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제1기 국제경방학술회의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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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제1기 국제경방학술회의 참관기
  • 승인 2011.06.1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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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星海

羅星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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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3국 경방가들의 도전과 성과 교류의 場

2011년 5월 27~28일, 제1기 국제 경방(經方)학술회의가 중국 베이징 타이선샹허산좡(太申祥和山庄)에서 개최되었다.〈사진〉 한국 중국 일본의 경방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 회의는 강연자의 다채로운 보고와 청중들의 열렬한 호응 속에서 타이선샹허산좡의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그 열기를 더해갔다.

중국과 일본은 1981년의 중·일 경방학술교류 이후 30년 만에 최고 권위있는 학술교류를 맞이하였고, 한국과 중국은 처음으로 경방학술교류를 시작하였다. 이로써 이번 학술회의는 한·중·일의 전통의학교류와 발전에 크나큰 의의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에 의심할 바가 없다.

서의학의 유입 이래 주류의학의 자리를 내놓는 것뿐만 아니라 생존 그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현 실정에 세 나라의 전통의학은 수천 년 역사의 조상들의 지혜를 초고속으로 발전하는 현대사회에 발맞추어 세계로 그 영향력을 과시할 공동의 숙제를 가지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 나라의 경방 권위자들의 야심찬 도전과 성과의 교류라고 볼 수 있다.

학술회의의 첫 강연자로 저명한 경방 대가 후시쑤 선생의 제자인 펑스룬 선생이 고증과 조문에 대한 해독을 거쳐 “방증대응은 중의임상의 선진 진료수단이다”라는 관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그 뒤를 이어 일본 한방의학회 히라마 나오키 선생이 에도(江戶)시대의 방증상대 학파 형성에 대하여 강연하였다. 중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본 한방파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똑같이 방증대응을 주장하는 두 명의 선생이 중국과 일본의 경방파가 방증대응에까지 오게 된 그 역사적 흐름을 각각 정리를 한 것이다. 이로써 경방연구에서의 방증대응 학파가 그 기원이 있고 원천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었다.

황황 선생과 황스페이 선생이 주관한 오후의 강의는 실제 병리사례를 중심으로 한 임상에서의 방증대응에 관한 내용이었다.

황황 선생은 약증과 방증에 따른 체질과 현대의학적 병명을 가미한 독특한 방증대응체계를 소개하였다. 황 선생의 그림을 그리는 듯한 강의와 고방에 대한 현대적 해석은 청중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을 받았다.

황스페이 선생은 실제 병리사례를 중심으로 경방의 중풍치료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소개하였다. 황 선생의 병리사례는 서의질병의 진단과 경방치료를 결합한 이른바 ‘병방대응’이었는데, 중풍치료에서의 소속명탕의 응용과 마황에 대한 그의 깨달음과 경험 노하우는 청중들로 하여금 많은 사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하였다.

황황 선생과 황스페이 선생의 강연은 서의가 주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서 중의임상가들이 ‘서의진단에 의한 중의치료’패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다음날 오전, 경방 회의장에 리스마오 선생의 격앙된 강연이 시작되었다. 리 선생은 본인이 임상에서 맥진의 의존도가 전체 진단의 8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다는 것을 소개하면서 맥진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깨달음과 경험 노하우를 소개하였다. 현대의학과 일본 한방파들이 진단가치로써 별로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맥진이 전통적인 중의에게는 아주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뒤이어 한국 복치의학회 노영범 선생의 우울증과 조울증에 대한 복진 치료강연이 이어졌다. 중의의 복진은 봉건적인 예의문제로 인해 꽃을 피우지 못한 채 시들어 버린 반면, 일본에서는 크게 성행하였고, 이제 다시 한국에서 노 선생을 비롯한 복치의학회의 노력으로 한약적인 치료를 가미한 복치의 새로운 이론과 임상에 대해서 회의 진행을 맡은 펑스룬 선생은 높은 평가와 함께 새로운 의료경험을 소개한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리스마오 선생과 노영범 선생의 강연은 방증대응에서 맥진을 중시하는 중국과 복진을 중시하는 한국과 일본의 임상학술상의 경향을 뚜렷이 나타내었다.

이외에도 평기능랑, 리우칭취엔, 조우잉, 왕펑치 등 선생들의 강연이 있었는데, 조우잉 선생의 강연은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조우잉 선생은 장중경이 「상한론」의 방을 빌어 치법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상한, 온병, 잡병의 벽을 뛰어넘어 여러 유파에 얽매이지 말고 융통성 있게 대처하여 병을 치료할 것을 권고하였다. 그는 중의는 한없이 넓고 깊어 그 누구도 중의의 전부를 장악할 수 없기에 여러 유파가 서로 보충하면서 환자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국제 경방학술회의는 한·중·일 세 나라 전통의학의 축제와 같은 모임이었다. 경험과 노하우를 서로 교류하고 배우면서 끈끈한 정을 돈독히 하였다. 하지만 우리의 경방의학을 어떻게 업그레이드할 것인가와 누구의 의술이 더욱 뛰어난 것인가에 대한 판단, 그리고 임상효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대해서 세 나라의 경방학계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이번 행사에서 한국 (주)옴니허브의 한약재 전시행사도 눈길을 끌었는데, 약재전시를 참관한 후 한국 임상가들의 「상한론」 처방수준과 약재품질을 함께 이야기 하는 장이 되었다.

이렇게 해서 2011년 제1기 국제경방학술회의는 막을 내리게 되었는데, 회의장 내외에서 노영범 선생과 펑스룬 선생을 비롯한 많은 경방 전문가들이 보여준 한·중 경방학계의 열정이 다음에도 계속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羅星海 / (주)옴니허브 북경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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