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와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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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 승인 2003.04.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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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벤처, ‘초심으로 돌아가라’

한바탕 몰아쳤던 벤처의 열풍이, 불과 2~3년만에 황량하리 만큼 가라앉은 한국의 2001년 벼락부자의 전설과 어머어마한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겠다던 그 수많던 벤처의 몰락의 원인은 무엇이고,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의 벤처는 단지 벤처 투자 자금이 더 들어오지 않아, 단지 수익 모델이 불분명해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어떤 사업이든 꼭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가치를 잊고 있었거나 혹시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 ‘승려와 수수께끼’는 벤처의 급성장과 그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우리에게 왜 대부분의 벤처가 실패하고 있는지를, 단순한 비즈니스 관점에서가 아니라, 기업의 비전과 인생의 가치라는 측면에서 깊이 있게 시사해 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책의 저자 랜디 코미사는 20년 이상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 온 전문경영인이자 벤처 캐피털리스트다.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가 만든 루카스 아트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크리스털 다이내믹스의 CEO를 지냈으며, GO.com의 재무 담당 최고책임자(CFO)로 일했다.

또한 세계적인 매킨토시용 응용프로그램 개발사인 클라리스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현재는 하이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직접 창업을 하기도 하는 이른바 ‘버추얼 CEO’로서 웹TV, TiVo, IQ커머스, 몬도 미디어, 크레이트 엔터테 이닝 등 7개 e-비즈니스 기업의 경영 자문을 맡고 있다.

이 책의 시작은 첫 부분은 저자인 랜디 코미사가 미얀마를 여행하던 중 한 스님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사원으로 데려다달라던 그 스님을 목적했던 사원까지 150km를 오토바이에 태워 도착했을 때 스님은 자신을 원래 그 자리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한다. 어처구니가 없어하는 코미사에게 스님이 건네준 화두 한 가지.

“계란을 1m 높이에서 떨어뜨리되 깨뜨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지요?”

여기서 코미사는 깨달음을 얻는다. 어차피 코미사는 여행을 간 것이었다. 여행을 가기 전 그의 첫번째 목적은 이 목적지와 저 목적지를 정확한 시간에 맞추어 기계처럼 움직이려는 것이 아니었다. 도시를 떠나 낯선 풍경속에서 새로운 것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이 어느새 목적지만 남게 된 것이었다. 다시 원래 자리로 데려다 달라는 스님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오면서 코미사는 자신이 은둔의 나라 미얀마를 찾은 이유를 다시금 깨달았다. 다름 아닌 여행을 온 것이었다.

이 책은 벤처의 급성장과 몰락을 지켜봐야 했던 우리에게 왜 대부분의 벤처가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명저다.

순수했던 초심과 과정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자세가 곧 성공의 열쇠인 셈이다.

강 현 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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