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독성학 이야기(25)Ⅰ위해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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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독성학 이야기(25)Ⅰ위해도 평가
  • 승인 2011.07.2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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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경

백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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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카드뮴 축적의 주요 원인은 주식인 쌀입니다. 그리고 덩치가 큰 생선류는 수은 함량이 높습니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김이야말로 다른 식품 종류에 비해 수은, 납, 카드뮴이 골고루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된장찌개는 김밥이나 김치찌개, 동태국에 비해서 납, 카드뮴, 수은함량이 높습니다.

그럼 오늘부터는 건강을 위해서 김이나 된장찌개를 식탁에서 치워야 할까요? 한때 외국에선 수은이 문제되어 ‘임신한 여성이 참치를 먹어야 되느냐 먹지 말아야 되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적당히 먹어라’입니다. DHA 등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태아의 뇌 발달을 위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수은함량이 높은 식품이라는 부정적인 면 사이에서 균형을 잘 유지하고 섭취하라는 뜻입니다.

‘적당히’라는 애매한 표현을 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는 주 2회 미만의 섭취를 권고하거나 작은생선을 먹도록 하는 등의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식인 쌀밥이나 된장찌개, 김과 같은 반찬을 먹어도 되는지, 얼마만큼 먹으면 안전한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위해도 평가의 과정을 거쳐서 정해집니다.

위해도 평가(Risk Assessment)는 앞의 예를 보듯이 위해성과 이익 사이에 균형을 잡는 기준이 되는데, 위험한 용량은 얼마부터인가, 규제해야할 용량 및 위험감소를 위한 단계적 조치 등의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 필요합니다.

위해도 평가를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민이 수은의 위험성(Hazard)을 압니다. 머리염색약, 미백화장품, 살충제, 아말감, 오염수, 생선 등으로부터 수은이 과도하게 섭취되면 초기에는 피로감, 어지러움, 우울과 초조, 불면증, 식욕부진 등을 나타내다가 중기에는 알러지, 천식, 가슴통증, 두근거림, 관절염, 환상, 피부각화 등의 증상을 보이고 말기에는 간질이나 다발성 경화증을 보일 확률, 즉 위해성(Risk)이 있습니다. 이때 노출된 유해물질(수은)로부터 유해영향이 발생할 확률이 얼마인가를 측정하는 것을 위해도 평가라고 합니다.

위해성을 평가하는 기본 절차는 세포와 동물실험이며, 이중 동물실험(Animal Bioassay)이 가장 중요한 실험입니다. 만일 동물실험에서 발암성이 인정되면 사람에게도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식품과 마찬가지로 한약재로 인한 중금속에 관한 위해도 평가 역시 복용실태조사에서부터 출발합니다. WHO에서 정한 하루섭취 허용량 혹은 주간섭취 허용량에 비해 한국인은 얼마나 안전한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면 노출평가를 해야 알 수 있죠.

3년을 주기로 반복되는 국민영양조사자료를 통해 식품에 대한 중금속 등의 위해도 평가는 가능하며 그동안 몇 차례 발표가 있었습니다만, 한약에 대해서는 아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없어 2006년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에서 실시한 한의사대상 설문조사 자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의 논문을 참조하면 한약으로 인한 중금속 축적 우려는 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제 생각엔 국민영양조사를 할 때 한약섭취에 대한 조사란을 넣어서 노출평가가 보다 현실에 맞도록 하는 것이 위해도 평가에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장기간, 고용량으로 한약을 복용하는 극단그룹에 대한 연구가 별도로 필요합니다.

백은경 / 서울 해마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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