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특수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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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특수본
  • 승인 2011.1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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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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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심리묘사에 숨겨진 반전

 

감독 : 황병국
출연 : 엄태웅, 주원, 정진영, 성동일, 김정태

최근, 일요일 저녁 안방극장을 책임지는 두 남자들이 있다. 바로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출연하는 엄태웅과 주말 연속극 ‘오작교 형제들’에 출연하는 주원이 있는데 이들이 ‘특수본’이라는 영화에서 만나 초겨울 극장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

워낙 두 사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고, 인상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각인되고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 효과가 생기게 될 것인지 짐짓 궁금해진다.

한번 문 사건은 절대 놓치지 않는 동물적 감각의 강력계 형사 성범(엄태웅)은 잠복근무 중, 잔인하게 살해된 동료경찰의 살인사건을 접수한다.

본능적으로 단순 사건이 아님을 직감한 성범과 경찰청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고, FBI출신 범죄분석관 호룡(주원)을 성범의 파트너로 배치한다. 수사망이 좁혀질수록 언제나 한발 앞서 현장에서 빠져 나가는 용의자, 그리고 용의자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경찰 수뇌부의 일방적 지시까지 사건을 파헤칠수록 내부에 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지된다.

‘특수본’은 특별수사본부의 줄임말로서 제목 그대로 경찰 영화이다. 그러나 이미 ‘투캅스’와 같이 성향이 정반대인 경찰들이 파트너로서 한 팀을 이루어 티격태격 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영화들이 즐비하게 나왔었기 때문에 ‘특수본’ 역시 기존 영화들과는 그리 큰 차별성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며 그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존 경찰 영화들과의 차별성을 두려고 한다. 특히 지난 ‘1박 2일 - 명품 조연 특집’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었던 성동일과 김정태가 출연하고, 명품 연기의 대가인 정진영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특수본’이라는 영화가 단순히 두 형사의 버디무비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여기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범인에 대한 반전 미스터리를 조합시키며 관객들을 극 속으로 몰입시킨다.

그러나 ‘특수본’은 영화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화려한 캐스팅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려 했지만 욕심만 앞선 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면서 범인에 대한 반전은 관객들이 미리 예측 가능하게 만들며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잃게 한다.

좀 더 디테일한 이야기 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관객들이 숨쉴 틈 없이 진행되는 영상과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을 보여주고, 경찰 내부 비리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등 이전 경찰 영화들보다 진일보한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개봉했던 ‘부당거래’에서 단역이었지만 국선변호사 역할로 깊은 인상을 주었던 황병국 감독의 연출작인 ‘특수본’은 예능에서 순둥이 같은 성격을 보여주고 있지만 영화에서는 강한 포스를 보여주는 엄태웅의 연기를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득이’가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특수본’이 어떠한 역할을 해 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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