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은 후세방의 치료효과를 부정하지 않는다”
상태바
“고방은 후세방의 치료효과를 부정하지 않는다”
  • 승인 2011.06.23 10: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의준

노의준

contributor@http://


복치의학의 임상운용 실제 (49) - 복치의학회 처방을 말하다 (3)

3. 「상한론」과 「금궤요략」 처방의 간결한 매력

복치의학회에서는 「상한론」과 「금궤요략」의 처방, 소위 古方을 중심으로 연구와 임상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처방이 가치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 아닙니다. 후세방과 고방은 한의약을 구성하는 양대 산맥과도 같은 방류로서 모두 한의학의 유구한 역사 속에 그 치료효과와 그에 따른 의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처방들입니다.

한의약에 있어 후세방과 고방은 양 날개와도 같은 방류입니다. 복치의학회가 고방을 연구하는 것은 한국 한의학의 사각지대였던 고방을 새로이 조명하여 현대의 난치병을 정복하고 새로운 한의학의 지평을 열고자하는 것이며, 결코 후세방의 치료효과를 부정하거나 고방의 치료효과만을 주장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복치의학회에서 고방을 위주로 임상운용을 하는 것 역시 사실상 원전 속의 죽은 처방에 그쳤던 상한 금궤 처방들을 실제 임상에 운용할 수 있는 방류로 되살리려는 연구의 도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복치의학회에서 고방을 위주로 임상운용을 하고 있는 이유는 상기 외에도 첫째 고방은 치료율이 높고 치료효과가 뛰어나다는 점과 둘째 고방은 처방의 선방기준이 명료하다는 점과 그에 관련된 몇 가지 장점 때문입니다.

(1) 고방은 치료율 높고 치료효과 뛰어나

이것이 복치의학회에서 고방을 위주로 임상운용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지난 글에서 고방의 높은 치료율과 뛰어난 치료효과를 예시하기 위하여 필자의 의료봉사 사례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필자 개인의 의료봉사라는 단편적인 일례에 불과하나 공개된 장소에서 공개된 진료로 공개된 고방의 유효율은 90%에 이를 정도로 그 치료율이 매우 높았고 그 치료효과 역시 매우 뛰어났습니다.(지난 민족의학신문 기사 및 복치의학회 사이트 참조)

고방의 높은 치료율과 뛰어난 치료효과는 비단 필자의 의료봉사 일례에 그치지 않고 고법의학(복치의학)의 실제 임상에서도 매번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고방이 실제로 그와 같은 높은 치료율과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진다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고방이 그와 같은 높은 치료율과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지는 것에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요?

① 필자는 그 첫 번째 이유를 고방이 가지는 병증과의 相應性에서 찾습니다(方證相對)

고방과 병증의 상응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방의 창방과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고방의 창방과정은 아래와 같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ㄱ. 환자의 병증에서 의사가 확인할 수 있는 신호(外證과 腹候)를 찾는다.
ㄴ. 환자의 병증에 나타나는 신호(外證과 腹候)에 상응하는 단서약물을 선정한다.
예) 心下痞硬 - 인삼, 小便自利不利 - 출, 結滯水毒 下利 - 건강, 攣急 - 감초.
ㄷ. 선정된 단서약물을 조합하여 처방을 구성한다.
이와 같이 고방은 환자의 병증에서 나타나는 신호(外證과 腹候)에 상응하는 단서약물을 선정하여 창제한 방류이므로, 환자의 병증과 처방의 약능이 부절(符節)과 같이 맞아 떨어집니다. 즉, 그 병증에 있어 그 처방이 아니면 안 되는 상호간의 기질특이성(相應性)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사람의 병증은 반드시 의사가 확인할 수 있는 신호를 나타내며, 그 신호에 상응하는 적방을 추적하면 대개 고방 250여방의 범주에서 선정되곤 합니다. 이렇듯 고방은 ‘그 병증’에 상응하는 ‘그 처방’이 될 수 있는 방류이므로 그 병증에 상응하는 그 약방을 투여할 때마다 매번 높은 치료율과 뛰어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② 두 번째 이유는 고방이 冥顯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명현이란 환자의 병증이 호전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제반 이상 현상을 말합니다. 즉, 명현이란 환자의 병증에 맞는 처방이 투여되어 환자의 몸이 평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호전반응의 일부로서 대개 환자의 병증과 처방의 약능이 맞아 떨어지는 경우에 나타납니다.

고방은 환자의 병증에 상응하는 방류이기 때문에 투약 후 명현이 일어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합니다. 특히 난치 고질의 중병일수록 고방의 투약 후 명현이 일어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명현을 거치고 나면 환자의 병증은 급격한 호전을 보이거나 완치에 이르게 됩니다.

이렇듯 고방은 병증에 상응하는 방류이기 때문에 명현을 일으킬 수 있고, 명현이 일어나면 난치 고질의 중병이라 할지라도 병증의 단순한 호전에 그치지 않고 병독의 뿌리가 뽑혀 종내 완치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고방이 현대의 난치병을 정복하기 위한 妙方으로 중용되는 이유 중의 하나인 것입니다.

③ 세 번째 이유는 고방은 처방을 구성하는 약물의 가짓수가 적은 小方이라는 것에 있습니다(最小律의 法則)

상한 금궤의 처방은 萬方의 始祖로 처방을 구성하는 약물의 가짓수가 적은 방류입니다. 방제의 구성 원리상 처방 구성약물의 가짓수가 적으면 처방을 구성하는 개개 약물의 개성이 최대한 발휘되어 처방의 치료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고방은 구성약물의 가짓수가 적은 小方이기 때문에 임상에서 매우 뛰어난 치료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고방의 운용법 중에 “大病일수록 약물의 가짓수가 적은 小方을 써라”는 원칙이 있을 정도로 특히 난치 고질의 중병일수록 小方의 뛰어난 치료효과는 더욱 저명하게 드러납니다. 小方으로서의 고방이 가지는 뛰어난 치료효과를 最小律의 法則이라하며, 이는 고방이 가지는 뛰어난 치료효과의 비밀 중의 하나입니다.

(2) 선방기준의 명료함과 그에 관련된 몇 가지 장점

고법의학에 있어 고방은 그 선방기준이 명료합니다. 고법의학에 있어 고방은 환자의 병증에서 나타나는 신호를 선방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환자의 병증에서 나타내는 신호는 촉지를 통하여 알 수 있고(腹候), 관찰을 통하여 볼 수 있는(外證) 객관적인 사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이렇듯 고방은 ‘개인의 주관적인 감’이 아닌 그러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선방의 기준이 매우 명료합니다.(객관성)

예) 인삼탕(인삼 출 건강 감초)을 구성하는 약물의 徵.
人蔘 主治 心下痞硬  旁治 不食 腹痛 嘔吐
乾薑 主治 結滯水毒 旁治 下利 腹痛 嘔吐
朮 故能治 小便自利不利 旁治 眩冒
甘草  主治 急迫 故治 攣急
☞ 인삼탕의 선방기준 : 복후 心下痞硬(必證) 혹 攣急. 외증 小便自利不利(必證) 혹 不食(식욕부진, 소화불량)과 下利, 때로 腹痛, 嘔吐, 眩冒 등이 보일 때 쓴다.

② 때문에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다수가 진단하더라도 동일한 처방을 선방할 수 있습니다.(재현성)

③ 그러한 증거주의에 입각한 객관성과 재현성을 가진 ‘새로운 한의학’은 현대적 학문체계에도 무리 없이 편입될 수 있으며 나아가 현대의학과의 소통이 가능합니다. (현대 학문에의 편입과 소통)

④ 고법의학에 있어 고방은 선방기준이 명료하기 때문에 쉽게 배워서 쓸 수 있고, 스승이 치료를 잘하면 그 제자도 역시 치료를 잘 할 수 있습니다.(학습과 전달의 용이성)

고법의학에 있어 고방은 선방기준이 명료하여 병증의 진단과 약물의 투여에 있어 증거주의에 입각한 객관성, 재현성을 가지며 현대의학과의 소통성, 학습과 전달의 용이성을 가집니다. 그것이 고법의학(복치의학)에서 고방을 위주로 운용하는 두 번째 이유입니다.

혹 고법의학이 후세방이라는 다수의 거대한 처방군을 차치하고 고방이라는 소수의 한정된 처방류만을 위주로 운용하는 것은 스스로 처방에 대한 선택의 폭을 제한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고법의학(복치의학)에서 고방 200여방 가량을 실제 임상운용하고 있습니다. 고법의학(복치의학)에 있어 고방은 선방기준이 명료하여 처방 간의 치료영역이 모호하게 겹치지 않고 각 처방이 서로 감별되어 쓰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고방 200여 각 처방은 虛數로 인한 유명무실함 없이, 특정 처방에 대한 임상 빈용도의 치우침 없이 거의 모든 처방이 고르게 임상 운용되고 있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처방 200여방을 모두 감별하여 고루 운용할 수 있다면, 사실상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매우 많은 처방들을 운용하고 있는 셈이며, 임상에서 보일 수 있는 모든 병증에 쓸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처방들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혹 후세방에는 치료효능이 검증된 수많은 명방들이 있는데, 이러한 처방들을 차치하고 고방만을 운용한다면 치료성과를 올릴 수 있겠는가하는 지적이 있습니다.

후세방에는 뛰어난 치료효과를 가진 명방들이 많습니다. 필자 역시 오랫동안 후세방을 운용하였고 그로부터 수많은 치료사례를 얻었던 터이라 결코 그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고법의학(복치의학)에서는 후세의 수많은 명방들을 대체할 수 있는 고방들을 연구하여 임상적 개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복치의학회의 학문적 목표 중의 하나는 한국 한의학에 있어 후세방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흡하였던 고방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여 임상적 개가를 올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복치의학회의 고방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그 성과는 분명 한국 한의학의 학문적 다양성을 높이고 그 토양을 기름지게 해 줄 것입니다. 아무쪼록 필자의 이 부족한 글을 통하여 복치의학회의 학문적 목표와 그 진의가 한국 한의학의 동도들께 십분 전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세 번째 글을 마칩니다.

 노의준 / 복치의학회 부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but 2011-06-26 19:28:00
복치의학회 사람들 대다수가 후세방 오행 얘기만 하면 모른다니 대화조차 안하더만. 그런 태도는 한의학 발전에 전혀 도움 안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