아무리 좋은 재료로 채식을 하더라도 흰쌀밥을 먹었을 경우와 현미밥을 먹었을 경우 아침에 화장실에서의 느낌이 아주 다르다는 걸 느껴요. 채식하는 분들도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경우와 현미를 기반으로 해서 약간의 육식을 하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후자 쪽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들 말해요.”

그는 완전 채식이 거의 불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에 해독이라는 관점에서 현미의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환자 진료시에 몸에 좋은 음식물과 함께 현미밥의 중요성과 발아현미를 만드는 방법을 함께 얘기해주고, 별도로 ‘한약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작성해 환자들의 섭생에 대해서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원장은 현재 채식에 관한 지식과 치료경험을 공유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하려는 한의사, 치과의사, 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의 회원이기도 하다. 

고양 = 김은경 기자

■ 김배수 원장의 과일야채현미스무디 & 두유 초코칩 쿠키

 

과일야채현미스무디(사진의 왼쪽 컵)-재료(2인기준): 사과 1개, 당근 1/6개, 바나나 1/2개, 두유 200ml, 현미밥 2스푼

 

1. 사과를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하고 깍뚝썰기한다.
2. 당근을 깨끗이 씻어 깍뚝썰기한다.
3. 바나나는 껍질을 벗기고 끝을 조금 자른 후 깍뚝썰기한다.
4. 믹서에 위의 재료를 모두 넣고 20~40초간 돌린다.

두유 초코칩 쿠키-재료: 박력분 160g, 베이킹파우더 1/2 t, 베이킹소다 1/8 t, 포도씨유 60g, 두유 50g, 흑설탕 40g, 설탕 40g, 소금 약간, 초코칩 60g, 호두 40g, 크랜베리 20g
1.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와 베이킹소다를 2∼3번 체친다.
2. 포도씨유, 두유, 흑설탕, 설탕, 소금 약간을 넣고 잘 섞는다.
3. 2.에 체친 가루류를 넣고 섞는다.
4. 3.에 초코칩, 호두, 크랜베리를 넣고 잘 섞는다.
5. 반죽을 조금씩 떼어 모양을 만든다.
6. 18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0분간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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