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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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기록”
  • 승인 2011.04.0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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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재 기자

박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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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 충북 제중한의원 우정순 원장

“사진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기록”
언제 어디서나 휴대용 카메라로 ‘찰칵’

사진은 알면 알수록 어렵다. 그래서 더 욕심나는 취미기도 하다. 그런데 충북 제중한의원 우정순 원장은 사진이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그냥 주변의 사물을 찍어내면 된단다. 우리 주변, 세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의 사진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진으로 세상과 대화하기

우 원장에게 사진이란 주변 세상을 담아내는 도구다. 그는 사진이 절대로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진이라고 하면 보통 어렵게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내 주변의 일상을 담아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사진입니다. 거기에 약간의 의미를 담아서 세상과 대화하는 거죠.”

렌즈에 담는 소재도 평범하다. 가족, 기르던 개, 차창 밖으로 비친 신호등, 집 앞을 흐르는 개천 등을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마음 가는 대로 찍는다.

“사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어서 좋아요. 주머니에 카메라를 넣고 다니다가 마음 내킬 때 언제든 주변을 스케치할 수 있죠. 특별히 출사를 나가지 않더라도 사진기 한두 개 가지고 다니면, 지갑을 두둑이 채워서 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사진을 보며 자신을 성찰하게 되는 것도 장점이다. 막상 마음먹고 가면 찍을 게 없고, 카메라를 안 가지고 간 날은 아까운 장면이 지나간다. 이것은 인생과 닮아있다.

사진의 특별한 매력

우 원장이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1987년부터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찾아온 무료함을 달래려고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사진기부터 사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사진 관련 책 10권을 구해서 정독했다.

“덕분에 이론은 빠삭한데 사진을 못 찍어서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 사진 찍을 때마다 아는 지식을 동원해 수동으로 조작하려다 보니 매번 타이밍을 놓쳤죠. 그래도 실력이 늘어 1994년에는 코닥포토살롱에서 ‘신진작가 8인전’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사진의 장점은 기록성이다. 지인이 스키 타다가 넘어진 장면, 딸의 플루트 연주회, 지인이 설거지하는 모습 등 옛 사진을 보면 자연스레 추억을 회상하게 된다.

사진을 배워서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기 좋다는 것이다. 함께 사진을 찍다 보면 금방 친해지고, 우연히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주면 의미 있는 선물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사진은 연속적인 시간을 정지시켜 본다는 점에서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사실 세상은 그대로인 게 하나도 없거든요. 저기 도로나 풍경도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계절이나 빛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새벽녘 안개 낀 어슴푸레한 빛, 점심때 직선으로 내리쬐는 빛, 저녁 무렵의 노을빛. 이런 순간을 포착해 기록하고 하나의 의미를 찾는 과정은 특별한 설렘이죠.”

24년 경력의 사진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무엇일까? 우 원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들 사진을 꼽는다.

“외향적인 성격 탓에 사회 활동을 많이 했고, 아이들과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게 항상 미안해요. 그나마 아이들과 찍은 사진이 있어 다행이죠. 아이들 사진을 찍고 현상할 때가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우 원장은 사진을 배우고 싶은 한의사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처음에는 가볍게 자기 주변 사람들을 찍으며 배우고, 기술이 느는 재미, 예술적 시야가 트이는 재미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수가 되어 있을 거예요. 중요한 건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놓치지 않는 거죠. 내 주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세상에 대한 사진 찍기를 추천합니다.”

청주=박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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