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26)-보험한약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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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26)-보험한약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 승인 2012.01.1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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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http://


한의원에서 보험한약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보험한약을 사용하지 않는 표면상의 이유는 효과가 떨어진다, 먹기 불편하다, 종류가 부족하다 등등으로 알려져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필자가 사용해본 결과 효과도 상당히 괜찮으며, 먹기도 많이 좋아졌고, 종류도 56가지면 미흡하긴 하지만 충분히 쓸 만한 정도라 생각된다.

이런 표면적인 이유보다 개원의 현실을 이해해야 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보험한약사용이 한의원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이라 생각되며, 이 부분에 대한 한의원 운영의 구조를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즉 똑같이 환자 1일 평균 30명을 본다고 할 때 보험한약을 사용하지 않고 30명을 보는 것이 보험한약을 사용해서 30명을 보는 것보다 더 이득이다. 왜냐하면 보험한약을 사용하면 한약 재료비가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에 차라리 부항이나 뜸 등을 더 청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이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보험한약을 처방하다 보면 오히려 탕약을 꺼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도 함께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환자수가 많은 한의원에서는 보험한약을 더 처방하게 되면 보험청구액수가 그만큼 늘게 되어 심사평가원의 표적이 될 수 있는 것도 큰 부담이다.

보험한약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하지만 필자가 보험한약을 사용하면서 내린 결론은 ‘보험한약 사용을 하면 결코 한의원에 불리하지 않고 오히려 한의원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보험한약이 다스리는 질환과 침구치료가 다스리는 질환이 명백히 다르기 때문에 보험한약을 통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보험한약으로 개척할 수 있는 진료영역과 침 치료로 개척할 수 있는 진료영역이 서로 다름<표 참조>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감기환자나 어린이 비염환자 같은 경우 침구치료에 응하지 않을 수 있으나 이를 억지로 침을 놓는다든지 혹은 탕약을 처방한다든지 하면 오히려 환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침구치료에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한의원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곳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도 보험한약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보험한약 사용은 재내원 시기를 앞당겨

침을 잘 놓고 치료효과가 올라가면 근골격계 질환의 환자 수는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침 치료 환자들은 대체로 2~3주 씩 꾸준히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에 급성내과질환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3~4회 내원하고 말기 때문에 환자수의 빠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허리를 삐어서 내원한 환자가 다시 내원하는 것이 2~3년 후가 된다면 침 치료를 받다가 도중에 몸살감기가 있어서 보험한약으로 치료가 잘 될 경우, 그 환자는 3~4개월 후에 다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즉 재내원시기를 앞당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치료가 잘 될 경우 보호자나 가족들도 감기가 걸리거나 소화가 잘 안되면 보험한약을 처방받으러 다시 내원하게 된다. 그렇게 시간이 6개월, 1년 지나다 보면 침 환자군과는 다른 ‘보험한약 환자군’이라는 새로운 환자층이 형성이 되어 훨씬 진료영역이 다변화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세계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도 반도체에만 집중하지 않고 휴대폰 고급가전 등등으로 수출품목의 다변화를 꽤했다는 점이 큰 몫을 했듯이 우리도 침 환자군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보험한약 사용을 통해서 급성내과질환이라는 영역을 개척해나간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한의원 운영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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