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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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韓藥 여행스케치(69)
  • 승인 2011.08.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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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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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칸도 한방제약회사

1876년 창립, 주제품은 ‘육신환’ ‘웅담원’
130품목 제조, 정제 86% 환제 8% 차지

고칸도 한방회사의 공장전경
일본에서 한약이 가장 발달한 지역은 열도 중심에 자리 잡은 도야마(富山)현이다. 현재 이곳의 제약회사 숫자는 군소 규모의 회사를 합쳐 일본에서 두 번째를 차지한다고 한 제약회사 부장은 전하였다.

고칸도(廣貫堂) 한방제약회사는 도야마 시내에 위치해 있으며, 도야마역에서 2km 그리고 도야마공항에서는 5km 거리에 있다.

1876년에 창립한 이 제약회사는 도야마시에 공장 본사가 있으며, 인근 지역에 2개 공장을 더 운영하고 있다. 종업원은 현재 600여 명이고, 제품은 130품목 정도를 제조하고 있다. 그 중 주제품은 ‘육신환’과 ‘웅담원’이고, 그 외 위탁제품이 75제품이 된다. 필자는 이 회사를 6월 말에 찾았다.

하나키 하키라(花木 晃)공장장은 “2009년도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정제가 86% 차지하며, 환제가 8%, 그 다음에 당의정 과립제 산제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회사 브리핑을 한 후 직접 공장 내부를 안내하였는데, 입구에서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끈끈이 매트가 깔려있는 바닥을 통과해야만 한다. 끈끈이 바닥을 밟으니 슬리퍼를 떼기 어려울 정도로 접착력이 강하였다. 이는 슬리퍼 바닥에 붙어 있는 이물질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닦아주는 원리이다.

고칸도 한방회사에서 생산한 한방약 제품 진열장
공장의 여러 시설 중 웅담원 제조현장으로 들어갔다. 창문 너머에는 기계에서 굵은 가래떡 같이 반죽된 한약이 나왔다. 종업원이 이것을 잡아당겨 능숙하게 다시 반죽하더니 다른 기계로 옮기느라 제조현장은 분주하였다. 기계에서 나온 한약을 다시 얇게 펴서 환, 정제, 가루약을 만든다고 하였다.

3개의 포장라인이 있는데 그중 제일 안쪽의 큰 라인에서 웅담원 제품을 포장하였다. 포장실 바닥은 녹색과 갈색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공장장은 “실내의 위생 여부를 알기 위해 바닥 색상을 다르게 표시해 두었다”고 전하였다.

2층 실험실로 올라가니 여성 연구원이 대기해 있다가 필자를 맞이하였다. 6개의 샘플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붕해도 시험기가 2대 있으며, 15대의 HPLC와 3대의 LC가 한약제품을 분석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여자 연구원이 22명, 그리고 남자 연구원은 4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농담 삼아 “여자가 분석능력이 더 좋기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다들 웃는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실험실에서는 배우면서 실험할 수 있다”고 공장장은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제품의 디자인은 예전 모습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 이유를 묻자, 이 회사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의약품 종류와 그 디자인을 연관하여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제품의 색상이나 디자인이 바뀌어 버리면 다른 약으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육신환 제품
회사의 주력제품인 웅담원S 제품에는 웅담(熊膽)대신 우담(牛膽)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육신환 제품에는 진짜 웅담뿐 아니라 섬소도 들어 있다. 웅담은 불곰의 담즙을 말린 것이며, 섬서는 두꺼비 독선의 분비물을 말하는데, 보통은 분비물을 채취한 뒤 두꺼비 그대로 또는 내장을 제거하여 말린 몸체를 사용한다.

고칸도(廣貫堂)라는 회사 이름은 도야마 한방약의 시조(始祖)로 존경받는 마에다 마사토시(前田正甫) 영주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산간벽지까지 널리(廣) 의료의 손길이 미치게 하라는 본인의 뜻을 관통(貫通)하라”는 말에서 유래한다고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었다.

글·사진 /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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