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M이란?
근거중심의학(EBM, evidence based medicine)은 의학계의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으며 한의계라 해서 피해갈 수 없다. 근거중심의학이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치료약이나 치료기술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를 임상연구를 통해서 검증하는 것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지금 당신이 하는 치료행위가 효과가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근거(evidence)가 있습니까?’에 대해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상연구를 통해 확률로 표현되는 근거를 제시하고자 하는 의학을 근거중심의학이라 할 수 있다.

개원의에게 EBM이란
필자와 같은 개원한의사가 EBM에 참여하는 방법은 우선 EBM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EBM자료와 논문들을 접하고 내용을 이해하면서 그것을 임상에 활용해나간다면 보다 검증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부분을 준비해야 하는데, 첫째 나에게 필요한 EBM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하고, 둘째 그 EBM 자료의 내용을 충분히 파악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쌓인 EBM 지식들을 임상을 하면서 적절히 활용해나가면 될 것이다.

중이염 잘 걸리는 어린이, 십전대보탕으로 개선
24명의 중이염이 잘 걸리는 7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쯔무라 십전대보탕 엑기스(TJ-48)를 3개월 동안 복용시켰는데, 평균 한 달에 3.41번 걸리던 아이들이 0.53번으로 줄었으며(p=0.000 by wilcoxon signed rank test), 발열도 한 달에 4.74일 지속되던 것이 1.15일로 줄었다(p=0.000).
항생제 투여도 한 달에 9.62일이었는데 4.36일로 줄었으며(p=0.001), 응급실 방문횟수도 7.28일에서 3.59일로 줄었다(p=0.001)*. 비록 대조군은 없는 논문이지만 쯔무라 십전대보탕 엑기스를 복용 후 중이염이 자주 걸리던 아이들이 많이 개선되었다는 것은 충분히 증명하였다고 할 수 있다.

Wilcoxon signed rank test
임상시험의 디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통계방법을 썼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논문에 쓰인 wilcoxon signed rank test는 ‘비모수 전후 비교’를 검증하는 것인데, 비모수(non parametric)란 모수가 아니란 뜻이며, 정규분포의 형태를 띠지 않을 때 쓰는 통계방법이며, 주로 대상이 30명 이하일 때 사용하게 된다.
전후 비교는 대조군이 없이 치료 전과 후를 비교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치료 전 데이터와 치료 후 데이터를 모두 일렬로 세워 ranking을 매기는 것이다. 예컨대 십선혈 자락 전후 수축기 혈압을 비교를 한다고 하면, 자락 전에 150 160 155 157 이렇게 나왔는데, 자락 후에 140 130 133 120 이렇게 나와서, ranking이 뚜렷하게 차이가 나면 유의성이 있는 것이고, 자락 후에 152 162 153 156 이렇게 나와서, ranking에 큰 차이가 없으면 유의성이 없는 것이다.

160 157 155 150 140 133 130 120 -> 유의성 있음
162 160 157 156 155 153 152 150 -> 유의성 없음

*Maruyama Y et al. Effects of Japanese herbal medicine, Juzen-taiho-to, in otitis-prone children - a preliminary study. Acta Otolaryngol. 2009 Jan;129(1):14-8.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