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2) - 해외 연자 초청 매뉴얼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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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2) - 해외 연자 초청 매뉴얼②
  • 승인 2011.10.2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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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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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녹음 및 녹화는 반드시 사전 동의 받아야

 

경희대 한의대 침구학 교수

2. 섭외 후 사전 정보 제공 및 협의

2.1. 숙소
숙소의 정확한 위치 및 공항에서의 교통편 등을 시간적으로 여유 있게 미리 상세히 알려주어야 한다. 호텔 이름이나 주소만 제공하기 보다는 호텔 영문 웹사이트의 안내문을 링크해 주면 교통 및 여러 주변정보를 얻을 수도 있으므로 더 유용한 경우가 많다.

2.2 교통편
현지 여행의 첫 인상은 공항에서 시작되고, 첫 여정 역시 공항에서 숙소까지의 길이다. 가능하다면, 공항 픽업을 해주면 제일 좋고, 어렵다면 대중교통 및 택시 등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해주어야 한다. 그냥 글로만 어디에서 몇 번을 타라고 하기 보다는 공항지도를 이용하여 정확한 탑승 위치를 안내해 주자. 

홍콩에서 개최된 국제회의 초청시 공항에서 셔틀 타는 곳까지의 안내장. 이렇게 친절히 약도를 제공해 주면, 현지에서 길 찾기가 훨씬 수월하여 편안한 첫 출발을 할 수 있다.

2.3. 지원 범위와 비용 안내
강사료를 포함한 지원 비용은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미리 협의를 해야 한다. 흔히 왕복 항공권과 강사료 지원은 생각하는데, 공항-호텔 등 교통비, 방문 기간 중 식사 등은 명료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주최 측은 강사료에 이러한 비용이 다 포함된 것으로 생각하고, 초청자는 별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전에 명확하게 공지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예방할 수 있다.

2.4. 강연시 필요한 물품 확인
요즘의 발표는 거의 대부분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진행되지만, 의학 관련 워크숍의 경우는 시술용 침대나 기타 도구들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경우도 있고, 연자에 따라서는 칠판이나 OHP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애플 노트북의 경우에는 빔 프로젝터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하다.(대부분 본인이 준비하지만, 잊고 오는 경우도 종종 본다.)

주최 측 노트북과 연자 발표 파일의 프로그램 버전이 맞지 않아 글씨나 디자인이 깨지는 경우도 흔히 있다. 이는 연자의 책임도 있겠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주최 측이 반드시 하루 전이나 적어도 몇 시간 전에는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레이저 포인터와 원격프리젠터라고 하는 리모컨도 1개 정도는 더 여유 있게 준비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Letter of Agreement. 사전에 숙박, 식사, 강사료, 강의준비물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서명을 하는 양식이다. 소규모 초청 세미나는 이 정도까지는 필요 없을 수 있지만, 대규모 학술대회인 경우는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2.5. 저작권 - 발표 자료, 녹음, 녹화 등의 사전 동의
주최 측이 발표자에게 사전에 강연자료 등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용도 및 자료집 게재 여부 및 범위 등에 대해 저자의 동의를 메일이나 동의서 등을 통해 받는 것이 좋다. 대체로 자료집 게재 정도는 이해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민감한 경우가 있어서, 발표 당일에 본인의 노트북을 가져와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강연의 녹음 및 녹화는 반드시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외국의 경우 강의내용을 CD 또는 인터넷으로 동영상강좌로 유포 또는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강연내용에 대해서도 저작권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일정 규모 이상의 큰 학술대회들은 연자와의 일종의 계약서(Contract)가 있어서, 위와 같은 것에 대해 사전에 명확히 공지하고, 서명을 받는 경우가 많다.

3. 식사

비교적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대부분의 외국인 학자는 해외에서 그 나라의 문화와 음식을 체험하고자 한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식을 대접하는 것은 괜찮다. 다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외국에는 국내보다 채식주의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외국 항공사의 경우 예약시 채식의 옵션이 있을 정도이고, 특히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은 고학력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주최자 입장에서는 좋은 것을 대접한다고 사전확인 없이 갈비나 불고기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채식주의자인 것을 식당에 가서야 알게 된다면 당혹스런 일이다. 초청 연자가 많은 학술대회라면 일정 중 매 식사 참여 여부를 사전에 확인한다면, 주최 측이나 연자 모두 예약 및 일정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한 가지 식사관련 주의사항은 바닥에 앉는 회식자리보다는 테이블이 있는 곳을 섭외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통 아시아권 사람들은 좌식에 익숙하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식당은 테이블로 되어 있어 좌식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요리가 아무리 맛있어도 자세가 불편하면, 적어도 1시간 이상 걸리는 회식자리가 손님에게는 ‘고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좌식에 익숙한 경우에도 여성의 경우 자세 관리에 불편함을 주기 쉽다. 식사 종류와 자리 등을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회식자리는 즐겁고 편안한 소통의 장이 될 것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해외 연자 초청은 초청하는 주최 측이나 초청을 받는 사람이나 모두 간단한 일은 아니다. 여러 가지로 많은 부담이 있으면서도 점차 더 활발해 지는 것은 지식교류 뿐만아니라, 전문 관련 분야의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이유도 있다고 본다.

특히, 한의학분야는 알고 보면, 다른 학문분야에 비해 굉장히 좁고 친밀한 네트워크이다. 아는 외국 학자 중에는 80년대에 동양의학에 관심이 많아 한국을 방문했었는데, 언어소통의 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서운한 점이 많았다고 솔직히 말해 주신 분들도 있었다. 그 때에 비하면 이제는 국제화에 대한 인식도 많이 높아졌고, 상기와 같은 내용들을 참고하여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우수한 한국 한의학이 세계 속에 더 잘 자리매김하리라 기대한다.

이상훈 / 경희대 한의대 침구학 교수

 

<필자 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학교실 부교수, 경희대학교 국제한의학교육원 교학부장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임상연구원 및 전임교원 역임
미국 침술자격(NCCAOM) 및 메릴랜드주 침술면허
WHO 전통의학 국제분류 기술자문위원
미국(AAMA, AAAOM), 독일(DAGFA), 일본(JSAM) 등 다수의 해외학회 초청 강연
영국 Oxford 대학 eCAM 편집위원 역임
대한한의사협회 국제위원회 위원, 대한침구학회 국제홍보이사

<대표 저서>
Integrative Gastroenterology(2011년, Oxford University Press)
Integrative Oncology(2008년, Humana Press)
Saam Five Element Acupuncture(2009년, 영문판) 외 국내외 논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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