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대책에 한방 여전히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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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대책에 한방 여전히 빠져
  • 승인 2003.05.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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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언론, 한의협 사스대책 외면


한의계가 드디어 사스 대처방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414호 해설/칼럼란 자료 참조>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국립의료원 한방진료부, 동의과학연구소, 우리 한약재 되살리기 운동본부 등 5개 단체는 지난달 24일 한의협 회의실에서 사스(SARS) 관련 대책을 위한 모임을 갖고 ‘사스는 유행성 독감과 비슷한 새로운 형태의 온역(溫疫)으로 한의학을 통해 예방대처가 가능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정리된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언론사에 배포했다.

5개 단체는 중국 사스 예방 처방을 한의학적으로 분석한 뒤 국민 생활건강 지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 건강생활 지침 중에는 정기를 유지하여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울 것, 외출 후에는 소금물로 입안을 행굴 것, 체질에 맞는 한방차를 마셔서 몸의 원기를 증대시킬 것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5개 단체는 예방뿐만 아니라 일선 한의사들이 환자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기본방도 공개했다. 온병 중 春溫病에 해당하는 사스의 치법은 氣分證과 營分證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단계별로 세부 치법으로 나누어 총 8개의 처방을 제시했다.

아울러 대한한의학회는 북경 중의대 및 중의연구원에 공동연구를 제안, 중국측이 합의함에 따라 조만간 연구진을 북경에 파견키로 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공표할 때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없는 것은 아니다.

모 한의사는 “아무리 급하다 해도 치료효과를 객관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의료인으로서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냐”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5개 단체 관계자들은 “한의계 내부적으로 동물실험을 하는 등 효과입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역사적으로 검증된 바 있으므로 지금은 굳이 동물실험을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도 자료가 나간 뒤 일간지에서 외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발표된 사스 종합관리대책에도 한의계가 누락돼 당초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염성질환에 대한 한의계의 처방 공표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발표 자체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의계 내에서도 사스 사건을 계기로 한의계가 외감성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주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한 관계자는 “비단 사스뿐만 아니라 해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독감 등 외감성질환에 한의계가 적극 대응하려면 이번 기회에 치료방법과 대국민 홍보방향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상설 연구조직의 구성, 한방병원 전문 과의 신설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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