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속도에서 깊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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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속도에서 깊이로」
  • 승인 2011.12.0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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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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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스마트폰 가입자가 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일상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이르렀다. 저자는 스마트 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기의 중독성을 인식하고 현명하게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현대인은 너무 분주하게 살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세상과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우리 내면의 중요한 것을 잃었다고 말한다. 우리 사고는 디지털 네트워크가 확장될수록 외부지향적으로 되며 내면을 살피는 대신 바깥 세상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바쁜 일상에 쫓겨서 나를 잃고 사는 우리에게 깊이 있게 사고하는 법을 말하고 마음이 자유롭게 노닐 수 있는 조용하고 널찍한 공간에 대한 동경과 갈망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3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졌다. 1장은 현 세태와 문제점을 반영했고 2장에서는 일곱 명의 철학자가 주는 교훈을 중심으로 저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즉, 물리적 거리와 내적거리의 확보 중요성과 자기 성찰의 도구인 종이책을 읽기를 권한다. 또한 긍정적인 습관과 평화적 장소와 창조적인 탈출방법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스스로 의식하여 삶의 주도권을 잡고 내면의 깊이와 충만함을 얻기 위해 이들의 방법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에도 지금과 같은 때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에도 새로운 정보가 흘러넘치고 분주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삶의 틈바구니에서 창조적인 삶을 설계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 우리가 갈망하는 것을 그들도 그랬던 것이다. 이제는 시간 공간 고요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깊이다. 다시 말하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느끼고 제대로 생각하는 방법으로 깊이가 필요한 시대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200년 전 과거로 돌아가 급변하는 시대에서 남다른 방식으로 사고했던 플라톤, 세네카, 세익스피어, 구텐베르크, 벤저민 프랭클린, 소로, 맥루한 등 위대한 철학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걱정하고 군중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즉, 세상과의 거리를 고민한 플라톤과 마음의 거리를 확보하라는 세네카는 분주한 세상 한가운데서도 의식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자신의 내면을 돌보며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인쇄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는 책이라는 내적 공간에 접속하는 도구를 만들어 군중들의 내적 읽기를 통해 자기 성찰을 가능하게 했다. 오래된 도구를 사랑하라는 세익스피어는 햄릿에게 자신의 생각을 적는 테이블을 들려준다. 분주한 삶에서 질서를 창조한 벤저민 플랭클린은 절제, 침묵, 결단, 성실, 평온 등의 13가지 덕목을 주장했고 맥루한은 분주해진 마음의 온도를 낮추라고 했다. 소로는 나만의 월든 존을 만들라고 하는 아이디어 등 변화의 기로에서 남다른 생각으로 시대를 이끈 일곱 철학자들의 옛이야기들은 현대인들의 바쁜 눈과 귀의 현명한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이제 모든 연결된 것에서 잠시 벗어나 멈추고 호흡하고 생각하라. 그러면 전 세계가 당신의 마음과 함께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한다. 스마트 폰 세대에게 생각의 깊이를 넓게 해줄 수 있는 있는 내용이며 시대보다 삶 전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값 1만 5천원)

김진돈 / 서울 운제당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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