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1)-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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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1)-연재를 시작하며…
  • 승인 2011.12.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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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규

김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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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현장 소개할 터”

1992년 앳된 시절, 어설픈 한의사로 출발하여 어느덧 매너리즘에 빠져들까 두려운 나이, 불혹을 넘길 때까지 진료실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블로그(http://blog.daum. net/diettopy/)를 통하여, 그리고 한의사 통신망을 통하여 짬짬이 올리다가, 2007년 봄 라이프 매일의 요청으로 ‘에피소드가 있는 한의원’을 시작하고서 다시 한 번 정리하였습니다.

처음 이 글을 시작한 것이 저에게는 여러 가지 의도를 가진 시도였습니다.
TV를 보면 의료현장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많습니다만 한의학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항상 사극에 머물고 있으니 한의학은 엄연히 현대에 살아 있는 실용의학임에도 과거의 유산으로 치부되는듯한 현실에 항상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좀 더 다가가기 쉬운 한의학의 현장, 현재 진행형의 한의학을 소개해드리고 싶었던 것이 첫 번째 의도였습니다.

둘째, 왜곡되고 있는 한의학의 현실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최근 어느 지방 방송 프로그램에 어느 노인 침구사께서 나와 “현재 우리나라에는 침구사제도가 없어져 합법적으로 침을 맞을 수 없다. 그래서 침술이 사장되고 있다”는 주장을 거침없이 하십니다.

국민건강보험의 보험진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침술이건대 어찌 합법적으로 맞을 수 없는 진료가 되어버렸는지…. 이런 식의 정제되지 못한 왜곡이 난무한 채로 지면을, 그리고 방송을 타고 있으니 국민들도 헷갈릴 지경입니다.

그리고 잘못 알려진 한의학의 상식들을 부족하나마 교정하고 싶은 욕구가 세 번째 의도였습니다. 피를 빼면 만병통치, 눈이 떨리면 중풍, 한약을 여름에 먹으면 도로아미타불, 비오는 날 침을 맞으면 안 된다. 한의원의 한약과 시장에서 유통되는 한약의 차이 등등…. 그리고 진료실에서 듣게 되는 기상천외한 질문들….  세월이 지나면 또 다시 양산되는 새로운 속설들…. 조심스레 고쳐보고 싶었습니다.

강과 호수의 물들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한겨울 메말라 있다가 봄이 되면 촉촉하게 젖어들고, 마른 가지에 수액들로 채우니 들과 산에 초록이 들고, 장마와 태풍은 삶을 어렵게도 하지만 강과 호수를 씻기우고 한해 사용할 물들을 제공하니 어찌 필요치 않겠습니까?

한의학은 여태껏 전통이라는 말로써 사람들의 향수와 민족의식을 자극하는 얄팍한 수단으로 연명해 오진 않았는지 자성해봅니다. 아니 거기에 안주해 있었던 듯합니다.

지금 한의학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한 여러 가지 ‘~설’ ‘~설’들로 인해…. 장마와 태풍들이 고달픕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달리고 나면 새로이 천년을 살아나갈 경쟁력을 키우리라 믿습니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한의학이 아닌 전 세계의 한의학으로 우뚝 일어서 대한민국을 살찌우는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한의학이라 굳게 믿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정성껏 환자들의 숨은 고통들을 보살펴줄 수 있는 한의사가 되길 스스로 다짐해봅니다.


김 중 규 / 포항 한국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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