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 (7)-유창길(서울 유창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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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 (7)-유창길(서울 유창길한의원) 원장
  • 승인 2011.12.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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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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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좋은 음식보다 나쁜 음식을 피해야

본지에서 기획한 ‘한의사의 밥상’보다 훨씬 전부터 환자들의 밥상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한의사가 있다. 류마티스를 전문으로 진료하는 유창길(서울 유창길한의원) 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가 2008년도부터 개설한 블로그 ‘내사랑 류마티스(http://ra7575.blog.me)’에는 별도로 ‘류마지기의 식탁’이라는 코너가 있다. 작년부터 류마티스 환자들이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소개하자는 취지로 유 원장이 집에서 먹는 밥상메뉴들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150여 차례가 넘어섰다. 그가 올린 밥상 위의 제철음식 속에 사계절이 보인다.

“평소에 류마티스 환자분들께 올바른 음식 섭취를 강조하다 보니까, 많은 환자분들이 “그럼 원장님은 어떻게 드시고 계세요?”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제가 강조하는 음식 섭취에 대한 방법을 일상에서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 궁금해하셨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제가 실제 섭취하고 있는 밥상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렸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그의 블로그에 푸짐하게 차려진 ‘류마지기의 밥상’은 진료하는 환자들의 궁금증들을 적극 반영한 실천이다. 또 환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들로 채워진 블로그의 글들은 오랜 시간의 고민과 실천에서 나온 산물들이다.

“환우분들께서 자신을 치료하는 한의사도 식이요법에 함께 동참하고 있으니까 동질감을 느끼세요. 서로 신뢰감이 생기니, 제가 진료 때 이야기하는 것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시는 것 같아요.”

유 원장은 진료시 환자들에게 별도의 음식다이어리와 몸 컨디션을 함께 기록하게 한 후, 환자가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을 경우에는 빨간 펜으로 체크해주면서 음식지도를 하는 아주 꼼꼼한 한의사다.

조반석죽(早飯夕粥), 저염식 등으로 건강관리
류마티스 환자들을 본격적으로 진료한 지 11년째, 건강과 음식의 관계에 대해 좀더 깊이 고민하게 되면서 예전에는 정크푸드나 패스트푸드 등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자연스레 음식에 대한 기호도 서서히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꼭 지키는 식습관과 섭생노하우도 생겼다. 

“저는 조반석죽(早飯夕粥)을 꼭 지켜요. 아침식사는 충분한 양을 먹지만, 저녁식사는 소식을 해요. 저녁식사를 고량진미로 과식하게 되면 건강을 해치기 쉽기 때문에 환자분들께도 꼭 권하는 섭생방법이기도 해요.”
그는 또 저염식을 한다.
한국인의 음식문화는 다양한 재료를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몸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염분섭취를 많이 할 우려가 있다는 단점도 있어, 그는 음식에 가급적 거의 염분을 넣지 않는다. 또 양념을 많이 쓰지 않아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서 먹는다.

“기름에 굽고 튀기거나 볶은 음식은 가급적 피합니다. 기름에 조리한 음식은 우선 소화가 잘 안 되고 몸을 무겁게 해요. 피를 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서 땅콩, 아몬드, 호두, 잣 해바라기씨 등의 견과류를 통해서 지방질을 섭취하는 편이에요.”

그는 채식을 위주로 하고 육식은 거의 하지 않지만, 육류를 섭취해야 할 경우에는 지방이 없는 부위를 국 형태로 끓여서 섭취한다.

“밥은 콩이 많이 들어간 현미잡곡밥을 먹고, 제철 채소를 위주로 한 반찬이나 나물을 주로 먹어요. 저장성 음식으로는 초마늘이나 양파장아찌, 연근을 끼니마다 먹는 편이에요.”

유 원장이 평소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는 청국장인데, 맛도 좋고 먹은 후에 속도 편하면서 컨디션을 좋게 해주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는 전체적으로는 양념이나 소금간을 거의 하지 않고, 매운 음식도 거의 없는 아주 담백하고 심심한 음식을 선호한다. 간식으로는 제철과일과 견과류를 즐겨 먹는다.

류마티스에는 신선한 제철음식이 좋다
류마티스 환자들은 그에게 “류마티스에 좋은 음식, 좋은 약재는 어떤 게 있나요?”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한다고 한다.

“저는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역설적으로 대답하곤 하는데요, 꼭 어떤 특정 음식, 특정 약재를 먹으려고 하기보다는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을 잘 가려서 섭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그가 평소에 먹는 음식이 류마티스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이고 환자들에게 권하는 음식이다. 또 류마티스에 좋지않은 음식은 밀가루 음식, 육식(특히 가공육), 단 음식, 기름에 튀기거나 볶은 음식, 인스턴트 식품, 인공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들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유 원장은 현대의학에서 “류마티스는 관절의 암이다”라는 내용으로 각종 언론에 기사를 자주 내보내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관절의 암’이란 표현으로 환우분들에게 류마티스란 병에 대한 공포심을 조장하면서 초기부터 양약을 열심히 복용하라고 강조하는데,  ‘관절의 암’이라는 표현은 개인적으로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음식 섭생법 측면에서는 암과 류마티스, 둘 사이에 유사한 부분이 많아요. 류마티스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일반적인 항암식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들이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신선한 야채나 과일이 위주가 된 제철음식들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생선에 풍부한 DHA, EPA, 오메가 3 등은 류마티스관절염에 도움이 되고, 최근 연구에서는 장의 건강이 면역계와 관련성이 깊다는 것이 알려졌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요구르트의 유산균을 통해서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하는 치료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는 기사가 실린 적도 있었지요. 장에 도움이 되는 음식 역시 류마티스에 좋을 것입니다.”

유 원장은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관절 질환의 음식 섭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반석죽(早飯夕粥)을 지키는 것이고, 반드시 저녁에 소식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류마티스의 특징적인 증상 중의 하나인 관절의 조조강직 현상은, 저녁 식사량만 적게 해도 많이 줄어들고, 조반석죽(早飯夕粥)은 관절 질환에 있어서 그 어떤 약보다도 강력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식습관이 류마티스 예방에 도움
그는 또 과거에는 희귀했던 자가면역관련 질병 등이 최근 들어 발병연령과 발병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 젊은 층에서도 속속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는 자가면역질환의 발병연령 저하 및 발병인구 증가가 식생활과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긴다고 보고 있어요.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 매일매일 긴장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아가다보니, 운동은 부족하고 음식다운 음식은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는 현실 때문이에요.”

그래서 유 원장은 류마티스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당연히 알고 있지만 실천은 잘 하지 않는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이라고 했다.

“류마티스와 음식의 관계에 대해서는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양방에서는 별 상관이 없다고 했었지만, 외국에서 질병을 음식으로 치료하는 의사나 연구원들은 류마티스에 특정 음식을 반드시 피해야한다는 내용을 저서에 명시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 제철음식을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을 수 있는 좋은 조리방법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아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은 면역계에도 좋지 않습니다. 인스턴트 음식, 인공 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 등을 멀리해야합니다.”

유 원장은 음식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지만, 우려스러운 점은 방송매체를 통해서 어떤 특정 음식에 대한 내용이 방영이 되면 너도나도 그 음식이 마치 만병통치약이나 되는 것처럼 자기 몸에 맞는지의 여부도 모른채 무턱대고 섭취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환자분들은 항상 ‘어떤 음식이 좋아요?’하고 묻지만, 요즘은 올바른 먹거리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가지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보다는 나쁜 음식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류마티스관절염에 좋은 청국장과 밑반찬 

<유창길 원장의 저녁밥상>
로콜리, 양배추, 가지, 고구마줄거리, 토란, 양파장아찌, 연근, 청국장, 콩나물, 감잎차, 멸치, 현미잡곡밥, 쌈채소

<청국장 조리방법>  Tip
1. 시중에 파는 청국장은 소금을 첨가해서 몹시 짠 경우가 많은데, 소금이 들어가 있지 않은 청국장을 고르는 것이 좋다.
2. 청국장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몸에 좋은 미생물들은 열에 약하니 조리할 때 마지막에 청국장을 넣고 살짝만 끓여야 한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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