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중 의약품(3)-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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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중 의약품(3)-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준
  • 승인 2011.07.2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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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영

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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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엄마-모유-아기로의 경로
모유수유 중인 엄마가 복용한 약은 대사를 거쳐 혈액으로 분포된다. 혈액 속 약성분은 그대로 모유로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유선세포의 벽을 통과해야 한다. 모든 약이 유선세포 벽을 통과하여 모유로 들어가진 않는다. 약의 성분은 세포벽을 통과하기도 하고 통과하지 못하기도 한다. 통과한 약의 성분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흡수된다. 이렇게 통과된 약의 성분은 다시 아기의 위장관계를 거쳐 대부분은 소화되고 일부가 남아 흡수, 대사된다. 이렇게 엄마가 복용한 약이 아기에게 전달되려면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된다.

모유로 약 유입이 쉬우려면
모유로 약이 들어가는 일이 쉽지는 않다. 엄마 몸 속의 여러 단계의 대사를 거친 약성분은 ‘지용성, 작은 분자량’인 약이어야 유선세포벽을 통과할 수 있다. 반대로 말하면 ‘극성, 수용성이거나 분자량이 큰 경우’엔 모유로 잘 유입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뇌로 들어가는 약은 대부분 지용성이어서 모유에 유입되기가 쉽다.

 

생후 14일 이후의 유선세포
단단한 유선세포의 이층 지질벽
유선세포는 두층의 지질벽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수용성이거나 극성약물은 잘 통과하지 못한다. 산후 4일까지는 유선세포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한다. 이 기간엔 약이 모유로 들어가기가 쉽다. 그러나 매우 소량이기 때문에 아기에게 약이 흡수된다 해도 영향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산후 4~14일까지는 세포간 간극이 점점 커져서 약의 양이 줄어든다. 14일 이후엔 유선세포 간 결합이 강해 대부분 통과하기가 어렵다.

 

모유수유 중 안전한 약물의 기준
임상시험이 불가능한 산모, 그리고 아기이기 때문에 약물의 특징, 데이터, 증례보고 등을 통해 기준을 마련하게 되었다. Hale은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1) 모체 혈장 내의 농도가 낮을수록 모유 속 농도가 낮다.
2) pKa가 낮을수록 모유를 통과하지 못한다.
3) 단백결합도가 높은 약은 유선세포를 통과하지 못한다.
4) 지질용해도가 낮을수록 모유에 들어가지 못한다.
5) 생체이용률이 낮은 약일수록 아기에게 흡수되더라도 문제가 없다.
6) 엄마에 대한 아기의 상대적용량[Relative Infant Dose(RID)]이 10% 이하일 때 안전하다.
7) 엄마가 약물투여 후 아기가 나타내는 반응을 평가해본다.
8) 모유/혈장비율이 낮을수록 안전하다.
9) 반감기가 짧을수록 안전하다.
10) 분포 용적이 높을수록 안전하다.
11) 분자량이 800·1000달튼 이상이면 모유로 진입 불가

모유수유 중 약물처방의 과정
위의 안전성 기준에 관한 모든 정보가 확보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모유로 약이 나오더라도 모유수유를 지속할 수 있고, 아기에게 큰 해가 없도록 하면 처방 가능하다. 또, 약이라는 것은 식품과 달리 필요할 때 잠깐 사용하는 것이므로, 약의 특징을 잘 알고 처방하여 아기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만약 모유수유 중 처방했을 때 약물로 인해 아기에게 해가 우려되며 약 이외에도 호전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약 처방보다는 다른 치료법을 우선하는 게 좋다. 또, 여러 종류의 약을 선택할 수 있다면 위의 안전성 기준을 참고하여 처방하면 될 것이다. 실제 처방은 약물의 안전성 정보, 엄마와 아기의 상태, 대체약물의 존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된다.

모유수유 중 한약의 안전성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에서는 2011년 5월 30일자 민족의학신문에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 투여는 안전합니다’의 주제로 투고한 적이 있다. 모유수유 중 처방하는 한약의 종류와 특징을 모르는 일부 의료인들이 한의사 직능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낸 잘못된 정보 때문에 투고했던 것이다.
그들은 한약재가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어 안전하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 전탕 후에는 중금속이 배출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있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왔던 모유수유 중 한약은 대부분 한약재에서 수용성 물질을 위주로 추출했던 전탕 약 형태이다. 또 천연물성분이 분자량이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중독 우려 한약재나 부작용 우려 한약재를 이용한 처방은 한의사들이 숙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의사의 진단, 처방을 거치는 경우엔 안전하다.
엄마와 아기의 상황을 고려하여 어떻게 기준을 세우고, 약물정보를 활용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단순하게 ‘모유로 분비된다 혹은 되지 않다’로만 약물 안전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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