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 「완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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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 「완득이」
  • 승인 2011.10.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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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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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멘토는 가까이에…

 

최근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단순히 서바이벌 형태로 진행되기 보다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가자들에게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기량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멘토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원래 멘토(mentor)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람의 이름이다. 오디세우스 왕이 트로이 전쟁에 나가며 절친한 친구였던 멘토에게 자신의 아들 교육을 부탁했고, 멘토는 10여 년 동안 왕자가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지도했다.

그 이후 한 분야에 경험이 많은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멘토라 지칭하여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로 쉽게 풀어쓴다면 ‘스승’으로서,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멘토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자신에게 적절한 멘토링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는가를 생각해봤을 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만큼 요즘 같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세상에서 남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의미여서 참으로 안타깝다. 아마 그로인해 오디션 프로그램의 멘토들을 보면서 존경심을 느끼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유아인)는 꿈도 희망도 없이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그의 곁에는 옆집 옥탑방에 살면서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면서 밤낮없이 자신을 불러대는 동주 선생님(김윤석)이 있다.

동주 선생님은 완득에게 무한한 관심을 가지며 완득이가 학교에서는 숨기고 싶어하는 가족사와 사생활을 폭로하여 창피하게 만들고, 집에 오면 학교에서 수급 받은 햇반마저 탈취하는 행각 등으로 완득을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 날,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던 친엄마를 만나 보라는 동주의 넓은 오지랖에 완득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가출을 계획한다.

김려령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인 동명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완득이’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서로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선생님과 제자의 이야기이다.

내세울 것 없는 완득이는 세상에 나서기보다는 숨으려고만 하고, 이를 안타까워 한 선생님은 ‘얌마, 도완득’을 외치며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인도해 준다. 여타의 영화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선생님과 제자와의 관계일 수도 있지만 ‘완득이’에서는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생의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또한 영화 촬영 당시에 동주 선생님 역할을 한 김윤석이 완득이 역할의 유아인에게 연기 멘토링을 해주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 때문인지 몰라도 두 사람의 연기는 매우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그 역할들을 소화해 내고 있다.

‘완득이’는 결코 현재의 삶에 지치지 않고, 꿈과 희망이 가득한 미래를 내다보며 달려가고 있는 영화답게 영화 속 인물들도 비록 풍족하지 않은 살림들이지만 따뜻한 모습과 웃음으로 표현되면서 관객들에게 훈훈한 미소를 전하고 있다. 쌀쌀해지는 가을 날씨에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있다는 생각이 들 때 ‘완득이’를 감상하고, 인생의 멘토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단, 내 인생의 멘토는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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