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 곡선이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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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 곡선이 이긴다
  • 승인 2011.06.1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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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돈

김진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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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적 삶에서 행복밀도를 높이는 곡선적 삶으로의 초대

유영만, 고두현 저 / 리더스 북 刊

끊임없이 앞만 보며 속도를 내야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살아온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이로 인해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잃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 책은 온 힘으로 질주하는 현장에서 한 발자국 빗겨나 정말로 소중하고 중요한 것을 지키며 조금은 돌아서 가라고 제시한다.

 현대인은 내일의 행복을 위해 분노의 질주처럼 직선으로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진정 행복한가에 대한 질문이 건너온다. 저자는 매번 허둥대면서 존재하지도 않는 속도계의 환상에 휘둘렸던 게 아닌가하고 반문한다.

 어쩌면 현대인은 지금까지 속도전과 효율 그리고 성과주의와 인생최적화로 상징되는 키워드 ‘직선’에 집중해왔다. 이제는 여기에서 벗어나 ‘곡선’을 통해 새로운 행복 패러다임을 주장한다. 해서, 삶을 살아가는데 나만의 속도 회복하기와 나만의 길을 걷기, 실패해도 유연하게 다시 일어서기,  ‘지금’ 행복하기라는 곡선적 삶으로 가치를 재정비하라고 제시한다. ‘직선들의 대한민국에서 곡선으로 사는 법’을 제시하면서 삶은 AND의 향연이라는 것, 1%가 되기 위해 99%를 낭비하지 마라든지, 인생은 주관식이라는 것,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속도의 경쟁에서 벗어나 밀도의 경쟁을 하라는 것 등의 내용을 총 5개 파트로 설명해주고 있다.

속도를 줄이면서 혹은 가던 길 멈추고 잠시 즐기는 여유, 가끔 멈춰 방향을 점검하는 삶 그리고 쉼을 통해 풍요롭고 행복한 생활을 추구하는 것이 곡선적 삶의 자세다. 결국 곡선을 음미하는 삶의 자세와 직선으로 달리는 법이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삶의 행복이 찾아오는 것이다.

성공만 앞세운 기존의 자기계발서와 달리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이 책은 행복마저 표준화시키는 우리 안의 무차별적인 ‘직선 본능’을 질타하며 묻는다. “당신은 행복해 보이고 싶습니까, 행복해지고 싶습니까?” 누구보다 열심히 살지만 누구보다 행복하지 않은 당신에게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지 묻는다. 속도의 경쟁이 아닌 밀도의 경쟁을 하라고.

밤에도 쉴 줄 모르고 살아왔던 저자가 교통사고 후 대낮에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멍하니 사람들을 관찰하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마신 와인 한 모금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기도 한다. 힘들수록 오히려 더 돌아가라는 곡선적 삶의 자세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중요한 일과 소중한 일 중에서 그동안 우선순위를 중요한 일에 결정해서 쫓기는 삶을 살아왔다면 이제는 본질적인 가치와 의미를 기준으로 소중한 일에 비중을 두어야 한다. 오늘도 바쁘게 습관처럼 되풀이 되는 일을 잠시 멈추고 사색해 볼 일이다. 혹시 바빠서 여행을 떠날 여유가 없으신가요? 일에 치여 가족과 점점 멀어지고 있으신가요? 지금 잠시 멈춘다고 정말 끝나는 것은 아니지요. 모든 행복은 느긋한 아침식사에 달려있다는 존 건서의 말은 많은 것을 묵상하게 해준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마음속 지도에는 ‘목표, 직선, 빨리’라는 세 요소가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 있다. 생존을 보장한다고 믿었기에 우리는 이 세 가지를 쉽게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기에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전력질주만 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어느 시점에, 얼마나 오래, 고속으로 질주할지를 현명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표 하나만을 바라보며 고속 질주할 경우 주변의 풍경을 제대로 관찰할 수가 없는 반면, 곡선주로를 완만하게 운행할 경우 정보의 양은 풍부하다. 다양한 측면을 여러 각도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나라나 민족, 조직의 문제가 아니다. 나 자신의 문제이다. 외부에서 주입된 스탠더드와 프레임에 나를 무작정 끼워 맞추면 행복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행복의 밀도를 높이는 일상의 목록에서 제시한 곡선형 삶으로 전환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곡선형 삶을 통해 남다른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롤 모델로 선정해서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곡선적 삶을 추구하며 자신의 핵심가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여기에 자신의 핵심가치가 선정됐다면 선정된 핵심가치별로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영화,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일, 만나고 싶은 사람, 가보고 싶은 곳, 갖고 싶은 물건을 정리해보라. 특히 고전과 시집은 첨가하라고 주장한다. 좋은 시는 심신을 입체적으로 울리는 악기다. 영혼의 비타민이자 삶의 예각을 넓혀주는 각도계이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내가 좋아하는 시 한 편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값 1만 5000원)

김진돈 /운제당 한의원장, 송파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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