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74) - 中國 廣州中醫藥大學 藥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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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74) - 中國 廣州中醫藥大學 藥圃
  • 승인 2011.09.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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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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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식물의 생태와 갈래의 기초 한 눈에 파악 가능

광저우 중의약대학
광저우중의약대학(廣州中醫藥大學)은 중국의 남동부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1924년 설립돼 1995년 현재의 광저우중의약대학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덩샤오핑의 개방개혁이 시작된 후 약 삼십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에 이룩한 눈부신 성장으로 상업과 무역의 전진기지에 오른 광둥성(廣東省)의 성도(省都)인 광저우(廣州) 시내에 있다.

이 대학의 깊숙한 곳에 마치 비밀화원처럼 약용식물원인 ‘약포(藥圃)’가 자리잡고 있다. 약포의 정문을 바라보니 이 약용식물원을 지키고 있는 이시진 선생의 좌상이 나타난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4시가 넘어 정문이 잠겨 있었다. 쉽게 돌아서지 못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식물원 안에서 물을 주고 있는 관리인을 발견했다. 한국에서 일부러 찾아왔다며 필자를 소개하고 견학을 간곡히 요청해 보았다. 무뚝뚝한 관리인이 필자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한참동안 뜸을 들인 후 뒷문을 가리킨다.

관리인은 식물화분에 스프링쿨러로 물을 뿌리고 있다. 물이 사진을 찍는 필자의 옷을 적셔도 그는 짐짓 모른 척을 한다. 하지만 들어오게 해준 것만도 어디냐고 생각하기로 했다.

필자가 찾은 6월 말에 꽃이 핀 식물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모두 화분에 재배하고 있으므로 각각의 식물이 혼동되지 않아서 학생들이 실습하기에 아주 적절할 것 같았다.

광진피(한약명)
약용식물은 해표약 청열약 활혈거담약 지혈약 소식약(消食藥) 이수삼습약(利水渗濕藥) 개규약(開竅藥) 용토약(涌吐藥) 화습약(火濕藥) 수삽약(收澁藥) 등으로 구분하여 배치해 놓고 있다.

도지 약용식물로는 광동해풍등(廣東海風籐) 해남지부용(海南地不容) 운남소철(云南蘇鐵) 광산약(廣山藥) 광동해풍등(廣東海風籐) 월남엽하주(越南葉下珠) 그리고 광방기(廣防己)가 눈에 띈다.

「대한약전」에는 진피를 ‘귤나무’ 또는 ‘Citrus reticulata의 잘 익은 열매껍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곳 약용식물원에 재배 중인 Citrus reticulata는 광진피(廣陳皮)라고 기재해 놓았다.

모만다라(한약명)
다투라 종류는 모만타라(毛曼陀羅)가 있는데, 가시가 난 초록색 열매가 달려있으며, 잘 익은 씨를 괄루인 그리고 뿌리를 천화분으로 사용하는 하눌타리도 전시 중이다.

만생백부라 불리는 ‘Stemona japonica’가 백부라는 이름으로 서 있고, 그 옆에는 토백부(土百部)가 전시 중이다.

전초를 근골초(筋骨草) 또는 백모하고초(白毛夏枯草)라 부르며 넘어지거나 부딪쳤을 때 외용하는 금란초에는 꽃이 약간 남아 있다. 사인, 초두구같은 열대생강科 약용식물도 보인다.

백모하고초(한약명)
그 외 다음과 같은 중국식 한약이름을 가진 약용식물들도 재배하고 있다. 홍목향(紅木香) 청목향(靑木香) 오약(烏藥) 연전초(連錢草) 혈산저(血散薯) 해망과(海芒果) 상산(常山) 학슬(鶴虱) 사군자(使君子) 산등과(酸   果) 대엽선모(大葉仙茅) 하수오(何首烏) 마두령(馬兜鈴) 산목통(山木通) 상춘등(常旾籐) 삼가피(三加皮) 오가피(五加皮) 모삼가(毛三加) 수반하(水半夏) 산대안(山大顔) 구아화(狗牙花) 산은화(山銀花) 천리광(千里光) 현삼(玄參) 청상자(靑葙子) 무화과(無花果) 방풍(防風) 세신(細辛) 사간(射干) 육계(肉桂) 등이다.
식용으로 사용하는 식물도 많이 보인다. 부처님 손을 닮았다는 불수, 뿌리를 가근(茄根)으로 부르며 청열이습(淸熱利濕) 양혈거풍(凉血去風)에도 사용하는 가지, 씨를 개자로 사용하는 갓, 잎과 열매를 약용하는 차조기 그리고 대두황권으로 사용하는 콩을 재배하고 있었다.

대학 구내의 가로수로 망고나무가 줄지어 있고 열매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달려 있다. 맛있는 망고열매를 사람들이 따 먹지 않는지 그대로 달려있는 모습을 자꾸 쳐다보게 된다.

약용식물원의 면적은 그다지 크지 않으나 식물들을 전부 화분에 심어 두어서 관찰하기에 좋았다. 시내에 터를 잡아 교통도 편리하므로 광저우에 들릴 기회가 있다면, 이 약포를 부담 없는 여정으로 선택 해보길 권한다. 약용식물의 생태와 갈래의 기초를 읽을 수 있는 교재와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글·사진 /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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