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증의 현대적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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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의 현대적 의의?
  • 승인 2011.10.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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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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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5)

 

2007년 중국의 9개 의료기관에서 500명이 넘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중의치료군(TCM)과 양의치료군(WM)으로 나뉘어 전자는 뇌공등 추출물과 익신견비환을, 후자는 diclofenac, methotrexate, sulfasalazine을 처방받아 24주간 복용하면서 치료 직전, 그리고 12주, 24주에 치료효과를 평가하였다. 이와 더불어 치료 직전 중의학 이론 상 류머티즘 관절염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는 증상 18가지(관절압통, 관절종창 등 관절 증상 5가지와 구갈, 현훈 등 전신 증상 13가지)에 대한 설문도 작성하였다.

중의치료군은 199명, 양의치료군은 197명이 남아서 분석에 포함되었고, 12주까지는 양 군간 치료효과에 차이가 없었으나, 24주 후 양의치료군이 중의치료군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이에 대해 저자들은 baseline characteristics의 차이가 그 원인일 수 있다고 고찰하고 있다.

 

 

그리고 중의학 변증개념을 적용한 18가지 증상에 대한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중의치료군과 양의치료군 각각 호전도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되는 6가지 증상을 logistic regression을 통해 고르고, maximum likelihood estimates를 통해 그 증상별로 odds ratio(OR)를 나타냈다. 간단히 설명해서, “어떤 증상이 있으면 / 혹은 없으면 호전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가”에 대한 분석인데, Table6을 보면, p-value가 0.05 미만인 증상으로 관절압통 구갈 현훈이 있고, 그 중 관절압통과 구갈은 OR이 1보다 높으나, 현훈은 OR이 1보다 낮아서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양의치료군 중 관절압통과 구갈은 있고 현훈은 없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서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table7에서는 “중의치료군 중 관절동통과 관절압통은 있으면서 굴신불리와 야뇨다(夜尿多)가 없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음해인 2008년에는 동일한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색다른 분석 하나를 추가하여 논문을 발표하는데,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을 이용하여 18개의 증상을 4가지 범주로 구분 (symptom combination 1~4), 좀 더 변증에 가까운 해석을 보여준다.

중의치료군과 양의치료군을 두고 factor loading을 이용, 각 symptom combination의 성질을 많이 가진 사람과 적게 가진 사람으로 나눴을 때, 두 군 간에 치료효과가 차이가 난다면, 그런 구분(확대 해석하자면 변증)이 치료효과의 예측변수가 되어줄 것이라고 저자들은 판단한다.

table4를 보면, 중의치료군에서는 symptom combination 3(허증과 비슷함)의 특성을 많이 가진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호전도가 낮으므로 (p<0.05), 요슬산연, 정신피핍, 현훈, 지체곤중, 야뇨다(夜尿多), 지체마목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뇌공등과 익신견비환을 쓰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또 양의치료군에서는 symptom combination 2 (한증과 비슷함)의 특성을 많이 가진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호전도가 높으므로 (p<0.05), 관절파냉(關節 冷), 수족불온, 외한(畏寒)의 증상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diclofenac, methotrexate, sulfasalazine을 복용시키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필진의견>

최근 변증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이 한의학계의 화두인 듯하여, 변증의 특성을 고려하는 혹은 현대적으로 해석할 기회를 제공하는 연구 논문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실은 어떻게 보면 이 논문은 허점이 많습니다. 우선 환자 수 계산이 매번 틀려서(이후 다른 두 논문에 똑같은 방식으로 틀림) 489명과 469명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연구방법에서도, 이미 양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기존의 약 복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한약을 주는 것인지, 양약을 유지하면서 한약복용을 병행하는 것인지, 만일 병행하는 것이라면 diclofenac, methotrexate, sulfasalazine 또한 기존 약에 병행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미흡합니다.

만일 갑자기 기존의 약을 중단하고 한약을 복용시킨 것이라면, 연구윤리적으로도 논란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양약을 갑자기 중단한 것으로 인한 반발로 증상이 심해져 결과에 영향을 끼쳤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중의학 이론에 따른 18개 증상 역시 치료 후 변화를 기록했다면, ACR (American College of Rheumato logy) 수치로 평가한 호전도와 가장 비례해서 변화한 증상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논문을 소개하는 까닭은, 변증개념을 포함한 연구를 계획할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자들은 고찰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를 군집분석을 통해 증상에 따라 분류한 논문(Guthrie E, 2003)을 인용, 다른 군집에 속해 있는 환자는 병기도 다를 것이므로 치료에 대한 접근도 달라야 할 것이라 주장하면서, 중의학의 변증 개념이 더 나은 치료 효과를 담보하기 위한 예측변수로서 어떤 기여를 할지 알아보고자 이러한 분석을 행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자들의 다른 논문을 보면, 고혈압 협심증 등의 유형을 구분할 수 있는, 그래서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변수들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그 예측변수에 증상/증후군뿐만 아니라 설진, 혈액검사결과, T-cell이나 immunoglobulin 등을 모두 포함시키고 있는데, 굳이 중의학 이론을 고집하지 않는 것 같아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것이 인체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길이고, 한의학이 현대에 줄 수 있는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에서 행해졌던 임상연구들 중에서 변증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연구자료가 양호하게 보존되어 있다면 당장이라도 이 논문과 비슷한 방식의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변증의 유용성이 검증 받을 수 있길 바랍니다.

연구동향팀

원제 : He, Y., Lu, A., Zha, Y., Yan, X., Song, Y., Zeng, S., Liu, W., Zhu, W., Su, L., Feng, X., Qian, X., Lu, C. Correlations between symptoms as assessed in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TCM) and ACR20 efficacy response: A comparison study in 396 patients with rheumatoid arthritis treated with TCM or Western medicine. Journal of Clinical Rheumatology, 2007; 13 (6), pp. 317-321.

He, Y., Lu, A., Lu, C., Zha, Y., Yan, X., Song, Y., Zeng, S., Liu, W., Zhu, W., Su, L., Feng, X., Qian, X., Tsang, I. Symptom combinations assessed in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and its predictive role in ACR20 efficacy response in rheumatoid arthritis. American Journal of Chinese Medicine, 2008; 36 (4), pp. 675-683.

출처 : Journal of Clinical Rheumatology, 2007; 13 (6), pp. 317-321 American Journal of Chinese Medicine, 2008; 36 (4), pp. 675-683

링크:

http://journals.lww.com/jclinrheum/pages/articleviewer.aspx?year=2007&issue=12000&article=00004&type=abstract

http://www.worldscinet.com/ajcm/36/3604/S0192415X080061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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