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85) - 李基淳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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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한의학 인물사 (85) - 李基淳 (1919∼?)
  • 승인 2011.06.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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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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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현대화를 역설한 한의학자

 

1969년 9월15일자 한의신문에 나오는 이기순에 대한 표창장 수여기사
李基淳(1919∼?)은 평안남도 출생으로 동양의약대학 5기 출신 만학도로서 본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그는 졸업식상에서 현대식 한의학 강의를 하는 교수진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말을 하여 파문을 일으켰다. 그가 한의학의 현대화에 얼마나 간절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가 지은 책으로 「한방내과학」 「소화기내과학」 「現代東洋醫學」 등이 있다. 1968년 「現代東洋醫學」을 간행하면서 감회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본래 의학의 진리는 새로운 발전에 의하여 질병을 퇴치하고 인류의 보건을 향상시킴에 그 사명이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명철한 원전의 이론이라 할지라도 취장보단하여 과학적인 현대화를 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전제하에서 한의학이 발전되어 온 과정을 의사학적으로 검토해볼 때 고대의학, 후세의학, 현대의학으로 구분되며 시대별로 저서의 내용들은 이론적인 차질과 발전적인 혁신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시대적인 학문의 변질은 즉 새로운 지식에 의한 발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역사의 교훈과 모든 문헌이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방의학은 수 천 년 전부터 고유한 민족문화와 더불어 선조들의 의학지식에 의하여 발전되어 왔다. 특히 ‘향약요법’과 ‘체질요법’의 그 특수성은 세계에 유일한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특수한 의학지식을 현대사조에 적응토록 새로운 발전을 시켜야 될 것으로 본다.”

이 글을 통해 李基淳이 추구한 것이 한의학의 현대적 발전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해 11월 30일에는 한의신문 ‘時評’을 통해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현대사조에 부합되는 길을 택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하여 한의학의 현대화를 역설한다.

그가 말하는 현대화는 고전을 직역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조에 적응되도록 한의학을 개편하는 것, 고전강독의 교육으로는 통계가 성립될 수 없으므로 현대적인 체계로 개편하여 교육시킬 것, 학문의 후계와 교수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신구학파가 합류될 기회가 만들어져야 할 것, 인사천거의 원칙은 해당과목의 연구실천 유무로 해야 할 것 등이다.

李基淳은 각종 저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9년 대한한의학회에서 저술공로자로 표창장을 받기도 한다. 그의 논지는 일관되게 한의학의 현대화에 있었으며, 이러한 그의 의지는 그의 저술들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김남일 /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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