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4) - 누런 콧물감기에는 ‘형개연교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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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4) - 누런 콧물감기에는 ‘형개연교탕’
  • 승인 2011.03.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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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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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소적 염증소견 뚜렷한 경우 사용

보험한약 품질이 좋아져

보험한약을 쓰기 전에는 보험한약에 대한 불평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보험한약은 종류도 많지 않고 품질도 떨어지며 부형제도 많이 들어가서 부피가 커 먹기도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정작 보험한약을 전혀 써보지 않을 때였다.

그런데 막상 쓰기로 마음먹고 쓰기 시작하니 그동안의 선입견이 참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생각보다 종류도 많았으며 먹기도 편하고 효과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우연찮게도 2008년부터 보험한약을 쓰기 시작하면서 보험한약의 품질이 해가 다르게 좋아져 갔다. 이제 부형제 함유량도 적고 품질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

‘형개연교탕’ 국소염증에 잘 들어

맑은 콧물에 ‘소청룡탕’을 쓴다면 누런 콧물에 가장 우선적으로 선택해볼 수 있는 처방은 ‘형개연교탕’일 것이다. 「동의보감」에 ‘형개연교탕’의 쓰임으로 두 가지가 소개되어 있는데, 하나는 鼻淵에 쓰는 처방이고, 하나는 兩耳의 腫痛에 쓰는 처방이다.

두 가지의 처방내용은 약물 한가지씩이 다르긴 하지만 이 조문들을 보면, 형개연교탕의 방의는 국소적인 염증소견이 뚜렷한 경우에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래서 형개연교탕은 감기 초기 오한발열 두통 지절통 등 표증에 해당하는 증상이 소실된 후 비염, 부비동염, 편도염, 중이염 등 국소적인 염증이 부각되었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써볼 수 있는 처방이며, 피부에 생긴 염증 등에도 활용해 볼 수 있다.

편도선염으로 인한 고열을 다스려

평소에 한약을 지으러 오던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한번은 감기로 내원하였다. 편도가 붓고 고열이 있어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았는데, 열이 떨어지지 않아 보약을 먹여서 치료하고 싶다고 내원한 것이었다. 체온을 재보니 39도였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지금 보약을 짓는 것보다도 열이 떨어지는 것이 우선이니 보험한약을 3일분 처방한 후 경과를 봐서 열이 떨어지면 보약을 처방해드리겠습니다”라고 설득시키고, 형개연교탕 3일분을 처방했다. 처음에 부모도 반신반의하였으나 설득에 응해 처방을 받아갔고, 3일 후에 다시 내원했는데 형개연교탕 복용 후 다음날 열이 떨어졌다고 하였다. 그래서 형개연교탕 3일분을 더 처방하였으며 그와 함께 감기로 인해 떨어진 체력을 회복시키는 보약을 처방하였다.

활용범위를 잘 잡아야

형개연교탕으로 모든 염증을 다스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가벼운 비염인데도 치료가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화농이 심할 경우에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 양방병원에서 항생제를 처방받기를 권하기도 하였다.

중요한 점은 염증의 부위와 정도 그리고 상황에 맞게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형개연교탕의 활용범위를 찾아나가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염증의 부위가 뚜렷할 경우 우선적으로 선택해볼 수 있는 보험한약이 ‘형개연교탕’이라고 생각되며,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적응증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 처방라고 생각된다.

※‘형개연교탕’에 대한 글에 도움을 준 중앙경희한의원 윤희성 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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