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 한의학 어플리케이션 ‘한의틔움’ 개발자 정원모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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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 | 한의학 어플리케이션 ‘한의틔움’ 개발자 정원모 학생
  • 승인 2011.10.1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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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훈 기자

석병훈 기자

huni@http://


“한의학 공부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하세요”

 

서적 원문, 각종 그림·사진자료 찾아보기 쉽게 구성

의학카테고리 무료 어플 부분에서 단박에 1위 등극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한의틔움’을 들어보았는가? 지난달 출시된 한의학 어플리케이션이다. 한의학 관련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지만, 놀라운 건 이 어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전문 개발자가 아닌 경희대 한의대 06학번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공부하기도 바쁠텐데 학생들이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했음은 놀랍고도 궁금한 이야기다. 이에 한의틔움 어플리케이션 개발팀 중 경희대 한의대 본과 4학년 정원모 학생<사진>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았다.

1월부터 개발 착수, 8개월 만에 결실 맺어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폰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한의틔움’은 한의학 서적 원문과 본초, 경혈, 처방 등의 콘텐츠를 담고 있다. 작년 이맘때쯤 정원모 학생은 졸업작품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때 영감을 얻은 것이 바로 ‘인삼’이라는 한의학 프로그램이었다. “보통 졸업작품으로 한의계에 도움이 되는 강의록이나 번역작품 등을 만드는데, 전 04학번 선배님들이 만드신 한의학에 쓰이는 본초들에 대해 체계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보고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렇게 정원모 학생은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8개월. 그는 드디어 땀의 결실을 맺었다.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배워가면서 작업

한의틔움은 언제 어디서나 한의학 원문으로 공부를 할 수 있으며, 도감 등을 통해 본초, 경혈 등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어플리케이션 원문 속에 등장하는 한자들의 뜻, 예시, 코멘트를 정리한 한의학 한자사전도 수록하고 있다. “한의계 사람들이 간단하게 참고할 수 있는 본초나 경혈데이터를 한 번에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사전식으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정원모 학생을 비롯한 개발팀은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같이 방향성을 정하고 진행계획을 토의하고 결정했다. 그는 “데이터베이스를 가공하는 것이 가장 큰 작업이었고, 한의학 기본 원서에 쓰인 한자들의 기본적인 예문을 찾고 해석하고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코멘트를 다는 한자사전 작업에는 06 학번 전체가 참여 했습니다”라며, “아이폰 프로그래밍은 제가 전적으로 맡아서 작업했고, 안드로이드 버전은 신수귀 학우가 작업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프로그래밍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프로그래밍을 독학으로 시작했다. 책과 인터넷을 주로 찾아보고 모르는 것이 생기면 친구의 친구까지 동원해 배웠다.

일반 e-book의 형식과 차별화

‘한의틔움’ 한의학 원문은 스마트폰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챕터 혹은 조문별로 나누어 있으며, 경혈도감과 본초도감의 경우 본초사진과 경혈사진 등 각각의 간단한 정보를 수록하였고 원문 도감 등에 대한 검색기능을 갖추고 있다. 정원모 학생이 직접 밝히는 한의틔움의 특징은 원서들이나 본초자료 같은 경우, 최대한 찾아보기 쉽도록 작업했다는 것. “일반적인 e-book은 페이지 별로 넘기는 형식이에요. 하지만 한의학 서적은 이런 형식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화면 크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에 적합하도록 원서들을 의미별로 잘랐다는

정원모 학생. 그는 “처음에는 이 원서를 어떤 기준으로 얼마만큼 잘라야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라며, “최대한 검색이 용이하도록 만들었어요. 한글 검색은 물론이고 한자를 통한 검색까지 가능하도록 노력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원모 학생은 “사실 기획 시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기능을 넣고자 했어요. 예를 들어 사람들이 원서의 한 부분에 대해 댓글을 남기고 자기가 공부하는 부분에 대해 밑줄을 긋는 기능 등을 넣고 싶었는데, 개발을 하다 보니 한계에 부딪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정원모 학생은 그냥 텍스트만 보여지는 것이 아닌 웹페이지처럼 최대한 원문의 특성에 맞게 꾸미고자 했다. 사상의학인 경우 태양인, 소음인 별로 색을 다르게 한다든가 원서를 최대한 보기 편하게 가공했다. 한의틔움은 (주)옴니허브로부터 본초사진을 받았고, 학과교수들의 도움을 받는 등 주변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다. “어플리케이션 첫 화면도 사촌 형수님께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해서 받은 것이에요.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많은 이에게 도움 되는 것만으로 만족

한의학 어플리케이션 ‘한의틔움’ 개발자 정원모 학생한의틔움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보완할 계획이다. 정원모 학생은 “출시 후 많은 분들이 좋은 글을 남겨주셨어요. 참신해서 좋다는 격려 메일도 많이 옵니다”라고 밝혔다. 의학카테고리 무료 어플 부분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는 그의 수줍은 고백에 현재 한의틔움은 2천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반응이 좋으면 어플리케이션의 유료화를 생각하거나 광고를 받을 수 있을 터. 하지만 정원모 학생은 “어플리케이션 개발 시 크게 비용이 소모된 부분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굳이 유료화 계획은 없습니다. 고생해서 만든 만큼 최대한 많은 분들이 사용했으면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혹시 한의학 출판사 쪽에서 광고를 싣는 대신 해석을 사용해도 좋다고 하면 콘텐츠 강화 측면에서 감안하고 있다”고 했다. 정원모 학생은 “사용법을 잘 읽어보고 사용하길 권합니다”라며, “예를 들어 원문화면을 누르면 바로 한자사전으로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어요. 또한 아이폰으로 중국어 번체 필기 키보드를 추가하면 검색할 시 중국어를 직접 그려서 한자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대중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한의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파

앞으로 한의틔움은 버그를 수정하고 원문을 좀 더 보기 편하게 수정하고 더 많은 자료를 추가하는 등의 업데이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원모 학생은 “한의틔움 외에 한의계에 도움이 되는 어플리케이션을 더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한의틔움은 한의계 사람들만을 위한 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이후에는 한의학이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측면에서 개발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작업을 하면서 한의학도 다양한 방면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정원모 학생은 끝으로 “스티브 잡스가 오늘 사망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말하길 진로를 결정하는 데 있어 즐거워하고 푹 빠지고 싶은 일을 선택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앞으로 의무감에 사로 잡혀서 하는 일이 아닌 나의 일을 즐기며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기자가 정원모 학생을 만난 10월 6일은 전 애플 사 CEO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날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인터뷰 내내 기분이 묘했다. 장차 한의계를 짊어질 한 학생을 인터뷰하며 그의 재능과 열정을 확인했다. 그래서 더욱 앞으로 그의 성장이 기대됐다. 그의 눈에서 기자는 한의계의 미래를 보았다. 석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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