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 ‘한의사의 밥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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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 ‘한의사의 밥상’을 읽고
  • 승인 2011.12.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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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필

양영필

mjmedi@http://


함부로 먹은 음식이 자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식단을 바꾸면 유전자고리의 변화로 몸의 변화까지 이어진다 

환자들에게 음식지도, 자세지도, 환경지도가 정말 중요함을 느끼고 실천하던 중에 이런 연재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글을 적어본다. 한의학의 가장 큰 장점이 예방의학인데, 우리는 환자들의 미병(未病)일 때 치료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한의사는 의자(醫者)로서 얼마나 섭생을 잘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05년경으로 기억을 하는데 독서모임에서 대학 동기로부터 안병수 씨가 쓴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라는 책을 선물받았다. 안병수 씨는 대형 제과업체를 다니다 과자의 폐해를 알고 직장을 그만둔 후 전국을 돌면서 과자 및 식품의 폐해, 바른 먹거리문화를 주도하고 계신 식품전도사 역할을 하시는 분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큰 충격에 빠졌고, 그 뒤로 아이스크림과 라면을 끊었다. 장을 볼 때도 가격보다는 뒷면의 성분을 보고 구입했으며, 외식도 가능한 줄이게 되었다. 그 뒤로, 그와 관련된 책이나 다큐멘터리를 구해서 보고 점점 더 먹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환자들에게도 시간을 들여서 특히 10대와 20대에게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설명을 해오고 있다.

그러다가 2009년도에 수련을 하면서 육식이 나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끊었다. 육식이 왜 수련에 좋지 않은가 알아보고자 또 조사를 해보니, 가축의 사육실태, 글로벌 기업의 횡포 등을 알게 되면서 이제는 고기냄새가 전혀 그립지 않게 되었다.

건강하고 바른 몸을 갖는 방법은 간단하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실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되지 않는 것이다. 의자의 등받이에 바짝 붙여 앉아서 등을 꽂꽂히 펴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가? 음식을 살 때 성분표시를 보고 사는 것이 어려운 것인가? 환자들에게 매번 물어본다. 다들 “좋은 것은 알지만….” 하면서 말을 흐린다. 바꾸기 싫다는 것이다.

음식 중의 나쁜 성분을 보면 어떻게 먹나 싶지만 실생활에 돌아가면 ‘회사가 정말 못 먹는 것 만들겠어’라고 위안하면서 다시 타성에 젖어 자기의 몸을 포기(?)하기도 한다. 음식의 폐해는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우리가 안이한 생각에 젖어있는 동안 식품회사는 이윤추구를 위해 상상도 못할 짓을 많이 하고 있다.

당장, 한의사조차 오랜 음주와 흡연도 바꾸지 못하면서 환자들에게는 보약 먹으라고 하는 것도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 있지만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한의사부터 바른생활을 실천하고 환자들에게도 치료를 해준 뒤 재발방지를 위해 섭생지도를 해주어야할 것이다.

2009년도 11월에 본 다큐멘터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SBS에서 제작한 ‘생명의 선택’이라는 3부작이다. 1부가 ‘내가 먹은 음식이 삼대를 간다.’였다. 내가 함부로 먹은 음식으로 인해 내 자손들이 어떻게 될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갈수록 아토피나 알레르기질환이 많아지는 것을 단순히 환경 탓만 할 것인가?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빌 클린턴 대통령 주치의 였던 닐 오니쉬 박사의 한 마디, “좋은 동양의 식습관을 놔두고 서양사람처럼 먹고는 서양 사람처럼 죽어간다”는 표현은 정말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하다.

우리 몸에 좋은 음식습관 8가지

1. 항상 자세를 바르게 한다.
자세가 바르지 못하면 척추측만, 요통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먹는 것에도 영향을 미친다. 요즘은 척추가 구부정한 자세가 많은데, 이런 자세는 소화기를 관장하는 미주신경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지 않을뿐더러, 바로 설 때보다 흉강과 복강이 눌려지는 자세가 되어 가슴도 답답하면서 속이 그득하고 소화가 잘 안되기가 쉽다. 좋은 음식을 먹기 전에 우리 몸부터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2.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자.
채소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보충을 위해 필수적이다. 3대 영양소도 중요하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소량이 필요하지만 부족하면 병을 유발한다. 그래서 육식문화로 인해 채소의 섭취가 줄면서 종합비타민제의 필요성까지 대두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섬유질도 음식물의 흡수속도를 조절해주면서 노폐물을 끼워서 배출하는 중요한 역할이 밝혀지면서 충분한 섭취가 권장된다.

3. 육식을 줄이자.
육식은 질소화합물을 만들어 독성을 유발한다. 암모니아, 요산이 이런 물질들이다. 몸을 산성화시키고, 통풍과 같은 질병도 일으킨다. 더구나, 대량 생산체제로 들어가면서 병 없이 빨리 성장시키려고 항생제, 성장호르몬, 여성호르몬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스트레스와 약에 찌든 동물을 먹으면 우리 몸이 과연 좋아질까 싶은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고기라는 이유보다 길러지는 환경이 안 좋아서 육식을 안 하는 사람도 종종 보는데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4. 발효음식을 먹자.
우리는 된장, 간장, 김치, 매실 등 발효문화가 아주 발달한 나라이다. 발효는 음식물을 우리 몸에 맞게 분해를 해줄 뿐 아니라, 유산균들을 증식시켜서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어떤 성분은 유산균들이 분해하지 않으면 우리가 흡수할 수 없는 것도 있듯이, 발효는 우리 몸에 아주 중요하다. 최근 발효한약이 이슈화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위의 음식들은 우리 몸을 맑게 해주는데 아주 좋다.

5. 음식을 조리해서 먹자.
맞벌이 또는 육아 등 바쁜 일상에서 음식을 조리해서 먹기보다는 가공식품을 사먹기 쉽다. 햄 소시지 만두 햄버거 등등.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조사한 결과 집에서 해먹더라도 가공식품을 먹는 것은 외식만큼이나 많은 식품첨가물을 먹는다고 한다.

파는 된장에도 MSG 같은 조미료가 들어가니, 장이나 김치도 가능한 담아서 먹자. 요즘 슬로우푸드가 뜨고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간단한 음식이나마 직접 조리해서 먹고, 식구들 모두가 조금씩 요리를 배워두면 어떨까.

6. 성분표시를 보고 구입하자.
MSG가 좋지 않다는 것은 대충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광범위하게 쓰인다. 뿐만 아니라, 산도조절제, 향미증진제, 합성착향료, 합성착색료 등등 이해하기 힘든 성분들이 너무 많이 들어있다.

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지 않고 혀만 즐거운 음식을 찾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 내린 벌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특히, 벌레에서 추출한 코치닐 색소나 아스팔트 찌꺼기에서 추출한 타르색소는 끊임없이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 전자렌지 사용을 줄이자.
전자렌지의 원리는 물 분자만 진동시키는 주파수를 쏴서 물 분자끼리 충돌을 유발시켜 데우는 것이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서도 전자렌지에서 데운 물 분자가 심하게 손상 입은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발암물질도 생길 수 있고, 영양소가 많이 파괴가 되며, 가까이 있으면 사람도 전자파를 쐬어 안 좋아진다. 한의원이라면 밀폐용기에 담아서 비닐에 한 번 더 싼 다음 핫팩통에서 데워먹으면 시간은 걸려도 더 낫지 않겠는가.

8. 가족이 모여서 식사하는 기회를 자주 만들자.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를 한다면 서로의 하루일과나 지금 고민하는 것을 들으면서 가족 간의 사랑이 더욱 싹트게 되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더구나, 이런 기회에 자녀들에게 밖에서 먹는 음식에 대한 주의와 함께 어머니가 요리해주신 음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건강을 생각하게 만드는가를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교육의 장이 될 것이다.

이해시키지 못하고 해라라고 강요만 한다면 하는 척하다 밖에서는 먹고 싶은 것 마음대로 먹을지도 모른다. 나만 잘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음식문화가 이어지길 원한다면 가족끼리 식사를 자주하도록 하자.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내가 어떤 생각으로 먹느냐에 따라 내가 달라질 수 있다. 후생유전학에서도 보면 식단을 바꿈으로 해서 유전자고리의 변화가 생겨 몸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내 몸을 사랑한다면, 내 가족을 사랑한다면, 내 환자를 사랑한다면 좋은 것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공유해가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그것 먹고 안 죽는다고 하지만 과연 그럴까? 나쁜 성분이 들어와서 점점 우리를 좀먹는 것을 못 느낄 뿐이다. 건강한 것도 체질이라며 유전적 허무주의에 빠지지 말고 노력에 의해 건강한 삶을 살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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