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중 의약품(1)-모유수유 중 의약품 선택과 정보의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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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중 의약품(1)-모유수유 중 의약품 선택과 정보의 혼란
  • 승인 2011.07.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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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영

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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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는 약 때문에 모유수유 중단

모유수유를 장려하는 분위기 덕에 많은 임산부들이 출산 직후 모유수유를 시도한다. 그러나 출산 직후 모유수유를 성공하고 WHO 권장 수유 기간인 2년을 채우는 경우는 많지 않다.

모유수유를 하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엄마가 아플 때이다. 젖먹이 엄마가 몸이 아픈 것이 젖의 질에 영향을 준다거나 아기에게 옮기기 때문이 아니다. 엄마가 아픈 동안 먹어야 하는 ‘약’ 때문에 중단하게 되는 경우들이다.

전문가마다 다른 의약품 정보

얼마 전 산후 백일된 젖먹이 엄마가 내원하였다. 출산 후 한 달 무렵부터 시작된 피로감, 통증, 우울감, 다한증을 호소하였다. 주변에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라 해서 기다렸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 내과에 갔었는데, ‘갑상선기능항진증’ 으로 진단받고 ‘프로필치우라실’이라는 약을 받아왔다.

집에 온 후 인터넷 의약품 정보사이트를 검색해보았더니, “수유 중 안전하지 않다”로 기록되어 있었다. 약국에 물어보았더니 “모유로 분비되며, 아기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방한 내과 선생님한테 다시 문의했더니 괜찮다고만 한다. 다른 내과 선생님한테 다시 물었더니 “3개월이나 모유 먹였으면 충분하다. 정 걱정되면 모유수유 중단하고 약을 먹으며 질병을 치료하라”는 말을 들었다. 모유수유를 끊으면서까지 질병 치료를 해야 한다니 아기에게 미안해졌다.

주변 사람들한테 물었더니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치료하는 한약은 괜찮다고 한다. 그러나 모유수유 중 한약이 안전하지 않다는 어떤 육아정보 때문에 산후 보약도 먹지 않았던 상태였다.

이처럼 제각기 다른 견해를 펼치는 전문가들과 혼란스런 정보 탓에 이들에 대한 불신이 상당했고, 모유수유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도 약해져 있었다.

본원의 사례지만 인터넷의 육아사이트에는 종종 올라오는 고민이기도 하다. 제약회사에서는 갑상선질환에 처방하는 의약품은 모유로 분비되고 아기에게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Hale과 미국소아과학회의 가이드에서는 ‘프로필치우라실’을 갑상선기능항진증 약 중 모유수유 중 처방할 수 있는 안전한 약으로 분류하고 있다.

의료인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위의 사례처럼 제약회사, 의사, 약사간의 서로 다른 견해나 직능 갈등 때문에 생겨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의료인들은 신뢰를 잃게 되었다. 오히려 주변사람들의 입소문에 의지하게 된다. 모유수유를 중단할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전문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여 신뢰를 잃고, 모유수유를 방해한 셈이 되었다. 의료인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해 생겨난 폐해이다.

「산후조리에 관한 인식조사 연구(강종근, 2008)」에 따르면 산후조리 중 의약품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은 바로 ‘한약 또는 보약’ 이었다. 또 80% 이상이 한국적 산후조리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의사가 모유수유 중인 엄마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한의사는 모유수유의 성공과 지속, 안전한 치료를 위해 모유수유 중 의약품 정보를 이해하고 젖먹이 엄마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국내에는 아직까지 보건의료인이 모유수유 중 약물상담을 할 때 참고할만한 전문서가 부재하다. 각자 외국의 정보를 참고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 민족의학신문 지면을 빌어 모유수유 중 의약품 가이드의 형성, 의미, 한계, 한약과 관련한 정보를 연재하도록 하겠다.

조 선 영
서울 KBS한의원 원장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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