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5) - 의료관광과 국제 진료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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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5) - 의료관광과 국제 진료③
  • 승인 2011.12.0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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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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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세계화와 현 위기극복방안으로서 의료관광의 중요성

지난번까지 의료관광과 한의학, 국내 의료관광의 현황과 과제, 국제진료의 환자유형 및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으며, 이번에는 향후 발전방안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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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있고 차별화된 의료기술과 의료진의 확보

의료관광을 하나의 산업이라 한다면, 그 상품은 의료행위 또는 기술일 것이다.(옛부터 의술은 인술(仁術)이어야 함은 변함없는 명제이지만, 현대의 자본주의와 산업화, 무한경쟁의 시대에는 의술도 상품이라 불리는 것이 씁쓸하고 안타깝지만 별로 어색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의료가 다른 일반상품과 다른 점은 철저히 완성도가 높아야 하고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반상품은 구매 후에도(물론 번거롭고 쉽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물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이나 환불을 통해 구매 이전 상태로 환원 또는 적절한 보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의료는 소비자 자신의 건강이나 생명을 담보로 하며, 부적절한 서비스는 무엇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에 시술자 및 피시술자 모두에게 신중함을 요한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의료관광 선택시 비용, 거리보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더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고, 의료관광의 공급자 입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기술의 확보가 가장 기본적인 것임은 분명하다.

국제적 인증 (예,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국제 진료와 관련하여 국제인증인 JCI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많이 높아졌다. JCI란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의 약자로서, 80여 개국의 보건관련 조직, 정부 행정부서, 국제기구와 협력하며, 인증과 감독, 교육사업 등을 통해 환자의 안전을 증진시키고자 1994년 설립된 국제협력위원회이다.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인도, 태국보다 늦게 관심을 가졌으나 2007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최초로 인증을 받은 후 최근 수년간 인증받은 대학병원의 수가 늘고 있으며, 의원급의 외래기관도 안과, 치과를 중심으로 인증기관이 늘고 있는데, 한방의료기관은 아직 없다(http://www.jointcommissioninternational.org/JCI-Accredited-Organizations/ ).

JCI 인증은 우선적으로 환자유치에 있어 신뢰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홍보에 있어서도 인증이 없는 기관에 비해서는 우위에 있을 수 있으므로 한방의료기관도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적 홍보 강화
병원 이미지 중심의 막연하고 진부한 내용보다는 구체적인 중점 질환을 명쾌히 하는 핵심 키워드 중심의 홍보가 좋다. 외국의 예를 보면, 구체적인 시술행위와 가격, 다양한 옵션뿐만 아니라 마치 백화점처럼 특별 세일이나 쿠폰 등을 내세우는 경우도 흔히 있다. 물론 외국과 국내법은 다를 수 있으므로 우선 국내 현실에서 가능한 것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참고로 아래는 해외에서 동양의학과 관련된 의료관광을 하는 기관의 홈페이지 예시이다(이견직, Oriental Medical Tour Marketing Analysis, 2011 한국국제의료관광컨벤션 주제발표).
http://www.rafflesmedicalgroup.com/chinese-medicine/overview.aspx
http://www.bangkokhospital.com/medical-services/Complimentary-and-Alternative-Medicine-Center/
http://www.kamalaya.com/holistic-medicine-thailand.htm
http://smilethaiwellness.com/services/services_acupuncture.php
http://www.dealfind.com/london/tcmclinic

여행사 연계 및 새로운 의료관광 프로그램의 개발
최근에는 국내관광 홍보기관 등에서 주관하여 국내외 여행사 직원들이 직접 병원을 방문하는 일명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 ; 사전답사여행)의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팸투어란 일종의 신조어로서 주로 관광상품 개발이나 홍보 관련 인사들을 초청하여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분야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말한다.

가능하다면 간단한 시연이나 설명, 시술 횟수 및 성공률, 비용 등 객관적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교포 및 국내 외국인 단체 등 의료관광 수요가 잠재된 네트워크와의 연계, 해외 유관 조직 및 업체와의 MOU 체결 등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환자를 유치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여행사가 함께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진료기간 전후 일정을 이용한 일반관광 또는 스파 등의 건강관련 패키지 개발 등 수요자 중심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환자유치에서부터 귀국 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의료관광은 해당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여행사 항공 숙박 운송 관광업계 관련 행정부서 등 매우 다양한 관련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연계가 중요한데, 상호 충분한 이해와 윈-윈(Win-Win)의 사고방식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제 진료 환경 구축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진료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언어 및 의사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어 일어 등은 의료인이 직접 통역 없이 진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진료실 이외에 검사나 수납 등 병원 내 모든 절차에서 의사소통이 가능한 시스템이 준비되어야 한다.

또한 지역별 문화적 차이도 고려해야 하는데, 대체로 외국인들은 내국인보다 프라이버시 등을 중시하여 동일 진료실이나 치료실 내에서 다른 환자를 함께 대기 또는 치료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의료분쟁 발생을 대비한 고려
의료관광이 일반관광과 다른 특수성 중 하나가 의료분쟁이며, 이는 치료를 잘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한의학적 치료의 경우 대체로 치료 후유증이나 사후 관리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단 한 건이라도 의료관광객에게 의료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또는 귀국 후 후유증 발생에 대한 문제제기시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책은 사전에 고려되어 있어야 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여행자 보험 등과 연관된 진료도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보다 철저한 진료기록 작성 및 신중한 소견서/진단서 작성이 필요하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한국 국제의료관광 컨벤션(http://kimtc.or.kr/)은 한방의료관광 특별전으로서 “Harmony & Healing”이라는 멋진 슬로건 아래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의미 있는 행사였는데, 아직은 한방의료기관들은 일부 앞서가는 극소수의 기관들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막연한 관심은 있지만 지켜보고 있는 듯 참여가 기대보다는 저조하였다.
의료관광 및 국제진료는 한의학의 세계화라는 대명제와 현 한의계의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안으로서 전 한의계가 보다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자세로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본 의료관광 칼럼은 필자의 ‘한국 의료관광 및 국제 진료의 현황과 발전 방안’(경희의학. 25(2):2009:43-9)중에서 발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상훈
경희대 한의대 침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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