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중 의약품(12) 무통분만을 위한 마취제 펜타닐
상태바
모유수유 중 의약품(12) 무통분만을 위한 마취제 펜타닐
  • 승인 2011.10.06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영

조선영

contributor@http://


고용량 사용시 아기의 중추신경계에 작용

고용량 사용시 아기의 중추신경계에 작용
아기가 젖을 빨지 못해 모유수유 실패 원인돼

2006년 12월 ‘국제모유수유저널(International Breastfeeding Journal)’에는 무통분만이 오히려 모유수유 성공률을 낮춘다는 역학 연구가 실린 바 있다.

국내에는 의료전문지를 통해 주로 뉴스화 되고 크게 이슈화 되진 않았다. 그러나 전 세계의 분만과 모유수유 관련 학회에서는 큰 이슈가 되었다. 분만마저 의학적 개입이 지나쳐 모유수유를 저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또, 본격적으로 무통분만에 쓰이는 마취제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엄마들이 무통분만이 모유수유 성공을 오히려 방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막달에 출산력을 돕기 위해 한의원으로 내원하는 산모들도 무통분만에 대해 묻곤 한다. 무통분만과 모유수유에 대해서는 임신 후기 모유수유 교육 중에도 꼭 나오는 질문이기도 하다.

  경막외 마취술과 모유수유 관련 논란

경막외 마취술 분만 후 태어난 아기가 졸려워 하면서 모유수유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한 데에서 연구들이 시작되었다.

펜타닐의 약리 특성상 중추신경계에 빠르게 흡수되어 의식저하, 졸림, 활력저하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데, 아기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목받게 된 것이다.

2006년에 나온 연구가 현재까지의 역학 연구 중 경막외 마취술의 모유수유에 관한 연구 중 가장 권위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펜타닐 성분이 태아에게 전달되는 것, 태아에 전달된 펜타닐 성분 때문에 출산 직후 모유수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모유로 전달되어 아기에게 전달되는 것에 대한 연구들이 있었다. <표 1 참조>

<표1> 경막외 마취술과 모유수유 관련 연구논문들

 

연구게재

내용 요약

J Obstet Gynecol

Neonatal Nurs. 2003

May-Jun;32(3):322-31.

저용량의 펜타닐 경막외 마취술의 경우엔 모유수유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Anesthesiology.

2005 Dec;103(6):1211-7.

고용량 펜타닐(>150mg)을 사용한 경우 모유수유를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통분만에 마취제 과량 사용은 모유수유 성공을 방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Int Breastfeed J.

2006 Dec 11;1:24.

경막외 마취술 후 분만한 경우, 아기들이 출생 후 24주 안에 모유수유를 중단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경막외 마취술 중 마취제가 아기에게 전달되어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Int J Obstet Anesth.

2010 Jul;19(3):273-7.

출산경험이 있는 경산모의 경우엔, 적절한 용량(<150mg)의 펜타닐 경막외 마취술 분만이 오히려 모유수유 성공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 2006년 호주팀의 연구는 그 전까지의 실험과 문헌을 바탕으로 한 추정을 역학연구로 확인해준 것이다. 분만 상황별로 자세하게 역학연구가 보고된 것은 아니지만, 고용량의 펜타닐 주사 후엔 부작용 우려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무통분만 효과 때문에 고용량으로 시술하기 보다는 용량을 낮추어 시술하는 게 좋겠다는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표2> 펜타닐 약물정보 

 

반감기

2-4시간

최고농도 도달시간

7-8분

생체이용률

경구시 25-75%

분자량

336

펜타닐 시술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고용량에서 태아에게 전달되어 출산 후 중추신경계 작용(졸음, 의식저하 등)이 나타남

펜타닐 시술 분만후 모유 전달

모유로 미량(0.05ng/mL) 전달되나 아기에게 모유섭취로 인한 영향 없음

모유수유 중 엄마의 펜타닐 패치 부착

모유로 반영되지 않음

모유수유 중 엄마의 펜타닐 경구 투여

모유로 소량 반영됨

모유수유 중 안전성 등급

L2(안전), 모유수유 중 양립 가능한 약

단, 전문가에 의해 처방되어야 하며 아기에게 나타날 영향 관찰 요함

참고 : Breastfeeding Medicine, Medications and Mother’s Milk

 

분만과정에서 시술 받은 펜타닐은 태아에 전달되어 출산 직후 모유수유를 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펜타닐 성분이 초유에 약간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적절한 용량에서는 초유로 들어가는 양이 매우 적어서 아기에게 큰 영향을 나타내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량인 경우엔 아기의 중추신경계에 작용을 일으켜 아기가 젖을 잘 빨지 못해 초기 모유수유 확립을 오히려 방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용량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고 있다.

  경막외 마취술은 모유수유를 하는데 괜찮은가?

경막외 마취술에 사용되는 마취제가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용량과 시술에 대한 가이드가 어느 정도는 제시된 상태이다. 가이드대로 무통분만을 하는 것은 모유수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미량에도 반응을 하는 아기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기에게 영향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경막외 마취술에 대한 논란은 많다. 아무리 미량이라 하더라도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가이드대로 할 경우 큰 부작용은 없다 하더라도 아기에게 마취제가 전달되어 무엇이 좋겠냐고도 한다.

출산 시의 진통이 그렇게 못 참을만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자연스런 분만 과정에 인위적으로 의술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반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출산 시 진통을 줄이는 방법은 무통 분만 외에도 최근엔 다양한 자연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경막외 마취술 대신 이러한 방법을 익히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진통 때문에 분만 과정에서 혼절하여 아기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경우엔 오히려 시술받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에 의료진의 합리적인 판단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조 선 영
서울 KBS한의원 원장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총무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