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89) - 李乙雨 (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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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89) - 李乙雨 (1871∼?)
  • 승인 2011.06.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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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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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順化醫院에 公醫로 근무하며 한의학의 효능을 입증한 한의사

 

1925년 동서의학연구회 월보 혁신 1호에 나오는 이을우의 축사

李乙雨(1871∼?)는 한의사 단체인 東西醫學硏究會가 조직될 때 부회장에 피선되었다. 東西醫學硏究會는 한의사들의 친목과 학술진흥을 목적으로 1921년 설립된 한의사 단체이다. 會長은 金性璂, 副會長은 李乙雨였다. 東西醫學硏究會는 1923년부터 「東西醫學硏究會月報」라는 학술지를 간행하게 된다. 

東西醫學硏究會에서는 전염병 관리에 한의사가 참여하기 위해 당시 전염병 전문의원인 順化醫院에 한방과를 설치할 것을 강력하게 추진하여 이를 관철해내었고 李乙雨가 여기에 들어가 한의사로 근무하게 된 것이다.

1971년 12월 13일 國一館食堂에서 申佶求(1894-1972)의 ‘藥物修治論’이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李乙雨에 대한 놀라운 증언이 있었다.

“3.1 獨立萬歲頃 倭政下에 서울 北部에 官立避病院(順化醫院)이 있었다. 洋醫와 漢醫가 함께 診療에 從事하였는데, 漢方側 醫師는 李乙雨 先生이었다. 이때 洋醫側에서 取扱하던 不治 患者 一人을 漢醫側 李乙雨 先生에게로 보냈다. 李 先生 역시 쉽게 治療하기는 어려웠다. 苦悶 끝에 그의 病歷을 仔細히 알아 본 結果 처음 發病이 꿩고기를 먹고 滯해서 發病되었음을 알았다. 어떤 藥을 써도 病勢가 好轉되지 않아 궁리 끝에 生薑汁을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먹였다. 그는 生薑汁을 마심에 따라 하루하루 差度가 있어 며칠 만에 完快됨에 이르렀다. 洋醫側에서는 자기들이 못 고친 患者를 漢醫側에서 거뜬히 고쳤으므로 洋醫側으로서는 心中에 敬歎치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면 이 患者는 어째서 生薑汁을 먹고 治療가 되었을까? 본시 꿩은 半夏를 잘 캐먹는 짐승이다. 아마도 이 患者가 먹은 꿩고기는 半夏를 너무 캐먹어 半夏毒이 많은 꿩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患者는 半夏毒으로 因하여 發病되었으며 그 病이 惡化되었을 것이다. 生薑은 半夏毒을 除去하는 가장 좋은 藥이다. 따라서 이 患者는 生薑汁을 먹음으로 말미암아 半夏毒을 除去할 수가 있는 것이다.”

위의 글에서 “3.1 獨立萬歲頃 倭政下”라고 한 것은 1922년 東西醫學硏究會가 설립된 후 順化醫院에 한방과가 설립된 시기를 지칭한 것으로 이 시기 그의 활약상을 보여준다.

李乙雨는 1923년 「東西醫學硏究會月報」창간호에서 ‘醫界에 對한 一言’이라는 글을 발표한다. 이 글에서 그는 동서의학연구회의 이름으로 대동단결하자고 역설하고 있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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