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3) - 의료관광과 국제 진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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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3) - 의료관광과 국제 진료①
  • 승인 2011.11.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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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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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및 문화관광으로서의 한의 의료관광은 잠재된 가능성 높아

21세기는 인터넷과 교통의 발달로 ‘지구촌’ 또는 ‘글로벌 시대’가 되었으며, 의료분야도 국경을 넘어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시대가 되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의료관광은 이미 중요한 대세이며, 정부도 2009년 5월 1일부터 개정 의료법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 유치 및 알선 행위를 허용하였고, 여러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적 특성을 살린 의료관광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한의계 역시 수년 전부터 새로운 의료영역의 개척으로서 의료관광 및 국제진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필자가 근무하는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은 일찍이 2002년부터 국제 진료실을 설치하여 국제화시대에 대비하여 왔으며, 그동안의 국제 진료 경험 및 자료들을 바탕으로 의료관광 과 국제진료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2009년 5월 18~21일 일본 나고야와 도쿄에서 서울시와 서울관광마케팅(주)이 개최한 서울관광설명회에 참가하여 한방병원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병원을 스스로 찾아오는 환자를 치료하는 입장에서 직접 해외에서 환자를 유치하는 입장이 되어본 낯설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의료관광과 한의학
의료관광은 의료서비스와 관광 활동이 연계된 새로운 산업 형태로서, 치료 및 수술의 비중이 높은 Medical Travel과 건강검진 및 간단한 치료수준의 Health / Wellness Tour, 피부 관리 개념의 Medical Skin Care Tour의 개념으로 분류하기도 하며(한국관광공사, 2008), 기타 다양한 유사 용어들이 있는데, 모두 의료와 관광의 결합이라는 개념은 동일하며, 다만 의료와 관광의 상대적 비중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 싱가포르 인도 등이 선발주자로, 주로 치료중심의 의료관광이지만, 전통의학과 연계한 웰빙, 웰니스 투어 등 다양한 종류의 의료관광도 시행되고 있는데, 특히, 인도는 자국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요가와 관광 명소인 타지마할 방문을 결합하여, 치료 명상 및 관광의 시너지효과를 유도하는 인도 고유의 의료관광 상품도 있다(손수진, 2009).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전통의학 분야에 우수한 인재와 진료, 교육, 연구를 위한 체계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의료관광의 한 분야로서 한의학에 대한 연구가 아직 많이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기존의 의학과 차별되는 의료형태로서의 특성과 잠재력은 크다고 볼 수 있다.
한의학은 인체 및 질환에 대한 해석 및 치료법이 서양의학적 관점과 다르기 때문에, 특히 기능성 질환 및 중장년 이상의 양생 등에 대한 상담 및 관리는 다른 문화권의 방문객들에게는 치료의 개념뿐만 아니라 일종의 문화로서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관광객들에게도 독특하고 새로운 치료체계의 체험 및 학습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전문수술이나 건강검진 중심의 의료관광과는 차별화되는 문화관광으로서의 한의의료관광이 보다 넓은 시장을 품어 안을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와도 상통한다. 특히 허준, 대장금 등의 한의학 관련 드라마의 해외에서의 높은 시청률과 최근 K-Pop 열풍 등의 한류(韓流)는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국내 의료관광의 현황
외국인 환자에 대한 병원 알선이 허용되면서 여러 의료기관 및 관광업계는 직접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해 국내외 의료관광 박람회의 참가, 해외 여행사 관계자의 국내 초청 설명회 개최 등에 나서고 있다. 한의계의 경우는 비용이나 인력 등의 문제로 아직 소수의 한방병원만이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한의원들도 좀 더 정보를 찾아본다면 개별 홍보 또는 연합하여 홍보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고 본다.
다만 어떤 형태이든지 홍보는 경쟁력 있는 상품의 질을 먼저 갖춘 상태에서 알리는 것이어야 하며, 내실없는 과장된 홍보는 결국 본인뿐만 아니라 동종업계 모두에게 직접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의료관광지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속성은 거리나 비용이 아닌 의료서비스의 질이며, 다음으로 의료시설의 현대화, 안전, 여행비용의 적절성, 자연경관, 의료관광 프로그램의 다양화 정도, 음식의 맛, 거리, 기후 등의 순으로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듯이(황여임, 2005), 의료관광 프로그램은 외국 방문의 비용이나 번거로움을 넘어서는 명분이 있는 뚜렷이 차별화된 특정 핵심 분야를 집중 개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2008년 한국관광공사의 자료에 의하면, 의료서비스의 한국 선택의 이유는 한방진료는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중시하였고, 건강검진은 ‘이용 편리성’을 가장 중시하였으며, 의료 서비스 이용시 중요 고려사항으로 한방진료는 ‘커뮤니케이션’, 건강검진은 ‘이용의 편리성’, Medical Skin Care는 비용을 중시하고 있음은 주지할 사항이다.
국적별 특징으로는 일본관광객의 경우, 한방진료와 스킨케어 등 피부과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반면, 타 국적 관광객의 경우 건강검진 및 중증치료 이용을 위한 방문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서, 세밀하게는 국가별 특성도 고려한 전문 치료 프로그램의 개발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의료관광의 과제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의 문제점으로는 국내 병원의 낮은 인지도, 복잡한 출입국 절차, 항공사의 의료장비 및 환자 이송의 협조, 의료와 연계된 여행, 숙박 상품 및 경험의 부재, 외국인을 위한 응급 의료시스템 부재, 병원비 지불 시스템 및 보험 청구 인식부족, 미흡한 병원 내 국제진료 환경, 의료진의 언어능력 및 환자 중심의 서비스 마인드 등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데(전병윤, 2006), 대부분은 개별 의료기관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부 및 관련 기관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한편, 초기에는 환자 유치 및 알선과 관련한 의료기관과 유치업체 간의 수수료 문제, 비슷한 의료관광 관련 단체들의 우후죽순적 발생, 기관들 간의 중복성 이벤트 등이 있었는데, 보다 장기적인 시각과 비전을 갖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국 고유의 의료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 진료 환자의 유형은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편의상으로 구분하면 크게 다음과 같다.

국내 거주 외국인 - 언어 소통 이외에는 대체로 내국인에 준하여 진료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직장 및 입국 형태에 따라 의료보험 혜택을 지원 받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으며, 언어와 보험 등의 차이 이외에는 대체로 내국인에 준하여 진료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로 침 치료에 대한 이해는 비교적 높은 편이나, 한약 등의 복용은 익숙하지 않다. 의료진의 권고나 주의사항 등을 철저히 잘 지키며, 침 치료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지만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아 치료 반응은 좋은 편이다.

해외 교민 -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용, 한방에 대한 인식 높아
해외 교민은 거주 국가의 의료특성 및 의료비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건강검진 및 수술, 한의학, 치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예를 들어, 미국은 고가의 진료비 때문에 많은 검사나 특정 수술의 경우 한국에서 검사나 시술을 받는 것이 항공료와 숙박비 등 체류비용을 고려하더라도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아, 친지방문 등을 겸하여 의료관광 일정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고, 학생들은 방학기간을 이용하는 경향이 많다.

의료관광 또는 치료목적 입국자 - 한의학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필요
한국의료관광 경험자 140명에 대한 설문조사(한국관광공사, 2008)에서 현재 이용 중인 의료서비스의 사전 계획 여부에 대해 방문 전에 의료서비스 이용을 계획한 경우는 67.1%였는데, 이중 세부적으로 볼 때 건강검진은 100%인데 반해, 한방진료는 사전 계획이 30%로서 낮은 결과가 나와 한의학에 대한 사전 인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필요가 있다. <계속>

<참고문헌>
●  한국관광공사. 의료 관광 마케팅 조사. 서울: 한
 국관광공사. 2008.
●  손수진. 의료관광 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
 구. 문명연지. 2009;22:9-35.
●  황여임. 한국 의료관광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에 관한 연구 - 외국인 관광객 유치 중심.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2005.
●  전병윤.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한 시스템구축. 의
 료관광현황과 활성화방안 세미나. 2006.

* 본 의료관광 칼럼은 필자의 ‘한국 의료관광 및 국제 진료의 현황과 발전 방안’(경희의학. 25(2):2009:43-9)중에서 발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상훈
경희대 한의대 침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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